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청망청 망년회요? 요즘엔 그런 거 없어요.”

음식점에서 회포를 푸는 연말모임 대신 참회와 나눔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직장불자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부처님 앞에서 한 해 동안의 자신을 돌아보고 어려운 이웃을 찾아 훈훈한 정을 나눔으로써 회향의 참 의미를 되새기는 新신행문화를 정착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환경문화학당’으로 을유년을 열었던 성북승무사무소 법우회는 ‘참회’와 ‘발원’의 송년법회를 마련했다. 12월 20일 서울 월계동 기원사에서 열리는 송년법회는 108참회, 새해 발원문 작성 등 여느 법회에서는 볼 수 없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11월 결성된 성북승무사무소 법우회 가족봉사단도 연말 의정부 선재동자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같은 한국철도공사불교단체협의회 소속인 영주기관차승무사무소 법우회는 12월 3일 봉화 청량사에서 신입회원과 가족들을 위한 수계법회로 올해를 회향했다.

	그림=박구원

창원 GM대우 불교법우회는 정진과 나눔으로 을유년 회향을 준비했다. 12월 17일 창원 성주사에서 1080배 철야정진을 진행한데 이어 18일에는 정기적인 후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보현행원 재가노인복지센터에 후원금 800여만원을 전달했다. 이날 전달된 후원금은 12월 3일 일일찻집 행사를 통해 모금한 성금.

고려대의료원 불자회는 12월 18일 안산 보문선원을 찾아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의료봉사로 구슬땀을 흘리며 한 해를 정리했다. 23일에는 의료원내 회의실에 모여 참회정진 송년법회를 연다. 전국병원불자연합회도 스리랑카 조계종마을에서 의료봉사로 새해를 맞을 예정이다.

농협중앙회 불자회는 거리에서 잊혀져가는 고유명절인 동지의 의미를 전하는 포교활동으로 마무리한다. 송년법회 대신 농협중앙회와 조계종 중앙신도회 주최로 12월 2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리는 동지팥죽 나눔의 행사 자리에 동참하기로 한 것.

앞서 우리은행 불자회는 12월 10일 아동복지시설 상락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며 송년의 의미를 새겼다. 또 14일 열린 송년법회에서는 소년소녀가장 2명을 선정해 후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전력인불자연합회와 한전 반야회는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금한 성금을 소쩍새마을에 전달하며,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운전기사불자연합회는 지역회별로 복지시설과 결식아동 돕기를 펼칠 예정이다.

또 올 5월 창립 직후 불교대학에 입학했던 성남시청 공무원불자회는 12월 14일 정토사에서 졸업식을 열고 불교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회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