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자(기자): 우선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대불교신문 김강진 기자입니다.
달마보월(본명 장영철ㆍ35): 달마라고 합니다. ‘불교와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하 불여사)’이라는 모임을 통해 불교 신행을 하고 있습니다.
진성(본명 곽기섭ㆍ32): 봉은사와 한마음선원 청년회에서 활동하는 진성입니다.
도안수(본명 김헌영ㆍ28): 도안수라고 합니다. 2년 전부터 불교에 관심을 가지고 저희 동네 사찰에다 적을 두고 있어요.
공행(본명 임재찬ㆍ26): 군에서 갓 제대했습니다. 공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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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자: 불교를 왜 좋아하나요?
달마보월: 불교하면 ‘산사’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전통과 맞닿아있는 종교라 그런지 편안한 느낌이 들거든요.
진성: 믿음 자체를 강요하지 않는 게 좋아요. 자신의 의지에 의해 누구나 ‘해탈’할 수 있다는 것, 진정한 평등이라고 생각해요.
도안수: 그 말씀에 저도 동의해요. 불교는 그 무엇보다 ‘내면’에 집중하기를 강조하지요.
공행: 저는 불교의 수행 방식이 좋아요. 참선이나 명상은 ‘참살이(웰빙)’를 중시하는 젊은 코드에 맞지 않나요?
# 진행자: ‘불자’라고 하면 직장이나 학교에서 어떤 반응?
진성: 주위에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 그런지 ‘불교는 사이비다, 늦기 전에 다른 길로 가라’는 말을 곧잘 들어요.
도안수: 속으론 어떨지 모르겠지만 거의가 무반응이에요.
공행: ‘늙은이’라고 그러던데요. 처음에는 속상했죠.
달마보월: 저는 뭐, 괜찮던데요. ‘그러려니’하는 분위기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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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자: 요즘 불교계가 젊어지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피부로 느껴지나요?
공행: 산사음악회를 통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록 공연을 한다든지, 영화상영을 한다든지 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 것도 같은데 뭔가 좀 부족한 건 사실이에요.
달마보월: 교구본사들도 점점 젊은 불자들의 코드에 맞게 행사를 추진하고 있고 법회에서도 스님들께서 일상적 언어를 사용하시는 걸 많이 봤어요.
진성: 우리가 이미 불교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신선하다고 느끼는 것일지도 몰라요. 행사에 오는 젊은 사람들은 불교를 하나의 문화로 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단편적이죠.
도안수: 그런 행사를 한다 해도 아는 사람은 진성님 말씀처럼 기존 불자들 또는 관광객들 정도에요. 그야말로 표피적인데, 젊은 사람들이 꼭 ‘감각적인 것’만 좇는 건 아니에요. 본질도 항상 담보돼야 한다는게 제 생각이에요.
# 진행자: 사찰 법회는 재미있나요?
공행: 솔직히 법회가 좀 재미없는 부분은 있죠.
달마보월: 심오한 법회도, 가볍게 다가가는 법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법회가 늘 재밌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진성: 그렇지만 저는 법회 때 과연 처음 온 사람들이 저런 내용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고민해요. 초심자 입장도 좀 고려했으면 좋겠는데, 어려운 한문이 나오면 당황하기 마련이잖아요.
도안수: 지루할 땐 기지개도 좀 켜고, 그러면 좋을 텐데…. 법회 자체의 분위기 보다는 그런 휴식시간이나 대화 시간이 없다는 것이 아쉬워요.
공행: 맞아요, 전 법회를 쭉 둘러앉아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스님과 소담한 모임을 만들어 궁금한 것은 그때그때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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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자: 젊은 사람들을 사찰로 올 수 있도록 하려면?
달마보월: 아무래도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겠지요. 그 장을 열어주는 것은 사찰의 몫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모이기 시작하고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알아서 ‘모둠’을 만듭니다. 그러면서 유대감도 생기죠.
공행: 사실 젊은이들의 ‘불자회’ 자체가 많지 않죠. 제 친구만 하더라도 ‘절에 갔더니 순 할머니들뿐이어서 창피해서 법당에 못 들어가겠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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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자: 법회가 끝난 뒤에는 무엇을 하시는지?
달마보월: 전 ‘불여사’ 활동을 하다 보니 주로 회원들과 성지순례를 겸한 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입니다. 안산 ‘둥지청소년의 집’에 한 달에 한 번씩 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때때로 함께 볼링을 친다거나 하면서 오락도 즐기죠.
진성: 솔직히 술자리도 가지지 않나요? 불자들끼린 마음이 잘 맞아서 술자리 분위기도 좋거든요.
도안수: 사실 우리는 5계를 지켜야 하지만 ‘불음주계’만큼은 너무 지키기 힘들죠. 차츰 ‘술’을 ‘차’로 바꿔 나가려는 노력은 하고 있지만요.
공행: 저도 ‘술’은 좋아하지만…. 차담이나 등산 쪽이 무리는 없을 것 같네요.
# 진행자: 젊은 불자로서 각오 한마디씩….
달마보월: 현재 나가고 있는 ‘불여사’와 같은 모임을 적극적으로 키워나갔으면 해요. ‘불자’까지는 아니어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함께 사찰 순례를 다니다 보면 어느새 마음을 열지 않을까 싶어서요.
진성: 저도 달마님처럼 봉사활동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는데, 하다 보니 배움과 실천이 제대로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더라고요. 정말 강추(반드시 하기를 권장함)입니다!
도안수: 제대로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우선은 불교대학에 등록할까 해요.
공행: 당면과제를 풀어야겠는데요? 제가 다니는 사찰에 불자 친구들을 모아 올해 봉축 행사 준비를 할 생각입니다. 점점 젊은이들의 참여가 줄어든다는데, 올해는 우리가 앞장서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