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포교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불교유치원 설립이 지역 이익집단의 반대로 난관에 직면했다.
청도 운문사(주지 흥륜)는 2007년 개원을 목표로 대구 인근의 배후 도시인 경산시 사동655-2번지에 부설 유치원 설립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를 반대하는 지역 사립유치원연합회와 수개월째 갈등을 겪고 있다.
사립유치원연합회의 반대논리는 유아교육기관의 수급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 저출산으로 매년 어린이들은 줄어들고 있는데 신생 유치원이 들어서면 기존 유치원들의 운영난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운문사 부설 유치원이 들어설 사동과 인근 동부동의 만 3~5세 아동의 수가 1269명(2005년 12월 현재)에 불과하지만, 시설은 33곳(유치원5ㆍ어린이집28, 3190명 정원)이나 돼, 유아교육기관이 이미 포화상태라는 주장이다. 또 지역 사립유치원연합회장이 운문사 부설유치원과 경쟁을 벌여야 인근의 모 유치원장이라는 점도 이들이 결사적으로 반대에 나서고 있는 요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어렵게 시작한 불사인 만큼 운문사의 의지는 확고하다. 운문사는 경산 신도시가 계획되던 1998년, 유치원 설립을 목표로 한국토지공사로부터 현 부지 500여 평을 매입했다. 국내최대의 승가대학으로 오래전부터 새싹포교를 위한 유치원 설립을 준비해왔지만 사중의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올해 1월 28일 겨우 기공법회를 치르고 본격적인 유치원 건립불사를 시작했다. 총공사비 20억원 가량이 투입돼,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질 유치원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유아교육시설업체인 이성건축이 설계를 담당한다.
운문사측은 △경산 신도시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불교 유치원의 특성상 인근 유치원들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으며 △기존 유치원들도 우수한 시설과 교육의 질로 경쟁한다면 운문사 부설유치원이 개원한다고 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운문사 총무 정호 스님도 “일부 반대하는 이들이 조계종과 운문사 홈페이지 게시판을 도배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운문사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3월 24일 연합회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들의 주장이나 명분이 터무니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불사를 예정대로 추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기관인 경산교육청의 관계자는 “올해 초 운문사가 유치원 설립을 신고해왔지만 사립유치원연합회의 반대 민원이 워낙 심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행정적 미비점은 없는 만큼 5월초에 열리는 ‘유아교육심의위원회’가 설립인가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유치원들을 의식해 운문사가 원하는 것(12개 학급ㆍ240명) 보다 훨씬 낮은 6개 학급 수준으로 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현재 경산시에는 사립 28곳 초등학교병설 27곳 등이 있으며, 사동 택지지구 내에는 개신교 유치원 1곳을 포함한 3곳의 유치원이 이미 개원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