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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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불교 현장 누비는 불자와 단체들



■“전문화된 봉사로 고양복지 지켜낸다”
고양 복지 책임지는 천수천안(千手千眼) 봉사단

환경활동을 벌이는 천수천안 단원들.
‘지역 불교복지활동을 보려면 고양으로 가라!’ 불자들 사이에서 ‘강령’처럼 회자되고 있는 이 말은 바로 고양뿐만 아니라 경기북부 지역의 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천수천안’(이사장 도명 ㆍ 덕양사 주지)을 두고 나온 말이다.
2002년 창립된 후 3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지역시민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천수천안은 자타가 인정하는 불교복지 자원봉사활동의 ‘모범’.
덕양사와 흥국사, 봉덕사, 노적사, 자비정사 등 고양시 사암련 소속 10여개 사찰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출범한 천수천안은 2003년 사단법인으로 거듭나면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암연합회가 봉사단체를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는 고양이 유일하다.
국립암센터를 비롯해 일산노인복지관, 남양주 에덴노인센터, 고양장애인주간보호센터 등 50여개 시설에서 정기적으로 봉사 활동에 나서는 것은 물론 군법당 포교, 불교문화행사 진행, 지역사회 지원활동에서도 적지 않은 역할을 수행해내고 있다.
활동이 이와 같이 광범위하게 진행되다 보니 천수천안에 대한 지역사회의 평가는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매년 이뤄지고 있는 자원봉사교육에 참여하는 이웃종교인들의 비중이 꾸준하게 높아지는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지역에서 불교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천수천안 박유아 단장은 “지금까지 쌓아온 천수천안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제는 치매와 노인복지, 발마사지 등의 분야에서 전문화된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교육불사로 정평, 어린이법회 복원에 진력
3500여 강원불교대학총동문회 동문들 활동 활발

강원불교대학총동문회의 신년하례법회 모습.
강원 지역 최초의 불교대학인 춘천 강원불교대학(학장 편백운, 석왕사 주지)은 불교 교리는 물론 동양사상과 철학 등의 수준 높은 교육으로 정평이 난 곳이다. 또 태고종 포교사만 300여명 넘게 배출된 ‘명문’이다. 그래서 지역불자들의 입학문의가 끊이질 않는다. 지역사회에서는 ‘강원불교대학’을 졸업하지 않고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다.
이러한 위상을 가진 강원불교대학을 졸업한 3200여 동문들이 다시 강원불교대학총동문회(회장 김윤호)로 뭉쳐 강원 도내 지역 곳곳에서 포교와 전법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강원지역 포교의 산실이라는 평이 전혀 낯설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거의 ‘물불을 안 가리는’ 수준이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자선행사는 기본이고 지역 스님들을 모시고 진행하는 순회 법회는 분기별로 이뤄진다. 매년 초 춘천, 원주, 동해 지역에서 열리는 ‘나라발전과 불교중흥을 기원하는 신년하례법회’는 지역법회의 또 다른 모범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 올해 4월 화마가 핥고 지나간 양양 낙산사 복구 지원활동을 전개한 것을 비롯해 매년 여름 강원 도내에서 발생해서 수해 복구 활동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총동문회는 특히 도내 각 시군을 돌아다니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한 양 ㆍ 한방 합동진료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어 지역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
강원불교대학총동문회 김윤호 회장은 “강원지역 역시 어린이 청소년 포교가 상당히 부진하다”며 “강원불교대학 교과과정에 이 분야를 포함시키는 등 2006년을 사찰 어린이 법회 복원의 해로 정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함께 즐기는 불교로 충청불심 일으킬 것”
불교문화 꽃 피우는 충북불자예술인연합회

