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밤 10시 김제 금산사 서래선원. 바람과 대나무가 부딪혀 나는 소리만이 들려오는 선방에 22명의 선객들이 참선을 하고 있다.
| ||||
이들은 바로 조계종과 MBC가 함께 진행하고 있는 ‘禪-마음으로 찾아가는 7일간의 여정’ 프로그램 참가자들이다.
4월 2일부터 6박 7일간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은 예불과 다도, 화두참선 등을 진행하면서 정신적 육체적 변화를 점검한다. 참가자들은 템플스테이 지도에 있어서는 이미 ‘국가대표’ 경지에 오른 금산사 수련원장 일원, 해인사 포교국장 일감,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서산 부석사 주지 주경 스님 등의 지도로 정진해 왔다.
| ||||
특히 의학적으로 참선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동국대 일산불교병원과 함께 검진을 통해 밝혀낼 예정이어서 더욱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국대 병원은 △건강상태 확인을 위한 기본 검사-일반혈액검사, 소변검사, 간기능검사 △수행의 효과 검증을 위한 생리학적 검사-엔돌핀, 코티졸, 뇌파, 바이오피드백 △명상관련설문-불안척도평가, 기분상태평가 등을 3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물론 참가자 개인의 수행도 프로그램의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다.
| ||||
프로그램의 마지막 밤은 철야정진으로 진행됐다. 6일간 오후불식(午後不食)을 하면서 행선과 좌선 등을 해왔던 참가자들은 편안한 모습으로 마지막 일정에 동참했다.
다음 날 새벽 3시 30분까지 계속된 정진과 새벽예불에 이어 금산사 회주 월주 스님을 계사로 참가자들은 수계식을 진행했다. 불자ㆍ비불자를 떠나 계를 받는 순간부터 부처님 제자로서 오계를 지키며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한다.
| ||||
4월 8일 오전 모든 일정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동국대 병원 의료진에게 마지막 검진을 받으며 일주일간의 정진을 정리했다.
김홍석(56ㆍ포항시 북구 환호동)씨는 “평소 수행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도 “내 안에 있는 모든 마음의 때를 벗겨낸 느낌”이라고 전했다. 조윤석(63 ㆍ 경남 진주시 초전동)씨는 “화두가 아닌 염불선을 했다”며 “빡빡한 일정 속에서 정진을 하다보니 육체적으로 다소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 ||||
이동은(28ㆍ경기도 부천시 약대동)씨는 “평소 자신감도 없고 내안에 너무 갇혀 있는 것 같아 금산사에 왔다. 그렇지만 나의 본래면목은 무엇일까라는 화두를 들어보니 남은 남이 아니고 나는 내가 아니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5월 7일경 방송되는 이번 프로그램의 프로듀서 이주갑씨는 “동은씨의 경우 시작 전과 후과 너무 다르다”며 “밝아진 표정만으로도 성과와 보람을 느낀다”고 귀띔했다.
이번 프로그램의 지도법사로 7일간의 일정을 보낸 주경 스님은 “의학적인 변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산사에서 참선을 통해 체험한 내면적인 변화는 더 클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적지 않은 변화를 체험한 참가자들은 2주 후 발표될 의학적 변화에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