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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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 없는 ‘나’ 찾는 일에 생명을 건다
‘도심수행도량을 찾아서’⑫ 부산 광안동 새말귀선원

백봉 거사의 뜻을 이어 선원을 열고 수행 지도 중인 춘당 이황우 거사

자기 마음속에 들어 있는 심원을 찾아내는 일, 그것이 수행이다. 대승의 바른 믿음을 발해 물러서지 않는 수행의 길을 걷다보면 본질을 투시하고 실상을 관조하는 안목을 얻는다. 그렇게 발현된 지혜의 안목은 영원히 자기를 살린다. 그래서 수행은 생명을 걸어볼 만한 일대사의 일이 되고도 남는 것이다. 생명을 걸어 생사가 둘 아닌 깨달음의 자리에 드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모인 곳이 부산 광안동 새말귀선원(선원장 춘당 이황우)이다.

새말귀선원에는 ‘전 생애를 통틀어 수행보다 중한 일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사람들이 거사불교의 횃불을 지켜들었던 백봉 거사의 뜻을 이은 춘당(春堂) 거사의 지도를 받으며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매주 금요일에는 <금강경>과 <유마경> 강의로 대승의 믿음을 증장시키고 토요일에는 철야 참선과 <선문염송> 법문을 통해 망념을 걷어내며 시간을 잊는다.

8월 27일 철야정진을 앞둔 새말귀선원(http://www.saemalgui.org)을 찾아 춘당 거사에게 ‘새말귀’의 뜻부터 물었다.

“스승님이 재가에서 수행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안한 신화두(新話頭)의 우리말입니다. 재가자들이 평상시 생활을 하면서 화두를 들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모양에 속하지 않는 허공과도 같은 것이 내 육신을 끌고 다닌다는 법문을 이해하고 ‘마음’이라고도 하고 ‘주인공’이라도 하는 그 놈이 일상의 일거수일투족을 한다는 생각을 놓치지 않으면 곧 화두를 놓치지 않는 효과를 거두는 공부법이죠.”

그래서 새말귀선원 도반들은 복잡하고 바쁜 일상생활에서는 새말귀로 정진을 흩트리지 않고 이어간다. 새말귀와 화두 정진으로 화두 참구의 관성을 높여가는 새말귀선원의 가장 큰 특징은 철저히 대승의 믿음에 근거한 수행을 한다는 것이다. 대승법문을 들을 수 있는 귀를 갖추는 것이 공부의 출발점이 될 만큼 대승의 믿음을 일으키게 하는 법문과 참문으로 일관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대승경전인 금강경을 설하는 것도 대승에 대한 바른 이해를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또한 일년에 두 차례 4박 5일 동안 잠자지 않고 수행하는 용맹정진은 새말귀선원의 전통으로 자리 잡아 수행의 한 고비를 넘어서는 관문이 되고 있다.

토요일 10시부터 일요일 새벽 5시까지 철야 참선 정진하는 새말귀선원 학인들

“불불이불상견(佛佛而不相見)” 새말귀선원에 인연이 된 초심자들에게 춘당거사가 던지는 화두다. ‘부처가 부처를 서로 알아보지 못 한다’는 이 화두 하나만 깨쳐도 대오를 하게 되지만 우선은 대승 법문을 들을 수 있는 준비를 갖추도록 이끌어주는 갈고리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대승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대승은 모습 없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부요, 모습을 목표로 하면 모두 소승입니다. 빛깔이나 소리로 여래를 볼 수 없다고 금강경에서도 분명히 밝혔듯이 어떤 경우라도 대승이어야 합니다. 모습에 속아 넘어지더라도 오뚜기처럼 대승으로 돌아오는 것이 바른 수행이며 나중에는 모습에 속는 일이 차차로 없어지게 됩니다.”

새말귀선원의서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춘당 거사의 지도는 절대적이다. 백봉 거사의 제자로서 유일하게 선원을 열고 그 뜻을 이어오고 있는데다 학인의 공부는 오로지 가르치는 사람의 손에 달렸다고 할 정도로 제자들을 향한 춘당 거사의 지도는 철저하고 지극하기 때문이다. 23년 전 이미 수행하는 학인을 도와주는 일 외에는 할 일이 없다는 결론에 가닿았다는 춘당 거사는 법을 묻는 사람이 있으면 시간을 가리지 않았고 몸을 보살필 생각조차 내지 않는 스승으로 통한다. 철저히 일대일로 진행되는 춘당 거사와의 참문을 통해 초심자들은 화두를 참구하는 맛을 알아 가고 구참자들은 수행 중에 빠지기 쉬운 오류를 바로 잡아 나간다.

도우회 회장 김경철(45ㆍ원명) 씨는 “처음 선생님의 법문을 들었을 때 뭔가로 머리를 맞은 듯이 띵했다. 잘못된 선입견을 깨고 끊임없이 이끌어주는 선생님의 법문을 자꾸 듣다보니 수행 이상의 것은 없다는 결론에 저절로 가 닿았다.”고 말했다.

