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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낵바 쫌을 운영하기 위해 요리를 배우고 있는 청소년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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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은 참 버릇이 없어’ 수천년 전 고대이집트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고대인들의 낙서는 그 시대에도 세대간의 갈등이 존재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예나 지금이나 기성 세대들의 골칫거리처럼 여겨지는 ‘요즘 애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에게 남겨진 끊임없는 고민거리고 숙제다.
지나친 입시 위주 교육의 풍토속에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청소년문제. 그에 대한 해법을 ‘요즘 애들’의 눈높이로 찾아내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재)범어청소년동네에서 운영하는 금정청소년수련관(관장 범산)이다. 1월 10일, 방학중임에도 수련관 곳곳에 아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하에는 청소년들이 재료 준비, 요리, 판매까지 도맡아서 창업한 청소년 스낵바 ‘쫌’이 성업중이고, 수련관 뒷벽은 아이들이 직접 그린 벽화로 꾸며져 있다. 아이들이 직접 쓴 ‘여러분이 주인공입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찬다.
금정청소년수련관에선 18세 청소년들이 또래 상담에 참여해 동생들의 고충을 들어주며 청소년 운영위원회를 두고 지도교사를 뽑을때 청소년들이 직접 면접에 참여하기도 한다. 모두 청소년들의 주인이라는 반증이다.
지난해에는 범어사청소년동네가 운영한지 1년만에 아이들이 직접 캐릭터를 개발, 판매하는 ‘캐릭터 개판치기’와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가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전국 46개 기관 중 부산에선 유일한 성과였다. 특히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학원에 버금가는 알찬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며 인기를 모았다.
국어 영어 수학 등의 기본 공통과목과 함께 댄스, 연극, 수화, POP(예쁜 글씨쓰기), 리본 공예 등 다양한 선택 과목으로 아이들의 숨은 재능을 꿈틀거리게 만들어주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인터넷에 빠져 지내던 아이들은 수련관에서 보내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직장생활에 쫓기는 부모님을 대신해 저녁을 챙겨주고 자신들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금정청소년수련관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만화, 영상 등의 특성화 프로그램에 주력하고 있는 금정청소년수련관은 2006년 2억의 예산을 지원받아 청소년무지션 육성을 위한 음악스튜디오 특성화 시설을 위한 ‘금정청소년미디어 Plus 센터’를 갖춘다. ‘음악’과 ‘소리’로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줄 공간이다.
“청소년들은 공부하느라 너무 시간이 없고 부모님들은 수련관에 오면 무조건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오해를 한다”며 현실을 지적한 윤희선 청소년사업과장은 “아이들은 수련관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여러 가지 체험활동을 하면서 더 행복하고 풍성한 미래를 가꾸는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수련관 곳곳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가득하다. ‘요즘 애들 참 행복해보여’는 말이 금정청소년수련관의 풍경을 보며 떠오른다. (051)581-2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