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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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육성법문 듣고 공부하는 도량들
【수행기획】육신은 스러졌으나 법신은 성성히 남아
현대 거사불교의 거목 백봉 김기추 거사.


선지식의 정법 정확하게 계승, 자기수행을 ‘현재화’시키는 역할
인천 용화선원, 서울 전등선림, 보림선원 등 전강, 해안 스님, 백봉 거사 육성법문 공부

“육성법문은 녹음기계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그 음성은 전강 스님의 살아계신 법신이 설법하고 있는 것입니다…(중략)…여러분들이 전강 스님의 녹음법문을 신심으로 잘 듣고 열심히 참선하면, 부처님의 최상승법을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2005년 전강 스님 사리탑 제막식에서 송담 스님의 추모법문>

“안거 때마다 듣는 해안 스님의 육성법문은 ‘참선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쉽고 편안하게 알려줘 공부에 큰 힘이 됐어요. 특히 ‘깨달으려면 크게 한번 죽어라’는 스님의 말씀은 해태심이 일어날 때마다 경책이 돼요. 정신이 번쩍 들죠.” <서울 전등선림에서 수행중인 김명자씨(66ㆍ서울 수유동)>

옛 선지식의 생전 육성법문이 수행자들의 공부지침이 되고 있다. 선 수행의 준걸(俊傑)이었던 스승들의 선풍을 오롯이 마음속에서 새기고, 깨닫기까지의 수행과정과 그 체험담을 녹음한 육성법어가 깨달음의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이유에서다.

‘선지식의 가풍이 담긴 육성법문을 마음에 새긴다.’ 사진은 서울 정릉 보림선원 재가선객들이 백봉 거사의 육성법문을 듣고 곧바로 정진하는 모습.


현재 육성법문으로 수행을 지도하는 수행처로는 인천 용화선원(선원장 송담), 서울 전등사 전등선림(원장 동명), 정릉 보림선원(회주 묵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수행처에서는 동ㆍ하안거 정진기간은 물론 산철, 토요철야참선정진 등의 수행시간에 전강, 해안 스님과 백봉 거사의 육성법문을 정진대중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백봉 거사의 도반 묵산 스님(서울 보림선원 회주).



#선지식 육성법문, 자기공부 점검과 경책



인천 용화선원에서는 전강 스님(1989~1975)이 열반한 지 31년이 지난 오늘도 선사의 육성법문이 매일 흘러나온다. 오후 2시부터 1시간씩, 녹취 테이프 700여 개가 1년 365일 내내 스님 선방인 법보선원과 재가자 수행처인 보살선방, 시민선방의 정진대중들을 위해 틀어지고 있다. 한국현대불교의 선지식인 전강 스님의 법문을 통해 출ㆍ재가 수행자들이 자기수행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경책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육성법문 공부는 조실 추대를 거부한 채 여전히 열반한 전강 스님을 조실로 모시고 있는 송담 스님의 뜻에서 비롯된다. 지금도 전강 스님의 육성녹음 테이프를 듣고 난 뒤, 송담 스님이 대중들에게 상당법문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송담 스님은 올 4월 수원 용주사에서 열린 ‘전강선사 사리탑 제막식’ 추모법어에서도 “모든 수행자들은 전강 스님이 현재 살아계신 것으로 믿고 그 법문에 의지해 정진해야 한다”며 “비록 스님의 육신은 우리 눈으로 뵐 수가 없지만, 법문은 신심 있는 눈으로 보면 스님의 법신을 뵐 수 있다”고 법문했다.

현대불교의 대표적 선지식 전강 선사. 말년의 육성녹음 테이프 700개를 남겨 후학들의 공부 길을 알려주고 있다.


서울 성북동 전등사 전등선림도 마찬가지다. 현대의 선지식인 해안(1901~1974) 스님의 “7일만 공부하면 누구나 성불할 수 있다”는 육성법문을 안거정진 때 30분씩 들으며, 재가수행자들은 깨달음의 확신을 다지고 있다. 때문에 전등선림은 통도사 경봉 스님과 함께 ‘동(東) 경봉, 서(西) 해안’으로 불리며 선풍을 떨쳤던 해안 스님의 가풍을 이어가며, 지금도 스님을 조실로 모시고 있다.

한국 현대거사불교의 거목인 백봉 김기추(1908~1985) 거사의 선 수행을 잇고 있는 서울 정릉 보림선원도 백봉 거사의 육성법문을 스승 삼아 정진하고 있다. 매주 토요철야참선정진, 매년 연말에 있는 1주일 철야정진 때면, ‘45분 참선-15분 포행’과 함께 백봉 거사의 <금강경> 강의 법문을 듣는다. 토요철야정진에서는 2차례(오후 10~11시, 새벽 1~2시), 1주일 철야정진에서는 총 6시간씩, 300여 개 법문 테이프를 번갈아 가며 청취하고 있다.

보림선원 전근홍 총무는 “백봉 거사의 육성법문은 12년간 ‘금강경’ ‘유마경’ ‘선문염송’ 등의 경전과 선어록을 강의한 내용이 담겨 있다”며 “지난 2004년에는 1년간 녹취내용을 풀어 책으로까지 발간해 수행자들에게 수행지침서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 송담-남 진제로 수좌사이에서 숭앙받고 있는 송담 스님. 스승 전강 선사의 법을 잇고 있다.

동 경봉-서 해안으로 불릴 정도로 선풍을 떨쳤던 해안 스님. 서울 정릉에 전등선림을 세워 재가자들에게 수행처를 만들어주었다.



#시공초월 공부길 알려준다



그럼 선지식들의 육성법문이 재가불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줄까?
보림선원 회주 묵산 스님은 “육성법문 청취는 선지식의 정법을 100% 있는 그대로 들음으로써 법의 와전과 곡해를 경계하게 하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공부 길을 알려준다”며 “육신은 갔지만 법신으로 남은 선지식의 법은 성성하게 살아있음을 깨닫게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선지식의 육성법문은 후학들의 공부 분위기를 진작시키는 효과도 있다. 법문을 듣고 곧바로 실참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승의 법을 이은 지도법사에게 현장에서 수행지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등선림에서 화두참구 3년째인 허화정(50ㆍ서울 목동)씨는 “갈등과 싸움의 연속인 화두참구는 마치 내 마음과 술래 잡이를 하는 것 같았는데, 해안 스님의 육성법문은 찰나 찰나 느끼는 나태함을 극복하는 힘이 됐다”고 경험을 피력한다.

해안 스님의 가르침을 계승하면서 정진 중인 서울 전등선림의 재가선객들.

해안 선사의 제자인 전등선림 선원장 동명 스님.


이처럼 재가수행자들의 신심을 북돋아주는 선지식의 육성법문은 무엇보다도 자기수행을 ‘현재화’ 시킴으로써 공부경계를 점검하는 나침반이 되고 있다.

매주 부천에서 보림선원 토요철야참선에 참석하는 문대웅(52)씨는 “백봉 거사의 육성법문은 ‘진리의 현장감’ 차원에서 재가자들에게 구체적인 설득력으로 그 가르침이 다가온다”고 말한다.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2005-10-27 오전 10:26:00
 
한마디
해안선사 법문 신심나지요~
(2005-10-31 오전 9: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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