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원효센터(주지 공파)에 가면 ‘좋은 도반’의 소중함을 매 법회마다 환기하며 중생이 부처로 환원하는 깨달음의 길을 멀다 않고 함께 가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 ||||
5월 25일 10시 30분, 매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원효센터 3부 평신도 법회. 법회가 끝난 후의 풍경이 여느 사찰과는 사뭇 다르다. 공양을 준비하는 공양주나 당번이 따로 없다. 모든 사람이 법회에 열중한다 싶더니 법회가 끝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 집에서 준비해온 공양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콩나물, 가지나물을 정성스레 준비해온 불자도 있고, 어떤 이는 무농약으로 시골에서 기른 채소라며 풍성한 푸성귀를 내놓기도 한다. 과일가게를 하는 불자는 개시도 하지 않는 최상품의 토마토, 수박을 골라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도반들을 위해 준비 해왔다.
원효센터의 특이한 공양 문화는 남방불교,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 두루 수행해온 공파 스님이 복덕을 짓는 한 방법으로 몇 년 전부터 정착시킨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부처님 법속에서 만난 도반만큼 소중한 이들이 없다”고 늘 강조하는 공파 스님은 “법회 전날부터 음식을 준비해 부처님께, 스님께, 도반들께 공양 올리는 이 마음이 바로 육바라밀 중 보시의 시작이니 법회가 지혜를 닦고 곧바로 그것을 실천하는 장이 된다”고 강조했다.
참여한 불자들도 “공부를 함께 하는 도반들을 위해 준비하는 음식이니 불전에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준비하게 된다”며 “처음엔 조금 번거롭게 느껴졌지만 차츰 좋은 것만 보면 도반들을 생각하게 되고 함께 나누는 기쁨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원효센터는 독특한 공양문화 외에도 ‘회비제’라는 또 하나의 문화를 정착시켰다. 비록 부산의 법당까지 오지는 못하더라도 전국에서 회비를 보내오는 불자들이 있어 도량이 운영된다. 이는 대승기신론해동소, 장엄염불 등을 통해 대승의 바른 믿음을 일으킨 불자들이 다른 불자들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량을 유지,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원력을 발한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
| ||||
대승기신론해동소 강의반, 장엄염불 등 총 4부로 나눠 진행 중인 원효센터의 모든 법회는 ‘뜻을 알아야 지극한 정성이 나온다’는 공파 스님의 지론에 따라 모든 의식의 기초가 되는 예불문부터 차근차근 뜻을 풀어가면서 진행된다. 5월 25일 법회도 예외 없이 예불문 강의에 이어 부처님과 아미타불을 찬탄하는 장엄염불로 회향됐다.
“모든 예불에서 빠지지 않는 ‘보소청진언’이 무슨 뜻인지 알고 하는 사람이 드뭅니다. 시방삼세 제불보살님들이 이 법회에 광림하시길 청하면서 중생의 입으로는 감히 청하기 어려우니 진언으로 청을 드리는 겁니다. 그러니 ‘나무 보보제리 가리다리 다타아다야’라는 그 진언에 어떻게 정성이 안 담길수가 있겠어요?”
스님의 강의가 이어지는 동안, 불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법회에 참석했던 불자들은 “뜻도 모르고 무작정 엎드렸던 예불에 이렇게 깊은 뜻이 담길 줄 몰랐다”며 “앞으로 무엇을 하더라도 그 뜻을 헤아리고 실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051)611-3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