충북불자예술인연합회 창립법회 모습.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는 문화포교가 필요합니다. 120여 회원들과 함께 활기차고 신나는 포교활동을 전개하겠습니다.”
12월 1일 창립된 충북불자예술인연합회 지순애(56 ㆍ 대효심) 회장은 기다리는 포교가 아니라 함께하는 포교로 지역 불심을 움직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앉아서 기다리다가는 훗날을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지 회장은 소박한 불자였다. 평소에는 청주시내에 설치된 몇 개 주민자치위원회 문화강좌에서 고전 무용을 가르치며 일상생활을 영위해 갔고, 청주 용화사에 정기적으로 나가며 여느 불자와 다름없는 신행생활을 이어 갔다.
지 회장은 그러나 주위 동료들과 함께 “이제는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신행생활을 뛰어 넘어 함께 즐기고 웃을 수 있는 불교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며 지역 불교를 새롭게 일으키겠다는 일념으로 대중문화포교에 뛰어 들었다.
“불교계 안팎에는 수많은 각종 행사가 있지만, ‘행사는 그저 행사’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아쉬움을 표한 지 회장은 “규모의 크기 정도를 따지지 않고 어디라도 달려가 불심을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연극 ㆍ 음악 ㆍ 미술 ㆍ 문학 등 충북의 문화예술불자들이 대거 참여한 예술인협회는 앞으로 정기법회 등의 신행활동은 물론 각종 문화행사와 정기공연을 개최해 불교문화와 지역문화 창달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방침이다. 지 회장을 비롯한 충북불자연예인들의 활약이 기대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문화도시로 유명한 청주에 문화불교가 꽃 피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조직화된 분과통해 대사회 활동 활발
13년 역사 자랑하는 제주 붇다클럽

붇다클럽의 붇다대상 시상식 모습.
불교를 나타내는 말 중에 ‘보살불교’라는 표현이 있다. 보살, 즉 여성 신도 중심으로 불교가 움직인다는 것을 빗댄 말이다. 실제로 불교신자의 70% 이상이 여성이라고 하니 이런 표현이 나올 만도 하다.
그런데 ‘거사불교’를 주창하며 포교와 사회활동에 진력하는 단체가 있다. 바로 13년 전통을 자랑하는 제주 붇다클럽(총회장 이춘기)이 화제의 주인공이다. 1992년 60여명의 재가자로 출발한 붇다클럽은 현재 200명이 넘는 회원들이 사회복지분과를 비롯한 문화예술, 교무연수, 지역사회, 환경보전 등의 분과에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각 지역별로 조직된 4개 지회는 한 달에 한번 이상 지역법회를 봉행하는 것은 물론 교육과 포교, 복지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회중 하나인 한라회는 최근 제주시내 노인들을 위해 틀니를 무료로 맞춰주고 건강진단을 실시하기도 했다. “제주도에서 붇다클럽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그냥 나오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붇다클럽이 이와 같이 거사불교의 중흥을 위해 노력한다고 해서 여성회원들을 배제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회원의 부인들도 이미 ‘부녀회원’으로 같이 활동하며 붇다클럽 전체의 활동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붇다클럽은 매년 부처님오신날 실시하는 ‘붇다대상’ 시상식을 통해 도민들의 사회활동을 격려하고 있다. ‘효행’을 비롯해 ‘전통문화예술’, ‘사회봉사’등의 분야에서 한 해 동안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 온 사람들을 시상하는 붇다대상은 종교에 구애받지 않는 시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붇다클럽 이춘기 총회장은 “남성 신도들이 절 문턱을 보다 쉽게 넘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아직도 중요한 과제”라며 “2006년에는 3~40여곡의 불교의식곡을 CD로 제작해 도내 사찰에 보급하고 제주 이외의 지역에 붇다클럽 지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초종파적 화합과 결속력 다지는데 앞장
마창불교연합회 박수철 사무국장

