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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사 창건 30주년과 문화원 준공을 기념하며 9월 25일부터 하와이 무량사(주지 도현)에서 열리고 있는 ‘선원장 초청 간화선 법회’ 네 번째 법회에서 설우 스님은 ‘간화선의 의미와 전통-정견’이라는 주제로 법문했다.
10월 16일 오전 11시(한국시간 10월 17일 오전 6시) 하와이 보타산 무량사(주지 도현)에서 설우 스님(법인정사 선원장)은 정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법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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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간화선 수행은 우리 모두가 지금 바로 이대로 부처님이라는 철저한 믿음에서 시작되는 수행”이라며 “행복과 평온이 바깥의 조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마음속에 갖춰져 있다는 것을 알아야 갈등, 시비를 떠나 마음의 본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법문했다. 또한 “우리 모두가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이 오늘 이 법회의 진정한 의미이며,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즉 불성을 되찾는 것이야말로 갈등과 분쟁 등으로 고통 받으며 살고 있는 현대인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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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믿음이 수승한 사람은 포도씨를 하나 주면, 이 포도씨에는 뿌리도 있고, 줄기도 있고 포도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다”며 “우리가 다 본래 부처가 될 수 있는 종자라는 것을 믿을 때, 그 믿음은 바로 본래 성품 자리를 성취하는 모체가 된다”고 신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설우 스님은 ‘중생심이 곧 법계심’이라는 믿음을 확고히 하면 중생과 부처 사이의 거리는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임을 일깨우고 있었다.
이어 스님은 “이 우주 세계를 법계라 하며 법계에 두루한 생명 세계가 살아가는 이치는 연기법으로 요약된다”며 “이 세상에 모든 것들은 상호 연관속에 존재하며 서로 의지하고 있으니 이러한 연기법을 이해하고 마음의 본향으로 돌아가야 생명들은 영원히 노래하고 영원히 춤을 추며 살수가 있다”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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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간화선 수행이 깊어지기 위해서는 바른 신심을 바탕으로 ‘내가 본래 부처라는데 나는 왜 이렇게 고통 받으며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 즉 분심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제기가 확실하지 않으면 간화선 수행이 관념에 그치게 되고 생활화되지 않는 폐단을 낳게 된다는 것이었다.
정견을 주제로 열린 이날 법회는 간화선의 전통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덧붙여 대중의 이해를 도왔으며 ‘연기사상을 바로 안 사람은 화두를 들면 바로 이 자리에서 불성 자리에 들 수 있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모두가 부처이기 때문에 부처의 삶을 살 수가 있고, 부처의 길을 갈수도 있는 것이니 내가 곧 부처라는 믿음으로 화두를 들어 눈 깜짝 할 사이에 고향으로 돌아가길 바랍니다.”
예정 시간을 훨씬 넘긴 1시간 30여 분간 법문을 이어간 스님은 법문 후에는 30여 분간 신도들에게 참선을 지도했다. 10시 예불부터 세시간에 걸쳐 진행된 법회에도 신도들은 설우 스님이 펼쳐 보이는 선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날 법문을 들은 교포 스티브 리 씨는 “선의 유래에 대해 자상하게 말씀도 해주시고 바쁜 생활속에서도 화두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무엇보다 기쁘다”며 “간화선 수행을 열심히 하면 늘 부처님과 함께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관념적으로만 생각했던 참선에 대해 너무나 구체적으로 앉은 방법, 호흡법을 일러줘서 직접 해보겠다는 용기를 갖게 됐다”는 교포 수잔(45) 씨는 “바로 알아서 바로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언제 어디서든 실천해 보겠다”며 수행 의지를 내보였다.
무량사 전이순 신도회장은 “한국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선원장 초청 법회 때문에 미뤘는데 오늘 법회를 들으면서 한국에 안 가고 이 법회를 듣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며 “이번 법회를 계기로 더욱 열심히 정진해야 겠다는 발심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와이 무량사 선원장 초청법회는 10월 23일 혜국 스님 법문의 법문을 끝으로 회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