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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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禪공부, 어떻게 할까?
수행점검, 수시로 문답으로 해결ㆍ법상토론 등 통해 수행담 공유

“‘개에게 불성이 없다’란 조주 스님의 말이 화두 참구하는데 걸립니다. 어떻게 하면 ‘무’자 화두를 잘 잡을 수 있을까요?”(태양)

“업식은 분별심을 일으키는 때(垢)란 말인데, 어찌 업식이 불성이겠습니까! 그렇다면 ‘개에는 불성이 없다’고 한 조주 스님은 이 말을 무슨 뜻으로 했겠습니까?”(무불)

“위로는 모든 부처님과 아래로 유정무정의 중생이 다 불성이 없되 짖지 못하는 외로운 개만이 홀로 불성을 머금고 있어, 돈연히 일체 제불을 제도하고 있습니다.”(태양)

“일체 생각이 푹 쉬어버린 그 끝에서 나온 말이 아닙니다.”(무불)

“그 자리도 족쇄를 차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러니 대장부라면 모름지기 그 자리도 부숴버립니다.”(태양)

“한 며칠 더 가보세요. 가다가 언제까지나 평안하면 공부가 끝난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아직 할 일이 많은 것입니다.”(무불)



# 현실과 수행의 접점, 사이버 마음공부

인터넷 다음 카페 무불선원(cafe.daum.net/mubulsunwon)에서의 ‘스님과의 대화방’. 매주 목요일 오후 8시30분~10시30분이면, 이곳에서는 ‘사이버 수행점검’이 진행된다. 재가불자 누리꾼들은 묻고, 무불선원장 석우 스님은 답한다. 일상사에서 화두 드는 법, 경계를 극복하는 법 등 수행에 대한 모든 의문과 대답들이 오간다.

사이버 선수행은 시공을 초월해 선지식을 만나 수행점검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진은 소보원 법우회원 김종관씨(왼쪽)와 누리꾼 선객들에게 수행지도를 해주고 있는 정목 스님.
이 같은 사이버 공부점검은 서울 우곡선원의 경우에서도 마찬가지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99년 9월 홈페이지(www.zenkorea.org)를 개설한 우곡선원은 재가수행자가 의심나는 점을 언제든지 선원 홈페이지의 ‘경계와 점검’ 코너에서 해결해주고 있다. 또한 ‘수행일기’에서는 재가불자가 마음공부 중에 겪은 경계를 극복한 체험담을 자발적으로 공개해 수행의 경책으로 삼고 있으며, ‘법상토론’에서는 자신의 경험한 선적 체험을 토론을 통해 검증하는 장도 마련해 선원 신도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무문관 수행을 하고 있는 선도회에서도 지난 89년부터 대구, 제천 등 전국 6곳에 거주하는 6명의 재가수행자를 대상으로 ‘사이버전자입실점검’을 해오고 있다.

현재 이처럼 사이버 상에서 수행문답이 이뤄지는 사이트는 대략 20여 곳. 이 가운데 전통 조사선의 선문답 형식에 따라 수행문답을 하고 있는 사이트는 무불선원, 무심선원, 선도회, 우곡선원, 보림선원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무불선원과 무심선원, 우곡선원 원장인 석우 스님과 김태완, 장명화 법사는 실제로 문답식 법회를 통해 조사선의 공부를 지도하고 있어 온-오프라인 상에서 활발한 문답이 이뤄지고 있다. 공통적으로 일대일 점검과 참선 법문이 주요 공부 형식으로, ‘생활선’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선도회 지도법사 박영재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는 “사이버 수행은 시ㆍ공간에 제약 없이 그 자리에서 즉문즉답으로 공부경계를 점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런 공부원리는 간화선 수행을 확립한 대혜종고 선사가 당대 지식인들과 서신왕래를 통해 공부를 점검했던 <서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단지 매체가 편지에서 이메일로 대체됐을 뿐”이라고 말한다.



# 시간적 공간적 제약 해소

무엇보다도 ‘시간적ㆍ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특히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의 경우, 시민선방이나 선지식을 찾아 나설 여유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직장인 정미자(54ㆍ경기 양주시청 민원실)씨는 3년째 사이버 선방 ‘열린절(cafe.daum.net/buruna21)에서 시숍 법현 스님(서울 열린선원장)에게 수시로 메일로 자기 수행을 점검받고 있다.

