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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교도소 류화영 교회사(敎誨師, 재소자 교화를 담당하는 사람)는 항상 이 ‘일체유심조’를 가슴에 새기며 산다.
“좋은 생각만 하면 좋은 일이 일어나고 나쁜 생각을 하면 꼭 나쁜 일이 일어납니다. 재소자들에게도 항상 일체유심조를 강조합니다. 좋은 생각을 계속하다보면 다시는 나쁜 일을 하지 않으니까요.”
일체유심조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온전히 녹아 있다고 말하는 류 교회사는 그래서 ‘날마다 좋은날’이다. 안양 집에 조성한 불단에 매일 새벽예불을 올리고 1시간 먼저 사무실에 도착해 재소자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나서야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교도소 행정 업무를 마치고 나면 오후에는 재소자들과 함께 하는 시간.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재소자 1100여명이 생활하는 공간이다보니 아버지, 친구, 아들의 1인 3역을 해내야 한다.
“뒤늦게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불교에 귀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볼 때면 제가 더 열심히 부처님 밥값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들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업무지요.”
그래서 류 교회사의 책상에는 항상 염주와 경전이 있다. 불교에 관심이 있는 재소자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다.
류 교회사가 이렇게 신행과 재소자 포교활동을 해온지도 벌써 30년. 1977년 1월부터 교정 업무를 시작해 전주, 안양, 춘천, 강릉, 의정부, 서울 등 전국 10여개 교정시설을 거쳐 영등포교도소에 왔다.
“근무지가 바뀔 때마다 스님들이 많이 도와 주셨습니다. 포교원장 도영 스님과 고성 건봉사 회주 영도 스님, 서울 구룡사 주지 정우 스님, 서울 문수사 주지 혜정 스님 등이 각종 물품을 보내주시니 저는 그것을 다시 나눠주는 역할만 하고 있습니다.”
그리 넉넉하지 못한 급여에도 불구하고 재소자들을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스님들의 풍성한 후원이었다고 전하는 류 교회사에게는 작은 소망이 하나 있다.
“앙굴리말라도 부처님을 만나 모든 죄를 참회하고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어느 곳에 가더라도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매주 토요일은 꼭 조계사와 승가사, 문수사 등 서울시내 사찰 3곳 이상을 참배한다는 류 교회사에게는 평일과 휴일이 따로 없다. 오직 부처님과 재소자와 함께 하는 시간만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