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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용 선도수련원장에게 듣는 ‘마음호흡’
‘숨을 관(觀)해라!’

# 체험담

1. 마음호흡은 나를 움직이는 나를 확인하게 했다. 말할 때 말하는 나를 느끼고, 밥 먹을 때도 물 한 모금 마실 때도 나를 느끼게 했다. 내 감정의 흐름을 읽게 됐고, 그간 살아오면서 아파해온 것을 느끼게 된 것이다.
대구 선도수련원에서 마음호흡의 2단계 좌선을 하고 있는 회원들. 사진=김철우 기자
결국 자신의 ‘한마음’에 모든 문제가 비롯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가족과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는 힘을 얻었다. ‘심파(心波)의 소통’. 감정과 감정, 마음과 마음의 교류가 이뤄짐을 경험한 것이다. <박성숙(41ㆍ대구 본리동)>

2. 갱년기 우울증으로 응급실에 실려 다닐 정도로 심약(心弱)했다. 성격은 예민하고 소심했다. 심지어 16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릴 충동도 느꼈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조급한 마음이 일생생활 자체를 힘들게 했다. 그러다 접한 마음호흡은 생활의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 30년 넘게 해온 불교신행을 더 깊게 했다. 무심코 했던 기도를 ‘내 마음을 찾는’ 기도로 바꿔놓았다. 마음호흡은 내가 내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윤숙좌(57ㆍ대구 대곡동)>



“부처가 쉬는 숨이나 범부중생이 쉬는 숨은 같습니다. 마음도 마찬가지에요. 부처의 마음이나 우리의 마음은 똑같습니다. 마음호흡은 이러한 원리를 깨닫는 수행법입니다.”

김한용 대구 선도수련원은 ‘마음호흡’의 원리를 이 같이 설명한다. 때문에 김 원장은 자신의 ‘한마음’을 기(氣)의 흐름에 따라 느끼는 마음호흡이 자성자리를 찾는 선 수행의 원리와 같다고 설명한다.

마음호흡의 1단계인 와선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철우 기자
그럼 마음호흡법은 어떻게 하는 걸까, 또 현대사회를 사는 재가불자들에게 마음호흡은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까? 9월 23일, 불자들에게 다소 생소한 마음호흡법의 요체와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김한용 원장을 만나 물었다.



▶마음으로 호흡이 가능한가?

-사람은 숨을 쉬기 때문에 살 수 있다. 숨쉬는 사람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 마음은 나뿐만 아니라 상대에게도 있다. 때문에 내 생각과 감정이 상대방과 소통이 가능해진다. 즉 내 숨이 코를 통해 몸에 들어가 생명을 유지시키듯, 내 마음이 상대방의 마음과 서로 교류가 된다. 이것이 마음호흡이다. 호흡이 곤란하면 죽음을 느끼듯, 서로의 마음이 오고가는 것이 불편하면 단절을 경험한다. 내 마음과 상대의 마음을 쉽게 소통시키는 수행법이 마음호흡이다.




마음호흡의 3단계인 입선 수행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철우 기자


▶마음호흡의 특징은 무엇인가?

-내가 쉬는 호흡을 통해서 내 기운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것이 특징이다. 즉 기운이 변함에 따라 감정이 변하고, 또 감정의 변화에 따라 마음이 변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觀)함으로써 마음자리를 깨닫는데 있다. 그래서 기존 호흡법과 다르다.


①양손은 가부좌를 한 양 무릎 위에 하늘 방향으로 가볍게 놓는다.


▶마음호흡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음은 호흡의 뿌리다. 마음호흡은 중심은 단전에 있다. 또 기의 흐름을 모르면 수박 겉 핥기식 마음호흡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몸을 바로 봐야 한다. 우리 몸이 살 수 있는 것은 3 가지를 끊임없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숨을 쉬고, 말과 행동, 생각을 끊임없이 한다. 그 뿌리가 바로 마음이다. 몸 전체를 도는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호흡은 이 같은 순환적 구조에 발전기의 역할을 한다. 호흡이 근본 에너지를 만드는 힘이 되는 것이다.


②양손이 뜨거워진다는 느낌으로 큰 공을 만들 듯이 기운을 모은다.


▶구체적인 행법이 궁금하다

-와선(臥禪)은 누워서 하는 숨쉬기다. 하단전(下丹田:단전을 세 개로 나눌 때 아랫배에 해당하는 단전)에 힘을 축적하는 수행단계다. 누워서 기를 원활하게 불러들이는 단계다. 좌선(坐禪)은 와선에서 개발한 에너지를 운기(運氣:몸의 혈에 따라 기맥을 흐르게 한다)하게 한다. 입선(立禪)은 몸으로 돌린 기운으로 얽힌 온갖 감정을 녹이고 다스리는 단계다. 마지막으로 심공(心功)에서는 모든 기운과 감정을 느끼는 단계다.

