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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급속도로 변하면서 경영분야의 모토로 자리 잡은 말들이다. 대중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대중 속에서 어떻게 전문가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느냐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불교계라고해서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불교계의 현실은 아직도 ‘수공업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우리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첨단산업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인재불사에서도 한참 뒤처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계종 중앙신도회 불교인재개발원(상임대표 박윤흔)이 6월 3~4일 경기도 양평에서 발기인 수련회를 열고 ‘인재불사’ 방안의 모색을 시도했다.
“인재불사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6월 3일 열린 워크숍에서 발제를 맡은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김응철 교수는 “인재불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10년 이내에 불교계에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체기의 불교, 침체기의 개신교, 성장기의 가톨릭’으로 3대 종교를 평가한 김 교수는 “17대 국회의원 종교비율(불교 11.4%)이나 5.31 동시지방선거 당선자 현황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듯이 사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불자들의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재불사를 소홀히 한 결과가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불교 인재개발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이유로 종단의 종책 부재와 불교계 활동 영역 전문화 및 세분화 미흡, 교육 및 연수기관 부재, 스님과 신도들의 무관심 등을 꼽으며 관련 연구소만 40여개에 이르는 기독교의 성장은 필연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불교인재개발이 △포교역량 강화 △지역불교 활성화 △불교 사상의 사회화 등을 촉진할 것이라며 특히 지역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불교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불교 기본교리와 사상체계 교육 △인재개발에 따른 법회 모델 제시 △수행프로그램 개발 △불교 스피치 및 커뮤니케이션 방법론 개발 △상담 및 능력개발 프로그램 개발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전국적인 불교인재 네트워크 구축과 청정국토, 청정사회 구축을 위한 실천적 대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웃종교 방식 벤치마킹이라도 해야”
김 교수의 발제에 이어 참가자들의 인재불사 방안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게 표출됐다.
금융단불자회에서 활동했던 황정석씨는 “조직화하기도 힘든데, 불교계 사람들은 자꾸 숨으려고만 한다”며 “자신을 감추는 것이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성대 행정학과 황진수 교수는 “사람을 키우는 문제는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며 “이웃종교의 포교방식과 인재 육성 방식을 벤치마킹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국대 김용택 부총장도 “불교사회복지 전공자들을 하나로 묶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수개월째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조직화되지 않은 인재들을 어떻게 수면위로 끌어올릴 것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대불련 총동문회 홍경희 조직위원장도 “주위를 보면 인재가 참 많은데, 이 많은 구슬을 꿰지 못하는 것이 정말 답답하다”고 토로하기 했다.
수원과학대 박경희 교수는 “김응철 교수가 지적한 바와 같이 적절한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인재들이 하나둘 모일 수 있을 것”이라며 “불교인재개발원이 그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교인재개발원 7월 6일 공식 창립키로
한편 불교인재개발원은 오는 7월 6일 공식 창립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6월 22일에는 ‘대승기신론과 CEO의 철학’을 주제로 허달 前 SK아카데미 교수가 진행하는 정책포럼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