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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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채팅방에서 불교를 이야기하다
쭉 둘러앉아 법회보면 좋을텐데…”
‘2030’ 세대 4명이 3월 13일 저녁에 모였다. 실제 만남이 아닌 PC를 통한 채팅 공간에서다. 이들 4명은 법회, 젊은 사람들의 신행 등을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젊은 세대의 신행을 위한 공감대 찾기, 함께 들어가 보자.

# 진행자(기자): 우선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대불교신문 김강진 기자입니다.

달마보월(본명 장영철ㆍ35): 달마라고 합니다. ‘불교와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하 불여사)’이라는 모임을 통해 불교 신행을 하고 있습니다.

진성(본명 곽기섭ㆍ32): 봉은사와 한마음선원 청년회에서 활동하는 진성입니다.

도안수(본명 김헌영ㆍ28): 도안수라고 합니다. 2년 전부터 불교에 관심을 가지고 저희 동네 사찰에다 적을 두고 있어요.

공행(본명 임재찬ㆍ26): 군에서 갓 제대했습니다. 공행입니다.

2030 젊은이들의 신행수다에 참여한 달마보월 장영철씨



# 진행자: 불교를 왜 좋아하나요?

달마보월: 불교하면 ‘산사’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전통과 맞닿아있는 종교라 그런지 편안한 느낌이 들거든요.

진성: 믿음 자체를 강요하지 않는 게 좋아요. 자신의 의지에 의해 누구나 ‘해탈’할 수 있다는 것, 진정한 평등이라고 생각해요.

도안수: 그 말씀에 저도 동의해요. 불교는 그 무엇보다 ‘내면’에 집중하기를 강조하지요.

공행: 저는 불교의 수행 방식이 좋아요. 참선이나 명상은 ‘참살이(웰빙)’를 중시하는 젊은 코드에 맞지 않나요?



# 진행자: ‘불자’라고 하면 직장이나 학교에서 어떤 반응?

진성: 주위에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 그런지 ‘불교는 사이비다, 늦기 전에 다른 길로 가라’는 말을 곧잘 들어요.

도안수: 속으론 어떨지 모르겠지만 거의가 무반응이에요.

공행: ‘늙은이’라고 그러던데요. 처음에는 속상했죠.

달마보월: 저는 뭐, 괜찮던데요. ‘그러려니’하는 분위기 있잖아요

공행 임재찬씨



# 진행자: 요즘 불교계가 젊어지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피부로 느껴지나요?

공행: 산사음악회를 통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록 공연을 한다든지, 영화상영을 한다든지 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 것도 같은데 뭔가 좀 부족한 건 사실이에요.

달마보월: 교구본사들도 점점 젊은 불자들의 코드에 맞게 행사를 추진하고 있고 법회에서도 스님들께서 일상적 언어를 사용하시는 걸 많이 봤어요.

진성: 우리가 이미 불교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신선하다고 느끼는 것일지도 몰라요. 행사에 오는 젊은 사람들은 불교를 하나의 문화로 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단편적이죠.

도안수: 그런 행사를 한다 해도 아는 사람은 진성님 말씀처럼 기존 불자들 또는 관광객들 정도에요. 그야말로 표피적인데, 젊은 사람들이 꼭 ‘감각적인 것’만 좇는 건 아니에요. 본질도 항상 담보돼야 한다는게 제 생각이에요.



# 진행자: 사찰 법회는 재미있나요?

공행: 솔직히 법회가 좀 재미없는 부분은 있죠.

달마보월: 심오한 법회도, 가볍게 다가가는 법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법회가 늘 재밌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진성: 그렇지만 저는 법회 때 과연 처음 온 사람들이 저런 내용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고민해요. 초심자 입장도 좀 고려했으면 좋겠는데, 어려운 한문이 나오면 당황하기 마련이잖아요.

도안수: 지루할 땐 기지개도 좀 켜고, 그러면 좋을 텐데…. 법회 자체의 분위기 보다는 그런 휴식시간이나 대화 시간이 없다는 것이 아쉬워요.
공행: 맞아요, 전 법회를 쭉 둘러앉아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스님과 소담한 모임을 만들어 궁금한 것은 그때그때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해요.

도안수 김헌영씨



# 진행자: 젊은 사람들을 사찰로 올 수 있도록 하려면?

달마보월: 아무래도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겠지요. 그 장을 열어주는 것은 사찰의 몫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모이기 시작하고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알아서 ‘모둠’을 만듭니다. 그러면서 유대감도 생기죠.

공행: 사실 젊은이들의 ‘불자회’ 자체가 많지 않죠. 제 친구만 하더라도 ‘절에 갔더니 순 할머니들뿐이어서 창피해서 법당에 못 들어가겠다’고 하더라고요.

진성 곽기섭씨



# 진행자: 법회가 끝난 뒤에는 무엇을 하시는지?

달마보월: 전 ‘불여사’ 활동을 하다 보니 주로 회원들과 성지순례를 겸한 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입니다. 안산 ‘둥지청소년의 집’에 한 달에 한 번씩 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때때로 함께 볼링을 친다거나 하면서 오락도 즐기죠.

진성: 솔직히 술자리도 가지지 않나요? 불자들끼린 마음이 잘 맞아서 술자리 분위기도 좋거든요.
도안수: 사실 우리는 5계를 지켜야 하지만 ‘불음주계’만큼은 너무 지키기 힘들죠. 차츰 ‘술’을 ‘차’로 바꿔 나가려는 노력은 하고 있지만요.

공행: 저도 ‘술’은 좋아하지만…. 차담이나 등산 쪽이 무리는 없을 것 같네요.


# 진행자: 젊은 불자로서 각오 한마디씩….

달마보월: 현재 나가고 있는 ‘불여사’와 같은 모임을 적극적으로 키워나갔으면 해요. ‘불자’까지는 아니어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함께 사찰 순례를 다니다 보면 어느새 마음을 열지 않을까 싶어서요.

진성: 저도 달마님처럼 봉사활동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는데, 하다 보니 배움과 실천이 제대로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더라고요. 정말 강추(반드시 하기를 권장함)입니다!

도안수: 제대로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우선은 불교대학에 등록할까 해요.

공행: 당면과제를 풀어야겠는데요? 제가 다니는 사찰에 불자 친구들을 모아 올해 봉축 행사 준비를 할 생각입니다. 점점 젊은이들의 참여가 줄어든다는데, 올해는 우리가 앞장서야죠.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6-03-18 오전 8:20:00
 
한마디
바람이 보십셔
(2010-05-09 오후 9:21:29)
22
기자님~!기사 작성하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담에 시집 나오면 연락드릴께요 .수고하세요~!
(2006-03-20 오후 10: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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