비유하면, 와선은 저수지(하단전)를 만들고, 좌선은 물을 가두면서 수로(몸에 있는 12가지 기맥)로 통해 논으로 보내는 것을 말한다. 이어 입선은 논에 있는 벼(中丹田)가 수로로 받은 물을 뿌리로 흡수해 자라게 하고, 심공은 벼가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이다.



③주먹 하나 공간으로 양손을 머리끝에 모은다.


▶‘와선→좌선→입선→심공’ 등으로 이어지는 마음호흡 단계가 다분히 선의 원리와 유사하다. 마음호흡법의 원리가 선 수행에서 비롯된 것인가?

-선 수행과 다르지 않다. 마음(본성)을 다루기 때문이다. 단지 ‘운기법과 기맥에 대한 흐름을 느끼고 들어가느냐’, 아니면 ‘곧바로 화두참구로 들어가느냐’가 마음호흡과 선 수행과 다른 점이다. 반면 유사한 점은 경전(經典)을 통한 수행지도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 수행이 ‘불립문자’를 강조하듯, 마음호흡도 이론이나 교학 등의 경전공부를 강조하지 않는다.

운기법의 유무에 따라 선수행과 마음호흡법이 다르지만, 결국 마음호흡은 선 수행의 원리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왜냐하면, 마음호흡의 핵심이 자신의 ‘한마음’을 보게 한다는 점이 선의 원리가 맞닿아 있다. 한마음은 자신이 말하고 듣고 느끼는 그 중심이다. 선에서의 자성 불성 진여와 같은 개념인 것이다.

④머리끝에 모은 양손을 단전으로 끌어내린다.


▶마음호흡이 일상생활을 하는 재가불자들에게 중요한 까닭은?

- 마음호흡은 모든 문제가 상대에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비롯됨을 알게 한다. 즉 호흡이 바뀌면 기운과 마음, 감정의 상태가 잇따라 바뀌면서 상대에게 전달되는 마음자리를 제대로 알게 된다. 마음호흡이 그 과정 하나하나를 차곡차곡 짚으며 들어간다. 그러면 내 한마음에서 어떤 것을 느껴 어떻게 파생돼 상대에게 전달되는지를 알게 된다. 내 감정과 기운을 알면, 상대방이 나를 욕하더라도 그 감정을 알게 된다. 그러면 욕하는 자체를 욕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욕하는 상대방의 마음 자체를 이해하게 된다. 결국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 수용하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상태가 된다. 때문에 마음호흡이 일상생활을 사는 재가불자들에게 중요한 것이다.




선도수련원 벽에 걸린 현판.
김 원장에게 배워보는 현대인을 위한 마음호흡법

구체적 방법으로는 우선 허리를 곧게 세워 가부좌 자세를 취한다. 양손바닥을 하늘 방향으로 양 무릎에 놓고, 마음을 집중해 양 손에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그 열감으로 우주의 기운을 안는다는 느낌으로 모은다. 그러면 기운이 압축된다는 느낌을 들게 된다. 그리고 머리끝에 모은 양손을 단전으로 끌어내리면 된다.

김한용 원장이 강조한 이 마음호흡 동작의 핵심은 ‘화 다스림’에 있다. 현대인들은 화에 대한 흐름이 항상 정체돼 있어, 몸과 마음의 리듬이 깨져 스트레스를 달고 산다고 김 원장은 진단했다. 때문에 이 동작은 머리로 쏠리는 화(火) 기운을 밑으로 내리고, 배로 가라앉은 수(水)기운을 올리는데 효과적이다. 즉 마음호흡을 통해 이 동작을 10회 정도 반복하면, 서로 막힌 이들 기운을 원활하게 소통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한마음’을 기(氣)의 흐름에 따라 느끼는 것이 마음호흡이라고 강조하는 김한용 원장. 사진=김철우 기자
김한용 원장은 누구?

경북 구미 출신인 김한용 선도수련원장(42ㆍ사진)은 20년 넘게 호흡법 관련 수행을 해온 수행자다. 스승은 6~70년대 설악산 등 전국의 산을 운수납자처럼 수행했던 일대 산우 거사. ‘숨을 관(觀)하라’는 산우 거사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80년대 마음호흡법을 주창했다.

현재는 대구에서 14년째 선도수련원을 운영하면서 40여 회원들의 수행을 지도하고 있으며, 청송교도소, 대구 자용복지관, 대구 여성회관 태평상담소 등에서 마음호흡법을 가르치고 있다.(053)636-2227

글ㆍ사진/대구=김철우 기자 |
2005-09-28 오전 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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