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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지선방 원장 설곡 스님이 이 이치를 묻자, 답하는 대중들이 없었다.
“선(禪)은 모르는데서 시작해요. 선은 알려고 하는 것도 앎의 대상도 아니지요. 그럼 얼마만큼 몰라야 할까요? 철두철미하게 몰라야 해요. 은산철벽처럼 확실히 몰라야 해요. 이렇게 ‘모름의 작업’을 하지 않고, 매일 대충 넘어가려고 하면 안 돼요.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제대로 알아야 해요. ‘참나’를 바로 찾아야 하는 거죠. 자기 자신을 모른 채 살면, 그야말로 동물적 삶이죠. 선공부하는 이유는 내 자신을 알려고 하는 거예요.”
# 소참법문으로 공부상태 점검
8월 23일 오후 7시, 청주 대한불교수도원 직지선방. 재가선객 10여 명이 50분 참선정진, 10분 포행이 끝나자, 설곡 스님의 소참법문(小參法門: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하는 선법문)이 곧바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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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책과 당부는 간절했다. 매주 화요일 한 차례 모이는 재가선객들의 참선모임이지만, 마음공부에서만큼은 출ㆍ재가자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스님의 수행관이 배어있었다.
“일상의 삶 속에서 의심이 솟구쳐야 해요. 그래야 의심의 농도가 짙게 돼 공허함을 경계할 수 있죠. 그러면 화두가 성성하게 살아있게 돼, 예리한 칼날이라도 그 화두 의심으로 들어설 수 없지요.”
# 경계를 만나면 경계를 바로 본다
그럼, 직지선방에서 수행해온 재가선객들은 어떤 자기변화를 경험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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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복(42ㆍ청주 상당구 우암동)씨의 경험담도 마찬가지였다.
“‘놓아버려라!’는 스님의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었죠. 마치 ‘너는 누구인가?’란 물음과 같았어요. 사실 선수행을 하면서 늘 경계가 올 때마다 두려웠어요. 또 마음자리부터 흔들리는 내 모습도 걱정이었고요. 하지만 이제는 ‘한 물건’을 찾는 화두 참구과정을 멈출 수가 없게 됐죠. 후퇴할 수도 없고, 전진할 수밖에 없어요. 그 방법을 한 자리를 꿋꿋이 지키는 불상에서 배웠어요. 어느 누군가가 와서 깨부수려고 해도 꿈쩍 않는 불상을 보면서 초심을 잃지 않는 방법을 깨닫게 된 거죠.”
# 개원한 지 54년…충북 재가자 수행도량
청주 대한불교수도원 직지선방은 지난 1952년에 문을 연 역사가 긴 시민선방이다. 한국전쟁 중에 개원한 직지선방은 ‘선(禪)의 냄새마저 사라진 충북불교계에 선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창건주 벽산 스님의 서원이 담긴 재가불자들 수행도량이다.
은해사 주지 법타, 연꽃마을 이사장 각현 스님도 출가 전에 이곳에서 정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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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직지선방의 수행 분위기는 자유롭다. 현대인이 겪는 자기존재에 대한 성찰, 동시대의 문화흐름 속에서 불교수행이 어떠해야 하는지 등을 꼼꼼히 수행프로그램에 담아내고 있다. 이를 위해 직지선방은 지난해 겨울에 선 체조도 도입, 몸 수련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신체의 건강함도 중시하면서 참선정진을 하기 위해서였다.
직지선방은 특히 간화선 수행법 외에도 초심자들의 근기와 인연에 맞게 다양한 수행법을 동시에 지도하고 있다. 설곡 스님은 재가불자에게 맞는 위빠사나, 경전공부 등을 간화선 수행의 공부과정으로써 병행할 것을 권하며 수행의 기초를 다지게 한다.
직지선방 법우회장 이성도(51) 한국교원대 교수는 “선방에서는 간화든 묵조든 위빠사나든 수행법에 제한 없이 특정한 수행방식을 고집하지 않는다”며 “누구든지 침묵과 고요 속에서 정진하고, 부담 없이 다음 주에 다시 올 수 있게 만드는 수행분위기가 바로 직지선방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www.bsdw.net (043)256-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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