스승의 바른 지도를 받으며 흔들림 없는 수행의 길을 걷고 있는 새말귀선원에는 세 가지 철칙이 있다. 첫째는 ‘부처님과 부처님법과 스승을 믿을 것’, 둘째는 ‘다 놓을 것’, 셋째는 ‘목숨 걸어 놓고 수행할 것’이다. 그 속에는 이 공부는 절대의 공부요. 단 1초라도 공부 외에는 할 일이 없어야 한다는 춘당 거사의 가르침이 살아있다.

밤 11시 <선문염송> 법문이 시작됐다. 인터넷(www.ohmylove.com)에서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춘당 거사의 법문은 <선문염송>에 녹아 있는 마곡, 장경, 남전, 보복전 선사의 살림살이를 법당 가득 출렁이게 한다.

“불법의 몸과 마음은 어디에 있습니까? 하고 물었는데 여러분의 몸과 마음은 어디에 있습니까? 여러분들의 육신은 변해왔고 이렇게 생긴 모습이 다르다고 인정하지만 육신을 끌고 다니는 주인공은 한번도 변함이 없었다 하는 이것이 바로 천기누설입니다. 부처님께서는 49년 동안 천기누설을 해 주셨는데 알아듣는 분은 알아듣고 못 알아듣는 분은 못 알아듣습니다. 그러니 나라는 것은 모습에 속하는 것이 아니니 모습을 구해서는 안 되겠다는 확고한 생각이 서야 대승법문을 이해하게 되고 그러면 고속도로에 올라온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그 고속도로를 가고 안 가고는 여러분들에게 달려 있는 것이죠.”

<선문염송>으로 선사들의 살림살이를 통해 공부를 점검하고 있는 춘당 거사.

수행의 고속도로에 올라선 사람 중엔 멀리 강원도 태백에서 철야 정진에 참가한 김현희(정혜) 씨도 있다. 서예를 배우다 춘당 거사가 들려주는 ‘좋은 말씀’에 끌려 시작됐던 공부가 익고 깊어져 수행이 전부가 된 사람도 여럿이다. 교사, 간호사, 한의사 등 전문직이 많으며 가족이 함께 수행의 깊은 맛에 빠져 있는 경우도 많다. 철야 정진이 시작된 후 10년이 넘도록 단 한번도 빠진 적이 없는 사람도 있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밥 대신 쌀가루로 환을 만들어 먹은 도반도 있을 정도로 수행 열기는 무서울 정도로 뜨겁다.

이처럼 새말귀선원 학인들은 수행에 목숨을 건다. 흐리멍덩하게 앉아 내가 수행한다는 상을 지었다가는 어김없이 춘당 거사의 방망이를 맞는다. 새말귀선원 도우들의 삶 자체가 수행이고 일상이 곧 수행이 되어야 한다. 나의 색신이 모든 부처의 위의를 들내고, 모든 부처의 슬기를 세우고, 모든 부처의 솜씨를 굴리며, 모든 부처의 자비를 베푸는 대행기관이 되게 하겠다는 새말귀선원 학인들의 네 가지 소임을 져버리지 않기 위함이다.

새벽 5시. 철야정진을 끝맺는 죽비소리에 몸을 일으키니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깜깜한 무명의 어둠을 걷어내며 하얗게 밤을 새운 도반들의 마음에 밝아있는 아침이 차오르고 있었다. 어두워진 적조차 없었던 그 밝음 그대로. (051)759-1097

관련 링크 : 부다피아 수행법 메뉴 가기
글ㆍ사진/부산=천미희 기자 |
2005-09-01 오후 5:06:00
 
한마디
춘당 선생님의 좋은 가르침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새말귀선원과 춘당서예학원이 늘 번창하기를 빕니다. 춘아선생님 사진 잘 나왔네요. 추카추카 `~~`
(2005-09-06 오후 12:17:12)
41
천미희 기자님~좋은 기사 고맙습니다. 수고많으셨네요. 아침 국밥이 생각나시면 언제든 오셔요~~^^
(2005-09-03 오후 12:36:04)
40
실시간 인터넷 설법 듣는 곳: ohmylove입니다. 인터넷 주소를 적으면 안 나오는 것을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2005-09-02 오후 12:23:37)
44
실시간 인터넷 설법 듣는 곳이 빠졌네요. 입니다. 고치기가 안되어서 다시 올립니다.
(2005-09-02 오후 12:21:51)
50
실시간 인터넷으로 설법을들을 수 있는 곳은 saynsay가 아니고 입니다. 그리고 방법은 홈피 에 오시면 공지사항에 자세히 적혀 있으니 참고바랍니다. 그리고 실시간 인터넷 설법시간은 금요일 오후 8:00~9:00, 그리고 토요일 저녁 11:00~12:00입니다. 좋은 기사 감사드리며, 수행에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2005-09-02 오후 12:19:32)
42
거사불교 화이팅!!!!!
(2005-08-31 오후 7:45:55)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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