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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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스님 '한국불교계법의 자주적 전승' 법문
동화사ㆍ본사 공동주최 계율수행 대법회 9번째
동화사와 현대불교 신문이 공동 주최한 동화사 계율수행 대법회의 마지막 장이 동화사 통일 대불전에서 600여명의 사부대중이 모인 가운데 봉행됐다. 사진=고영배 기자
“정법유통의 일대사는 3보중 승보가 앞장서지 않으면 안됩니다. 법보인 교리가 아무리 수승하고 오묘하더라도 교리 자체가 스스로 전파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10월 8일, 동화사와 현대불교 신문이 공동 주최한 ‘동화사 계율수행 대법회’의 마지막인 아홉 번째 장이 동화사 통일 대불전에서 600여명의 사부대중이 모인 가운데 봉행됐다. 이날 법주로 나선 가산불교연구원장 지관 스님은 ‘한국불교 계법의 자주적 전승’을 주제로 법문했다.

한국불교의 계율 전통

스님은 “불교가 어떤 지역에 처음으로 전래될때는 반드시 경, 율, 론 3장이 유입되어야 한다”며 “불, 법, 승 3보가 갖춰지고 비로소 그 가르침인 계, 정, 혜 3학이 유통된다”는 설명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스님은 “하지만 삼보중에는 법보의 교리가 아무리 수승하고 오묘하더라도 교리 자체가 스스로 전파되지 못하기 때문에 승가가 앞장서지 않으면 안된다”고 정의했다. 스님은 또 “포교와 중생 교화의 선봉인 승보가 탄생되려면 반드시 삼장중 율장에 의해 사부대중의 분한에 따른 계를 받아야만 그 자격을 갖추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불교계법의 자주적 전승에 대해 법문하는 지관 스님. 사진=고영배 기자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한 설명으로 들어간 스님은 “우리나라도 불교 전래 이후 전계와 수계를 통한 출가승가가 면면히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며 “계는 자신에 엄격해야 하고 가혹한 조복심이 없이는 대개 경외의 대상에 그칠뿐”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인 설명에서 스님은 “계율 연구와 계율 전공자가 다른 분야의 연구자보다 적은 이유도 바로 이때문”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스님은 이어서 한국불교의 계맥을 설명했다.

“조선조 중기 특히 환성 스님(1664~1729)의 순교 이후에는 율뿐만 아니라 선, 경, 론, 예 등 분야도 적막한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 상황속에서 대은 스님(1780~1841) 스님이 계율 중흥을 서원하고 하동 쌍계사 칠불암에서 7일 기도끝에 수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1892년 대구 용연사의 만하 스님이 한국 계맥의 퇴보를 염려해 중국에 가서 법원사 황성계단에서 창수한파율사로부터 보살계와 비구계를 받고 귀국해 1897년 통도사 금강계단서 전계하므로서 계맥을 중흥시켰습니다. 하지만 현재에는 한국불교 조계종단의 계맥이 분명히 전승되어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방불교의 전통성을 숭상해 태국 스님들을 초청해 수계법회를 봉행하는 일들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어 염려됩니다. 하지만 인도불교는 물론이거니와 스리랑카에서도 불법이 후퇴돼 단절된 계맥을 약 150여년전에 미얀마로부터 역유입했고 , 미얀마와 태국도 세존으로부터 지금까지 단전전수를 여법히 계승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한국 출가대중의 수계시원과 그 전승

스님은 인도와 중국 출가 대중의 수계 시원 설명에 이어 우리나라의 수계 시원을 설명했다.

법문을 듣는 사부대중. 사진=고영배 기자
“고구려에서는 소수림왕에 전진의 묵연이 불교를 널리 전파할 목적으로 순도 스님으로부터 하여금 불상과 경전을 보내 왔습니다. 이후 2년 뒤인 374년에는 아도 화상이 뒤따라 들어옴으로써 나라에서는 교외에 성문사를 지어 순도 스님을 잇게 하고, 이불난사를 창건해 아도화상을 주석토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입단 수계제도는 없었습니다.”

이어 스님은 백제의 설명으로 들어갔다.

“백제에는 384년에 인도의 스님 마라난타가 동진을 거쳐 입국함으로써 왕이 영접해 관중에 있게 하였고, 다음해인 385년에 왕이 명하여 광주 곧 남한산에 절을 짓고 10명의 스님을 배출시켰으나 이때에도 역시 입단수계의 제도는 없었지요.” 스님은 이어 신라 역시 입단 수계형식은 없었지만 삼귀의, 오계, 십계 등은 받았다고 말했다.

정법공동체 유지를 위한 회의와 화쟁의 규범들

스님은 평화로운 정법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회의와 규범들도 소개했다.
우선 스님은 포살과 자자, 수계 등 의사결정을 위한 대중회의인 갈마부터 설명했다. 이어 자발적 고백과 참회를 통해 죄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발로, 화합을 위한 장치인 별중갈마, 화합을 기다려 잠시 따로 머물게 하는 별주, 하나의 의제에 대해 한 번의 동의를 얻은 백이갈마, 분쟁을 평화롭게 하는 법인 칠멸정법 등도 설명했다.

논찬을 펼치고 있는 조계종 계단위원회 위원 무관 스님(左)과 동국대 목정배 명예교수. 사진=고영배 기자.



논찬- 무관 조계종 계단위원회 위원 스님


이날 논찬에 나선 조계종 계단위원회 무관 스님은 “자운율사께서 1950년대 우리나라 신라계율의 시원이요, 계맥의 남상이며 계단의 시초가 된 금강계단에서 석암혜수, 일우종수, 동곡일타, 가산 지관 스님께 계율을 강의하시어 통합종단 이후 네분 모두 대율사로서 종단의 기본인 승가와 재가불자들의 입교와 서원을 세우게 하는데 기여하셨다”며 “그중에 석암 스님은 범어사를 중심으로 일우 스님은 종단의 전계화상으로 일타 스님은 단일계단에 단주로 이제 지관 스님께서는 계율수행 대법회의 대법주로 마지막 한국불교 계맥의 자주적 전승을 발제 하신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논찬- 동국대 목정배 명예교수


목정배 교수는 “교단이 획일적이고 독재적인 나라일수록 계맥의 전수가 잘 되오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원융무애 사상의 정신때문인지 스승이 제자에게 계를 전수하기 보다는 혼자 무애하게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현실에서 지관 스님이 최근 한국 불교 승가의 403명 수계자 명단을 조사하고 연구하시어 방대한 자료집을 최근 출간하시는 것은 한국불교 발전을 위한 큰 업적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동화사=김주일 기자 | jikim@buddhapia.com
2005-10-09 오전 1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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