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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길을 가고 싶은데, 어느 길이든지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면 열심히 가려 하는데, 그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내 스스로 선지식을 찾아야 하는데 누가 선지식인지 알기도 어렵고, 설사 그렇게 찾았다 하더라도 일개 필부에게까지 좋은 말씀을 해 줄지 확신 또한 서질 않았다. 또 그런 시간을 낸다는 것 자체가 생활에 바쁜 내게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망설임 속에서 ‘일상생활이 바로 수행이 되며, 스승이 없어도 공부를 지을 수 있다’는 보현행원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넘쳐 나오는 보현행원의 소식. 그 소식에 환희를 감출 수 없었으며 마음 시리게 울기도 했다. 내일 모레면 지천명인데.
그러나 ‘보현행원 수행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어나가야 하는지’ 몰랐다. 우선 지난해 불광 30주년 기념으로 행한 이종린 선생의 보현행원 강의를 동영상으로 공부하고, 인터넷 부사모카페에 올려진 글을 읽으며 나름대로 하루하루 지어 나갔다. 카페에 올려져 있는 무비 스님의 보현행원품 강의도 노트에 쓰기 시작했고, 광덕 스님의 보현행원품 강의 책자를 하루에 한 품씩 읽기도 했다. 그리고 <실천보현행원>(불광출판부)을 보며 한 달 여를 지내니, 행원 수행이 그리 어려울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러면서 ‘하는 행마다 나를 위한 욕심이 아니라 부처님 기쁘게 해드리는 서원을 세우고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분들께 고마워하고 칭찬하며, 잘못한 일이 있을 땐 미안하다고 하면 된다’는 보현행원 수행은 초보자인 나를 환희롭게 만들었다. 또 행여나 기회가 있어 수행하게 된다면, 공경과 찬탄하는 마음으로 절을 하고 좌선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특히 ‘내가 부처이니 부처의 길로 가면 되는 것이니, 매사에 감사하고 중생을 찬탄하는 것이 부처님의 행’이라는 수행에 대한 확신은 내게 큰 힘이 됐다. 일상의 삶만 아니라 수행도 업장 참회나 깨달음을 위해서가 아니라 감사와 찬탄하는 마음으로 지어가는 것이 보현행원은 인생의 큰 빛으로 다가왔다. 늘 어렵게만 생각되고 그래서 접근하기가 만만치 않았던 불교. 그리고 깨달음을 향해 가야할 고난의 길과 긴 세월들. 하지만 지금은 그 길이 그렇게 멀게만 보이지 않게 됐다.
사실 아직도 부처님 말씀 중에 어떤 것이 있는 줄 잘 모른다. 어떻게 체계적으로 공부해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가야할 길을 어렴풋이나마 그려 볼 수 있다. 부처님께서 중생들에게 설파하신 말씀, ‘이미 성불은 이루어졌고 이 세상 모두가 본래 밝고 청정한 부처이니 단지 눈을 뜨기만 하면 되고 부처로 살아가면 된다’는 그 길은 바로 일체 중생을 섬기고 찬탄하며 공양하는 보현행원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단순한 몇 가지 행으로 모든 생명이 희망과 용기를 얻으며 환희 속에 성장하는 것이다. 아직도 내 생활에서 크게 익숙하지 못한 보현행원이지만 매일매일 실천해 가기로 했다.
청소하면서 하찮은 벌레에도 그 생명의 귀함에 감사했고, 길가에 핀 이름 모를 들꽃에서도 찬란한 삶의 모습을 찬탄했다. 그리고 지난 중간고사 기간엔 독서실에 오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 말도 해 보았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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