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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ㆍ건강ㆍ마음 어우러진 행복문화축제”
조계종 서울광역신도회, 1일 제2회 한강행복문화축제 봉행


수중환경협회 회원들이 한강에서 쓰레기를 건져올리는 모습.


가을을 시샘이라도 하듯 적지 않은 양의 비가 내린 10월 첫째날. 3000여 사부대중이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고 마음공부에 매진하기 위해 여의도 수변마당에 모였다. 조계종 서울광역신도회(회장 김진관)가 마련한 제2회 한강행복문화축제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진행했던 달마마라톤 대회를 확대해 치러진 이날 축제는 마라톤 외에도 ‘아리수 환경문화연대’ 발족식, 마곡사 포교국장 마가 스님과 함께 하는 걷기 명상, 어린이 사생대회, 불자연예인의 공연을 비롯한 각종 문화행사 등으로 꾸며져 참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비가 와도 달린다!



전날부터 내린 폭우가 잠시 주춤한 오전 9시. 1200여명의 건각(健脚)들이 5km, 10km, 하프코스, 30km 분야로 나뉘어 달리기 시작했다. 부녀, 부부, 직장동료, 신도회 도반 등 다양한 인연으로 참여한 사람들이 우렁찬 함성과 함께 빗속을 뛰기 시작한 것이다. 시작부터 온힘을 다해 뛰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몇몇은 달리기보다 우중(雨中) 대화에 더 열중이다. 앞질러 가는 사람들에게 “힘내라!”고 응원까지 해주니, 선수인지 응원단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
출발 30여분이 지나자 5km 참가자들이 결승선을 통과하기 시작한다. 마라톤이 출발과 함께 다시 시작된 빗줄기가 가늘어지지 않고 있지만, 환한 표정의 참가자들은 결승점을 향해 거친 숨을 내뱉었다.
과천 청계사 도반 20여명과 함께 참가한 박상관(45 ․ 안양시 동안구 평안동)씨는 “사부대중이 함께 하는 불교축제에 참석하게 돼 영광”이라면서도 “비가 많이 와서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함성과 함께 출발선을 달려 나가고 있는 1200여 달마마라톤 참가자들.



#한강은 우리가 지킨다



달마마라톤이 끝나고 열린 한강행복문화축제 개막식. 서울광역신도회 김진관 회장은 “한반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한강에서 불자와 시민들이 어우러지는 축제를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친 심신을 달래고 청정한 환경을 만드는 축제로 자리매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축제의 취지를 설명한다.
개막식에 이어 진행된 아리수 환경문화연대 발족식. 아리수 환경문화연대는 한강을 보전하고 가꾸기 위해 이날 공식 창립된 단체로 26개 환경 ㆍ 신도단체가 뭉쳐 탄생한 기구다. 아리수 환경문화연대 이재승 상임고문(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리 모두가 환경 파수꾼이 돼 한강을 지켜나가자”며 △물사랑 실천 △한강 생태계 복원 △서울시민의 환경권 확보 등을 활동목표로 제시했다.
발족식 후 본격적으로 작업이 시작됐다. 언뜻 보기에 깨끗한 것만 같던 한강에서 적지 않은 양의 쓰레기가 수거됐다. 봉은사 청년회 유문관 부회장은 “평소 무심하게 지나치던 한강에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많을 줄 몰랐다”며 쓰레기 줍기에 열심이다. 한국수중환경협회 회원들이 건져 올린 고철과 빈병까지 한데 모으니 쓰레기가 산처럼 쌓였다.
쓰레기 청소가 끝나고 군종교구 주지 일면, 조계종 포교부장 일관 스님 등과 민주당 한화갑 대표, 동국대 조용길 불교대학원장, 장미화 한국불교예술인연합회장을 비롯한 사부대중은 현장에서 시행된 정토회 빈그룻운동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발우공양으로 점심식사를 하기도 했다.

걷기명상에 참가한 불자들이 맨발로 수변마당 잔디밭을 걷고 있다.

아리수환경문화연대 발대식 장면.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자비’



점심 공양을 마친 참석자들이 다시 무대 앞에 모였다. 마곡사 포교국장 마가 스님의 지도에 따라 걷기 명상을 하기 위해서다. 걷기명상은 몸속의 나쁜 기운들을 배출하고 머리를 채우고 있는 잡념을 비워내는 수행법. 그래서인지 어린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불자와 시민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그런데 시작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마가 스님이 신발과 양말을 모두 벗고 걸어보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아직 물이 채 빠지지 않아 군데군데 질퍽거리는 곳이 많았기 때문인지 참가자들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그러나 걸음을 옮길 때마다 느껴지는 흙의 신선함과 싱그러움에 마음이 차분해진다. 머릿속을 가득 채우던 모든 집착과 망념도 놓아버렸다. 형부-처제 사이인 이종각(54 ㆍ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ㆍ 성미순(44 ㆍ 부천시 원미구 역곡동)씨는 “마라톤으로 쌓였던 몸의 피로가 한꺼번에 풀리는 것 같다”고 한다.
명상이 진행되면서 동참자는 계속 늘었다. 순식간에 수변마당이 자비의 마음으로 넘쳐나는 공간이 됐다. 마가 스님은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도 자비의 마음을 보여주고 이 시간 이후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도 평화롭고 자비로운 마음을 전해주라”며 명상을 마무리했다.
이외에도 한강과 환경을 주제로 한 사생대회에서는 20여명의 어린이가 참가해 그림솜씨를 뽐냈으며, 머루와 다래, 장미화 등 불자연예인들이 진행한 축하 행사 역시 불자들의 열띤 호응 속에 진행됐다.
불교계 대표적인 문화축제로서 본격적인 닻을 올린 한강행복문화축제. 이날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은 수변마당에서처럼 우리 사회에도 갈등과 반목이 아닌 이해와 용서의 마음이 넘쳐나길 기원했다.
유철주 기자 | ycj@buddhapia.com
2005-10-10 오전 10: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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