박수철 국장(왼쪽)이 행사를 챙기고 있다.
화려한 행사의 뒤편에 서서 드러나지 않게 그 행사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챙기는 사람이 있다. 벌써 15년째 마산창원불교연합회(회장 원정) 사무국장으로 일하며 마산, 창원 지역 불교계의 대소사를 일일이 챙기는 박수철(54 ㆍ 성일) 사무국장. 그에게 불교연합회 일은 정확하게 40세에 마산불교청년회 활동을 공식적으로 접으며 뛰어든 본업이다.
마창불교연합회가 초종파적인 화합과 결속력을 자랑하는 조직으로 성장하기까지 ‘화합의 윤활유’가 되어온 박 사무국장의 보이지 않는 역할이 컸다는 게 지역 불교계 스님들과 재가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스님들 사이에선 ‘지역 불교발전을 위한 공심 하나로 일하는 보배 같은 사람’이요, 선후배들 사이에선 ‘비난과 칭찬에도 결코 신심을 잃지 않고 초심을 지키는 사람’으로 통한다. 때론 좋지 않는 뒷얘기를 감당해야 하고 때론 저마다 다른 주장들을 홀로 갈무리해야 하는 때도 많았지만 불교 발전을 위한다는 큰 목표가 그 모든 어려움을 잠재웠다.
“지금은 지역 불교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스님들과 재가자들이 많아져 연합회 활동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자평한 박 사무국장은 “이제는 스님들의 원력에 발맞춰 앞장서 일할 재가불자들의 연합회가 만들어져야 할 시점”임을 강조했다. 벌써부터 박 사무국장은 마산과 창원의 불교신도회 창립을 서두르며 준비 작업에 여념이 없다. “재가 불교 운동에서 은퇴는 없다”는 박 사무국장의 조용하면서도 확고한 신념은 지역 불교의 든든한 조직 기반을 다지는 초석이 되고 있다.


■참신한 기획과 뛰어난 추진력으로 승부
(사) 자비신행회 김영섭 사무국장

김영섭 국장(맨 오른쪽)이 헌혈증을 전달하고 있다.
“작은 물줄기라도 어떻게 모으고 물꼬를 터주느냐에 따라 생명을 적시는 강이 됩니다. 불자들은 바로 샘터입니다. 그같이 훌륭한 생명의 샘물을 낭비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자비신행회와 생명나눔실천 광주전남 지역본부 실무를 맡아 광주시로부터 2004, 2005년 연이어 공모사업 단체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영섭 사무국장은 “기획이 좋아야 불교가 살고, 좋은 기획은 성공하기 마련이다”고 확신한다.
지난달 생명나눔 분야를 후임에게 넘기고 자비신행회에 주력하고 있는 김 국장은 1999년부터 10여개 공모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주역.
장기기증, 헌혈증서 모으기, 장묘문화개선운동, 혈소판공여사업, 외국인노동자 센터 등 광주지역에서 펼쳐지는 시민운동 성격의 불교활동이 거의 김 국장 손에서 기획되고 운영되어지고 있다.
30여회에 걸쳐 혈소판 헌혈에 직접 동참하며 소아암 환우 지원사업에 정열을 쏟고 있는 김 국장은 “불교는 더 이상 개인 신행에 안주해서는 안되며, 이웃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역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눔의 화신 포대화상을 연상케 하는 동안(童顔)의 김 국장은 공모사업을 통해 불자들의 실천행 뿐 아니라 불교사상을 바탕으로 시민이 참여하도록 하는 운동성격의 공모사업에 힘쓰고 있다.
현재 자비신행회와 생명나눔이 펼치는 운동은 시민들의 호응이 높아 혈소판 헌혈로 50여명의 환자에게 생명을 나누고 있으며, 매년 7000장의 헌혈증과 8000여만원의 치료비 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으로, 타종교계가 주류를 이루는 광주지역 300여개 시민단체 중에서도 복지부분을 선도하고 있다.
“일 욕심이 많아 항상 새로운 사업을 구상한다”는 김 국장은 새해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쉼터를 마련하고자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준엽ㆍ천미희ㆍ유철주 기자 | ycj@buddhapia.com
2005-12-24 오전 1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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