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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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 불일치? 이젠 바꿔 바꿔~
바뀌어야 할 신행문화


그림=박구원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불교는 의례, 교단조직, 수행, 복지 등 각 분야에 걸쳐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신행 분야도 불교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으나, 여전히 개선해야할 요소를 안고 있다. 그렇다면 달라져야 할 신행문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


스님 따라 절 옮기기 등 구태 '이제그만'
믿음과 생활 일치 안되면 신행 무의미
포교 봉사 수행으로 적극적인 불자돼야

◇원찰 없는 유랑신행


스님이 옮겨가는 사찰로 따라 가는 불자들의 행태는 시급히 바뀌어야할 신행문화 가운데 하나다. 이런 불자들은 자신이 좋아하거나 믿음직한 스님이 있는 사찰을 원찰로 삼기 때문에 스님이 옮겨가면 원찰도 바꾸게 된다. 처음에는 가까운 사찰을 다니다가 나중에는 몇시간을 가야 하는 일도 다반사다. 그러다보니 사찰을 찾는 횟수가 줄어드는 경우도 발생한다.
가장 좋지 않은 경우는 스님이 다른 절로 가면서 일부러 신도들을 데려가는 경우다. 사찰간 또는 스님·불자간 불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불교 발전 보다는 제 잇속 챙기기로 비칠 수밖에 없다.
원찰 없이 이 사찰 저 사찰을 떠도는 불자들의 신행문화도 문제다. 소속 사찰이 없으면 규칙적인 신행생활을 하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속감 없이 겉도는 신행으로 치우칠 우려가 많은 탓이다.


◇믿음 따로 생활 따로


‘법당 문을 나서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생활 속에서 신앙을 실천하지 못하는 신행문화를 꼬집은 말이다. 법당에서는 ‘나 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겠다’고 발원하고 공양간에서는 새치기에 자리다툼까지 벌이는 불자들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생활 속에서 믿음을 실천하는 신행문화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계율을 지키려는 노력이 부족한 점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신행문화다. 계율의 중요성에 비해 강제성 없는 약속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 철우 스님은 “일상생활에서 엄격한 계율을 어떻게 지키느냐고 항변하지만 지키려는 노력이 부족한 건 아닌지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며 “생활 속에서 불교를 실천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계율이 지키기 어려운 일만은 아니며, 믿음과 생활을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는 한 불교발전을 기대하기란 요원하다.”고 지적한다.


◇소신·포교 없는 신행


흔히 불자들은 자신의 종교를 잘 드러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극적이라고 말한다. 바꾸어 말하면 확고한 종교적 신념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종교적 신념이 부족하면 자신만의 종교로 국한될 수밖에 없다.
포교로 연결시키지 않는 불자들의 신행문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심지어 가족에게조차 포교하지 않는 것이 불자들의 일반적인 신행문화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종교를 묻거나 대화의 화제로 삼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불자들이 많다. 이는 포교를 종교의 강요 로 여기는 불자들의 인식에서 비롯됐다. 이 같은 신행문화가 개선되지 않는 한 불교는 그만큼 뒤쳐질 수밖에 없다. 종교적 신념을 주변으로 확산시키는 적극적인 신행이 요구된다.


◇우리 집 기도대표?


대부분의 사찰에서 신도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적게는 60%에서 많게는 90%에 육박한다. 거사회가 별도로 구성돼 있는 사찰이 많지 않은 점은 이를 반증한다. 이는 남성에 비해 여성의 시간적 여유가 많은 사회현상과 맞물려 있다.
상당수 여성신도들이 가족을 대표해 기도, 봉사 등의 신행활동을 하고 있다. 남편과 고등학생인 두 자녀를 둔 원만심 보살(45)의 경우가 좋은 예다. 원만심 보살은 직장에 다니는 남편과 학생인 두 자녀를 대신해 모든 기도발원을 올린다. 얼마 전 수능을 본 큰 아이의 합격발원 기도도 하루도 빠짐없이 올렸다. 당사자인 큰 아이는 기도기간 동안 한번도 절에 가본 적이 없다. 문제는 이런 여성의 신행활동이 남성 또는 자녀들의 신행활동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최근 남성신도가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속도는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


◇신도 참여 없는 신도회


사찰신도회 중에는 형식적인 조직만을 갖춘 곳이 많다. 이들 대부분이 신도들의 공의를 모으는 대표성을 갖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찰을 구성하는 한 축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스님이 일방적으로 신도회를 없애거나 만들기도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신도들 스스로 신도회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참여율이 낮은 점이다. 신도들과 아무런 상관관계 없는 신도회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의 사회적 역할이 늘어나면서 신도회의 역할도 그만큼 늘고 있다. 재가불자들의 역할이 강조되는 이 같은 사회적 흐름을 잘 활용한다면 사부대중이 함께 하는 사찰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박봉영 기자 | bypark@buddhapia.com
2005-12-10 오후 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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