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회의 원리는 간단하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살아있는 동안에 짓는 모든 업(業)은 틀림없이 그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데, 업은 한 생 뿐만 아니라 여러 생에 작용한다. 전생에 지은 업은 현생을 만들고, 현생에서 짓고 있는 업은 다음 생을 결정한다. 업이 남아있는 동안 윤회는 계속된다. 업은 과보를 초래하면서 소멸도 되지만, 다시 지은 업이 보태지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업은 계속되고 윤회도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진리(法)를 깨달아 부처가 되면, 그 때부터 업은 효력을 상실하게 되고 윤회의 바퀴는 멈추게 된다. 더 이상 태어남이 없게 되고, 태어남이 없으므로 죽음도 없게 된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윤회에서 벗어나는 길을 열었다. 그는 셀 수조차 없는 오랜 세월 전에 선혜(善慧)라는 수행자였다. 연등(燃燈)이라는 부처님을 만나 자신도 언젠가 부처가 될 것을 서원했다. 선혜는 한량없는 세월동안 온갖 수행을 다 하면서 성불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마침내 도솔천에 태어났다. 그때의 이름은 호명(護明). 지금으로부터 2630년 전, 호명 보살은 카필라마스투국 왕비 마야부인의 몸을 통해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났다. 이름은 싯다르타였다. 그가 태어나자 곧 아시타 선인(仙人)이 그의 관상을 보고 “이 아기는 장성하면 출가해서 부처가 될 것이다”고 예언했다.
싯다르타는 왕자의 몸으로 궁중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풍요와 안락한 생활을 누렸다. 그러나 죽고 태어나고 태어나서는 다시 죽어야 한다는 상황 앞에서 진정으로 행복할 수는 없었다. 살아간다는 것은 괴로움이었고, 이 괴로움은 끝없이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뼈져리게 느꼈다. 어떻게 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싯다르타는 뒷날, 이 당시의 사정을 제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
“비구들이여. 나는 과거에 아직 정각을 이루지 못하였을 때를 기억하고 있는데, 혼자 고요한 곳에서 명상(禪思)하고 있다가 이렇게 생각했다. ‘참으로 이 세상은 괴로움에 빠져있다. 그런데 모든 중생들은 생로병사와 그것이 의지하는 바를 참답게 알지 못 한다’라고.”<상응부경전잡아함 285경>
끝내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모들이 눈물을 흘리고 통곡하는 가운데, 머리를 삭발하고 가사를 입고” 출가수행의 길을 떠났다<중부경전, 26경>.
그리고 어느 날 그는 정각(正覺)을 이루면서, 윤회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아냈던 것이다.
정각을 한 순간 그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태어남은 부서졌고 청정한 삶(梵行)은 이루어졌다. 해야 할 일은 다해 마쳤고,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다”<중부경전, 36>. 그리고는 기쁨에 차서 이렇게 부르짖었다.
“나는 이 집(육체)을 짓는 자를 찾으려고 여러 생(生)을 보냈다. 그러나 찾지 못하고 그동안 자꾸 되풀이 하였다. 이제 집을 짓는 자(慾望), 너를 찾았다. 너는 더 이상 집을 짓지 못할 것이다. 이제 모든 서까래(煩惱)는 부서졌고, 대들보(無明)는 산산 조각이 났다. 나의 마음은 열반에 이르렀고, 모든 욕망은 소멸되어 버렸다”<법구경, 153~154 게송>
싯다르타는 이처럼 윤회의 원인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 원인을 제거하면 윤회의 바퀴가 멈추게 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싯다르타는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자,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이 발견한 진리와 수행방법을 널리 가르쳤다.
그의 가르침의 목표를 ‘성불하는 것’ ‘열반을 얻는 것’ ‘해탈하는 것’ 등 여러 가지로 표현하고 있지만, 보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싯다르타는 우리를 윤회에서 벗어나게 인도해주는 안내자, 즉 ‘도사(導師)’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