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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에 佛心 '봄바람'
법당 조성, 불자법회 창립 등 이어져
연초부터 대학병원 불심이 꿈틀거리고 있다. 대학병원 불자회 단일 규모로는 최대인 동국대 일산병원에 불자모임 ‘연우회’가 창립되고, 중앙대ㆍ건국대 병원에서도 불자회 결성이 추진되는 등 대학 병원에 불심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2006년 병원에 불심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동국대 일산병원 연우회 창립법회 모습
연우회는 병원 전체 직원의 80%에 가까운 4백여 명이 가입해 매머드 병원이란 이름에 걸맞는 회원 수를 확보했고, 중앙대와 건국대 병원도 자체법당을 마련해 본격적인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건국대 병원 불자회는 소아과, 치과 전문의와 원무ㆍ총무과를 중심으로 한 50여명의 불자들이 불자회를 조직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미 건대 병원불자들은 병원 내 자체 법당을 마련하는 등 신행활동 여건을 조성했다.

건국대병원불자회 창립추진위원 박연화(45ㆍ원무과)씨는 “현재 불자회 결성을 위한 병원 내 행정적인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병원 안팎에 불자회 활동을 보여주기 위해 올 2월부터 매달 정기법회를 봉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대 병원의 불심도 만만치 않다. 병원 측의 반대에 부딪쳐 쉽지 않은 과정을 겪어야 했지만, 중대 병원 법당 지도법사 지현 스님의 원력과 몇몇 의사들의 노력으로 어렵게 지난해 3월 법당 문을 열었다.

이후에도 중대 병원 불자들은 여법한 법당 조성, 소규모 직원 불자법회 봉행, 고대 병원불자회와 연대를 통한 농촌의료봉사 등을 야무지게 진행해 불자회 창립의 토대를 다졌다. 법당과 소규모활동을 바탕으로 한 중앙대병원 불자회는 올 상반기에 공식적인 창립을 하고 신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대학병원 불자회창립이 잇따라 준비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에 활동중인불자회들도 신행활동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부산 동아대병원 연불회(회장 박옥규)는 부산대병원, 인제대 백병원, 경상대병원 등과의 합동법회를 올 상반기에 봉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북대병원 불교법우회, 영남대 영불회, 동국대 경주ㆍ포항병원 불자회들도 1998년 중단됐던 연합법회를 재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대학병원 불심을 제대로 이끌어나가기 위한 불교계의 다각적인 노력도 모아지고 있다. 특히 동국대, 서울대 등 병원법당 지도법사 스님 8명이 정례 모임을 갖고 병원법당 운영방법을 교류하겠다고 나섰다.

동국대 일산병원 법당 지도법사 중제 스님은 “이전부터 병원 지도법사 스님들의 모임은 있었으나 체계화ㆍ공식화되지는 않았다”며 “병원법당 운영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기 위해서 2월부터 모임을 갖는다”고 밝혔다.

조계종 포교원도 ‘병원 불심 잡기’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계종 포교원장 도영 스님은 최근 동대 병원 불자회 창립법회에 참석해 병원불자회 신행활동 강화를 위한 종단적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병원 불자회 창립 붐에도 불구하고, 불교계 직장불자회 전문가들은 △소속 병원(장)의 종교적 성향 △24시간 근무형태 등 병원 특성을 감안한 신행 프로그램 미개발 △종단의 병원불자회 신행활동 강화를 위한 체계적 지원 부족 등을 병원불자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건대ㆍ중대 병원의 경우, 병원 측의 지나친 종교적 제약이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병원에서는 개신교가 오랫동안 터를 잡고 있어, 불교세가 비교적 약하다는 ‘태생적’인 한계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직장ㆍ직능불자회들의 특성상 상급자가 타종교인일 경우, 드러내놓고 종교 활동을 하지 못하는 정서가 현실적인 애로다. 때문에 불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불교공부 등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병원 불자회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불자회 개개인의 불교적 소양이 예상보다 부족해 ‘무늬만 불자’가 양산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들을 진정한 불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불교 교리 강좌, 소속 병원의 특성을 살린 ‘맞춤 법회’, ‘신행 상담의 장’ 마련 등이 선결돼야 한다.

서울대학병원 지도법사 은진 스님은 “병원 신행과 포교에 대한 불교계의 인식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병원과 주변 사찰의 연계 등을 통해 재정난을 해소하고 지도법사 재교육 프로그램 시행, 불자 교육을 위한 책자 배포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6-02-08 오전 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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