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암호 수몰지구에 자리한 보성 봉갑사(주지 각안)가 화제의 사찰. 관내에 있는 폐교를 구입해 ‘불교문화원’을 준비중인 봉갑사는 지난해 10월 지본한의원(원장 노정은)을 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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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교실 3칸을 초현대식 의료원으로 개조한 지본한의원은 지난겨울 농한기를 맞은 지역민들에게 ‘약사여래 도량’으로 거듭났다. 이곳 주민들은 80%이상이 노인들로, 의료혜택을 받기위해서는 보성군이나 광주시로 나가야 한다
지본한의원은 한의사 2명, 약사, 간호사 등 4명의 의료진으로 구성되었고, 일반 의료시설과는 다른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산골 오지라는 지역특성상 모든 방문객이 당일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문 닫는 시간이 정해져있지 않다.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진료비는 간호사 책상에 놓인 저금통에 알아서 넣도록 한다. 또한 약도 인근 산야에서 채취한 자연산과 직접 재배한 약재를 최대한 활용해 치료효과를 높이는데 한 몫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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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의료진의 노력으로 개원 5개월이 지난 요즈음 지본한의원을 찾는 이가 매일 60-70여명에 이른다. ‘잘 낫는다’는 입소문으로 인근에 있는 문덕, 송광 등 4개면은 물론 광주, 화순 등 도심지에 사는 지역민들의 자녀들도 이곳 지본한의원을 찾고 있다.
지난해까지 서울에서 잘나가는 한의사였던 노정은 원장은 “어려서부터 농촌주민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며 “대부분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노인성 질환이어서 정기적인 치료가 요구되어 충분히 듣고, 자상하게 설명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리, 다리 통증으로 일주일에 두 번씩 침을 맞는다”는 법화마을 이후남(73)씨는 “살다보니 주치의를 가까이에 두고 사는 세상도 본다”며 봉갑사와 병원의료진에 감사를 표했다.
한편 천봉산 봉갑사는 1600년 전 아도화상이 창건한 불갑사, 도갑사와 함께 호남 3갑(甲)의 하나로 복원불사를 펼치고 있다. 봉갑사 주지 각안 스님은 “한의원에 이어 오는 4월 봉갑사 불교문화원이 정식으로 개원되면 지역민의 건강은 물론 문화, 체육을 담당하는 사랑방이 될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