정씨는 “대중법회에서 궁금한 것이 있어도 남의 눈치를 보느라 손들고 질문하기 힘들었다”며 “사이버 수행도량을 알게 되면서 그간 품었던 의문점들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질문을 자유롭게 게시판에 올리면 수시로 스님께서 답변해줘 공부에 유익하다”고 말한다.

선 수행의 대중화ㆍ생활화 측면에서도 사이버 선공부의 필요성은 대두되고 있다. 그간 선어록에서나 볼 수 있는 수행문답이 더 이상 수행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재가자들 사이에서 불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 동영상 법문, 설법 텍스트 있는지 확인을

그럼, 수많은 사이버 선수행 사이트 가운데 무엇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우선 ‘탐색전’이 필요하다. 개설된 사이버 수행 사이트를 일일이 들어가 각종 매뉴얼을 살펴봐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은 ‘선지식들의 동영상 법문 프로그램과 설법 텍스트 등의 여부’다. 글이나 문자로 선의 세계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는 사이버 수행의 한계성 때문이다.

우곡선원 장명화 원장은 올바른 사이버 수행을 위해 수행정보가치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를 위해 ‘사이버 수행 점검표’를 만들어 볼 것을 권한다.

먼저 자기 생활패턴과 사이버 수행 사이트의 지도점검 일정이 맞는지를 확인한 뒤 △점검 지도법사의 직접 친견이 가능한지 △오프라인 상에서 정기적인 법회 및 수행 프로그램이 있는지 △기존에 활동 중인 오프라인 상의 수행생활과 사이버 수행의 병행이 가능한지 △단계별 사이버 수행 프로그램이 있는지 등을 알아 봐야 한다.

가령, 수행 초심자가 사이버 수행을 막 시작할 때는 첫 번째로, 지도법사의 비디오 또는 오디오 법문 프로그램이 있는지부터 파악한 다음, 지도법사의 실시간 수행점검이 가능한지, 경전 및 선어록 공부프로그램의 여부, 수행정보의 메일링 서비스가 지속되는지 등을 알아보면 된다.


# 선지식과 오프라인 점검 필요

사이버 상에서 문답을 통한 수행점검에서 주의할 점은 없을까? 대부분의 수행 지도자들은 정기적인 선지식과의 ‘면대면(面對面)’ 점검이 전제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 무심선원 김태완 원장은 “사이버 수행자들이 본격적으로 수행을 시작하는 과정, 그 속에서의 경험들을 ‘생생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순기능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적어도 1년에 몇 차례는 직접 수행지도자를 만나 공부를 점검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선도회 지도법사 박영재 교수도 마찬가지 지적을 내놓는다. 익명성을 속성으로 하는 사이버 공간이 갖는 한계성을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명이 공개되지 않는 수행문답은 자칫 ‘불성실한 질문, 엉뚱한 대답’으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히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사이버 수행지도를 원하는 재가불자들은 반드시 수행 지도자를 정기적으로 만나, 초긴장 상태에서 공부점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곡선원 장명화 원장은 “사이버 수행이 주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사이버 수행은 보조 역할에만 국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사이버 상에서 떠도는 수많은 수행 관련 정보들이 반드시 ‘올바른 수행내용’이 될 것이란 맹신도 버려야 한다는 주문이다.


▤ 수행 문답하는 사이트

무불선원 cafe.daum.net/mubulsunwon

현정선원 www.fuoyee.or.kr

관수련회 www.kwan.or.kr

마하수련원 www.mahazen.org

명상아카데미 www.bodhitao.com

바라보기명상 www.paraboki.net

선림도량 www.daedosun.org

소리산참선캠프 cafe.daum.net/sorisan

아미타파 cafe.daum.net/amitapa

안국선원 www.ahnkookzen.org

여래선원 www.buddhapia.cc

우곡선원 www.zeakorea.org

위빠사나 vipassana.buddhism.org

선객 sungag.buddhism.org

정혜선방 myhome.net해.com/budman

축서사 www.chooksersa.org

호두마을 www.vmcwv.org

보리수선원 www.borisu.or.kr

보림선원 www.borim.co.kr

연방죽선원 lotuspond.compuz.com

구도역정 cafe.buddhapia.com/community/jgkim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2005-11-25 오전 10:40:00
 
한마디
조계종 홈페이지에 간화선센터가 있고, 거기에 "선문선답코너"도 있습니다. 종단에서 간화선을 펴낸 불학연구소가 주관하니 가장 권위있는 답글을 해드리고 있는데 이걸 빼놓으셨네요 ...
(2005-11-29 오후 4: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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