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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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갖추어진 불성 되찾는다
‘도심수행도량을 찾아서⑬’ 전주 참좋은 우리절


흔히 우리가 사는 현대를 정보화 시대라 부른다. 몸으로 부딪혀 사는 산업사회에서, 지식위주의 정보화 사회로 들어서면서 ‘편해졌다’고 한다.

전주 참좋은우리절 신도들이 다라니 기도를 하고 있다. 전주=이준엽 기자
수행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정보화 사회 영향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룻밤 사이에 불교관련 책과 동영상물이 쏟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다. 전 세계의 불교관련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다양한 수행법도 안방에서 따라할 수 있다. 참으로 좋은 세상이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허전함은 여전하다. 왜 일까?

지난 9월 5일, 전주역 앞 상가건물 4~5층에 자리한 ‘참좋은 우리절(주지 회일. http://cafe.daum.net/urijel)’을 찾아 이러한 의문에 답을 찾고자 했다.

이날은 마침 일요법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오전 10시, 주지 회일스님의 주재로 천수경이 시작됐다. 독경은 다라니 부분에 이르러 21번을 반복했다. 100여명의 재가불자가 함께하는 다라니는 한편의 아름다운 교향곡이 되어 도심 속으로 울려 퍼졌다.

얼마나 흘렀을까, 독경을 마치자 의식을 집전하던 스님들이 가사 장삼을 수한 채 108참회에 들어갔다. 스님들의 오체투지는 마치 한분의 스님이 하는 것처럼 한 치 흐트러짐 없이 이어졌다. 다시 축원-유치-청사로 이어지는 법회는 태풍처럼 격하게 몰아치다가 숨죽이며 늦추어지더니 또다시 힘을 모아 법문으로까지 치달았다.

“불교의 목표는 상구보리 하화중생입니다. 보리를 구함은 곧 수행이며 수행의 다른 말은 기도입니다. 흔히 복을 구걸하는 행위를 기도로 착각하는데 그것은 업을 짓는 것입니다. 그 업은 언젠가는 갚아야할 빚입니다. 기도는 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래 갖추어져 있는 불성을 되찾는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기도를 놓치지 않으면 매사에 만족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나아가 긍극에는 부처가 되는 것입니다”

주지 스님의 법문 대부분은 ‘기도의 중요성과 기도하는 삶’을 당부하는 내용이었다.

저잣거리의 상가 40여평의 작은 공간으로 시작된 ‘참좋은 우리절’은 개원 4년만에 1300세대 4000여명의 신도가 신행활동을 하는 수행도량으로 성장했다. 비결(?)은 바로 ‘기도’였다. 법회가 끝나자 회일 스님에게 기도에 대해 몇 가지를 더 들어봤다.



# 기도란 무엇인가

불교에서의 기도는 부처님에게 목숨 건강 재력 직장 등의 복을 빌어 얻겠다는 것이 아니라 본래 갖춰있는 부처님 생명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전주 참좋은우리절 주지 회일 스님이 신도들에게 기도법에 대해 법문을 하고 있다. 전주=이준엽 기자
복을 짓는 작복(作福)을 뜻합니다. 부처님도 실명한 제자 아나율 존자의 바늘에 실을 꿰어주시면서 “이 세상에서 복을 얻고자 나보다 더 노력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나는 여섯 가지 일에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여섯 가지란 남에게 베풀며, 남을 가르치고, 억울함을 참고, 계를 가르치고, 중생을 보호하며, 위없는 깨달음을 구하는 것이다”고 하셨습니다.



# 왜 지금 기도인가

한국불교가 안고 있는 문제를 들라면 수행이 빠진 교학위주와 기복 불교를 들 수 있습니다. 사회가 편해지면서 수행 없는 지식불교가 난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근래 들어 불자들도 공부를 한다면서 몸으로 하기보다 입이나 생각으로 하려고 합니다. 힘든 일은 하지 않으려는 풍조가 종교에도 파고든 것입니다.

특히 기도가 그러합니다. 몸으로 하는 기도일수록 돌아가고자 합니다.

수행 없이 부처가 되고자 하는 것은 모래로 밥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사회가 급격히 변하는 이때일수록 진실된 기도를 통해 깨달음의 세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 참좋은 절에서는 어떻게 하는가

모든 수행법은 다같이 가치가 있고 필요합니다. 간화선, 위빠사나 수행은 물론 염불 간경 사경 참회 등 각자의 근기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참좋은 우리절은 천수다라니를 강조합니다. 재가불자가 이 시대에 쉽게 그리고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천수경>독경이고 천수경의 골수인 ‘다라니’를 놓지 않도록 합니다. 입에서 다라니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면 번뇌가 스며들 틈이 없습니다. 이렇게 생각, 입, 행위를 다라니 기도에 묶어두면 순간순간이 당당한 삶이 됩니다.

물론 기도를 끊이지 않고 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먼저 조석예불을 챙겨보기를 권합니다. 꼭 법당에 나오지 않더라도 있는 그 자리에서 예불을 하면 됩니다. 주변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다라니를 독송하는 것으로 예불을 대신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매일 예불을 챙기면서 조금씩 기도를 늘려 가면 됩니다.



# 그것만으로는 개인 정진에 머무르는 것은 아닌지

기도는 곧 수행입니다. 또한 기도는 자기 닦음이자 회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부처가 되고(上求菩提), 중생에게 회향(下化衆生)하는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기도를 통해 나와 남이, 인간과 자연이 한 몸임을 자각하고 생명을 나눠야 합니다.

우리절에서는 자원봉사를 통한 자기회향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자체도량이 마련되기에 소외된 이웃을 모시며 살 것입니다. 조직을 갖춘 시스템 속에서 회향을 실천하는 것도 좋으나 스스로 주위를 둘러보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주위에는 우리의 힘과 생명을 필요로 하는 또 다른 생명이 많기 때문입니다.


회일스님과 참좋은 우리절

참좋은 우리절은 ‘누구든 와서 기도 하라’는 뜻에서 이름부터 편한 우리말을 선택했다.

기도를 방편으로 신바람나는 수행을 하라고 강조하는 회일 스님. 전주=이준엽 기자
주지 회일 스님은 1988년 금산사에서 월주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군종장교를 거쳐 서울 구룡사에서 어린이ㆍ청소년법회를 이끌었으며 당시 어린이법회 수련회에 2000여명이 참석해 교계를 놀라게 했다. 구룡사 철야정진 중에는 기도가 끝나면 대중들이 박수를 치곤했다. 열정적이고 진지한 스님의 기도에 모두가 감동한 것이다. 이때부터 출가자의 본분사는 ‘열심히 사는 것’에 있다고 보고 ‘기도’를 방편으로 수행과 포교를 시작했다.

스님은 어느 자리에 있든 기도를 통해 ‘신바람나는 법회’를 만들었다. 또한 재정은 물론 조직 등 사찰의 운영 일체를 신도회에 일임하고 있다. 스님은 오직 ‘기도와 포교’만 이끌뿐 그 이외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것도 여느 사찰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참좋은 우리절은 신도회 주관으로 삼천동에 대지 2000평, 지하1층 지상3층의 도량을 건립하고 있다. 내년 봄에 도량이 완성되면 기도회향을 실천하기 위해 소외된 이웃과 제3세계 어린이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063)245-8027~9

관련 링크 : 부다피아 수행법 메뉴 가기
글ㆍ사진/전주=이준엽 기자 |
2005-09-14 오전 10: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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