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막이 흐르는 목소리가 수련생의 마음을 파고든다. ‘느껴 알아차리기.’ 호흡관찰이 진행된다. 숨결이 거친지 섬세한지, 따스한지 서늘한지 날숨과 들숨이 명상의 밀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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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2일, ‘1일 관법명상’ 수련회가 열린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법당. 매월 둘째 일요일에 정기적으로 수련회를 지도하는 황용식 교수(54ㆍ명상학과)가 온 몸에 대한 감각 관찰이 서툰 관법명상 입문자 7명에게 호흡관을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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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법(觀法)명상.’ 평정심으로 호흡과 감각의 관찰을 중시하는 인도 고엔까(Goenka) 계통의 위빠사나를 기초로 하는 명상법이다. 행법은 호흡관을 방편으로 하고, 수행원리는 다분히 대승관법(大乘觀法)과 닮았다. 그러다보니 생소한 관법명상으로 수련생들의 낯빚이 붉어졌다. 팔다리가 제 자리를 못 찾고, 호흡관찰을 놓치기 일쑤다. 잠시후, 황 교수가 말 한마디를 툭 던졌다.
“느껴 알아차리세요.”
오전 10시부터 50분씩 이어진 명상이 끝나자, 별도로 마련된 방에서 ‘1:1’ 개별 인터뷰가 진행됐다. 명상체험을 자신의 말과 행동으로 표출해내기 위해서 갖는 시간이다. 스승과 제자가 허심탄회하게 묻고 답하는 ‘입실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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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생 정승혜씨(39·서울 독산동)와 함께 따라가 황 교수와 마주 앉았다.
“호흡관찰은 잘 되나요?”
“얕으면 얕은 대로, 깊으면 깊은 대로 관찰돼요. 마음을 편하게 하니,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게 되는군요.”
“바로 그것이 중요해요. 주어진 상태에서 편안하게 보면 되는 거죠.”
‘1:1’ 개별 인터뷰는 수련생이 명상수련에서 겪는 고민을 털어놓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부부 문제, 대인관계 등 지극히 개인적인 삶의 속살까지도 제한 없이 오갔다. 일상 속에서도 명상을 통해 실질적인 마음 씀씀이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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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인터뷰가 마무리 되자, 곧장 황 교수의 담화(설법)가 진행됐다.
“관법명상은 일상에서도 본래 활짝 깨인 우리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고 깨닫게 합니다. 그래서 자각이 중요합니다. 근본 성품을 깨워 드러내는 것이 관법명상의 핵심인 겁니다. 자비와 지혜로 고요하고 평정한 마음을 제어한다면, 모든 일상사가 그대로 명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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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등을 매개로 마음이 자신을 알고 보려는 것이 관법명상이란 황 교수의 설명. 몸과 마음으로 이뤄진 자신을 하나하나 챙길 것을 잊지 말라고 수련생들에게 당부했다. 걷되 마음을 챙기면 걷기 명상이 되고, 청소하되 빗자루와 쓰레기와 일체가 되는 마음을 내면 청소명상이 된다는 이치이다.
상담심리학을 전공한 수련생 서현령씨(44ㆍ서울 삼전동)는 “무거운 지게를 메고 가다 잠시 막대기를 걸쳐놓고 쉬는 느낌을 받았다”며 “호흡이 잘 느껴지고 감정의 흐름을 잘 짚어낼 수 있어 내면세계를 풍성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02)890-2834 www.sgsb.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