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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마다 불법에 의지”
[일터가 도량입니다] 고려대 안암병원 김명화 수간호사
항상 올곧은 마음을 불법 안에서 살아가는 고대안암병원 김명화 수간호사
서울 고대안암병원 신생아병동.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들이 포대기에 싸여 누워있다. 그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은 감격과 환희에 차서 눈물을 흘린다. 부모들 못지않게 아기들이 태어날 때 마다 마음 졸이며 바라보고 불편함은 없는지 세심한 손길을 주는 이가 있다. 신생아병동 수간호사 김명화(49ㆍ법명 보현심ㆍ사진)씨다.

간호사 생활을 한지 이제 26년이 넘어선 김씨. 병동에 머무는 눈길마다, 발걸음마다 노련함이 깃들어있다. 항상 조심하고 살피고 확인하는 것이 버릇이 되어서다.

“이제 집에서 설거지에다 빨래까지 한 번 더 보고 확인해요. 남편은 좀 불편해하는 눈치인데, 직업병인가 봐요.”

김 간호사는 쾌활하게 웃지만 간호사 일이란 것이 어쩔 수 없이 더 꼼꼼해야 하고 철저해야 한다는 것을 늘 가슴 속에 새기고 살고 있다. 외과ㆍ내과 병동을 거쳐 소아과병동, 신생아병동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베테랑이기에.

시기마다 힘든 점은 달랐다. 처음 간호사가 됐을 때는 밤 근무가 고통스러웠는데 이제는 병동을 책임지는 수간호사로 세상의 빛을 처음 본 아기들의 안전을 돌보고,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낀다.

그 때마다 힘이 된 것이 ‘불교’다. 종교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가 힘이 됐다고 하는 김씨. 막연하게 우울하고, 또 힘들 때 마다 그를 지탱해 준 불법이라 너무 소중하다.

또 불교는 김씨를 사생활에 있어서만큼은 소탈한 사람으로 가꿔줬다. 일을 할 때는 엄한 까닭에 후배들이 ‘호랑이’ 선배라고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곧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도 털털하게 웃을 줄 아는 김씨의 마음이 때문이다.

김씨가 불자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17세 때. 서울 숙명여고 재학 시절, 당시 학교가 조계사 인근에 있었기 때문에 자주 ‘놀러’다니다 보니 어느새 불자가 돼 있더라는 것이다. 그 때부터 적극적이고 활발한 여고생은 불교를 사랑하고 그 안에서 살기를 서원하는 불자로 변모해갔다.

17세 때 받은 법명 ‘보현심’도 불자로서 적극적이고 행동하는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됐다. 스트레스가 많다고는 해도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하는 김씨는 부처님 법속에서 움직이는 자신의 모습이 늘 감사하다.

지금은 고대안암병원 지부장으로 고대병원불자회를 이끌고 있는 김씨. 그렇게 달려온 길을 돌아보니 요즘 김씨에게는 꿈이 하나 생겼다. 노인들을 위한 전문케어를 할 수 있는 간호사, 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저는 반야심경을 가장 좋아해요. 짧은 글 속에 불교의 진수가 담겨있으니까요. 저도 그런 불자가 되고 싶습니다. 진정한 마음으로 회향할 수 있는 불자가 되기 위해 계속 정진하겠습니다.”
글ㆍ사진=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6-03-13 오후 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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