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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고령에도 포교당을 이끌어 온 이흥세(93) 법사가 동산불교대(학장 무진장)에 마포포교당을 무상 증여해 화제가 되고 있다. 마포포교당은 이 법사의 불자로서의 꿈과 포부가 가득 담긴 공간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그러나 8월 18일 동산불교대에서 진행된 증여식에서 이 법사는 “올 4월 탈장 수술을 받고 급격히 건강이 안 좋아진데다 현재 뇌졸중 증세까지 있어 법당을 떠날 때가 된 것을 느꼈다”며 “동산불교대가 마포포교당을 더욱 잘 이끌어줄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한결 가볍게 모든 것을 내 놓을 수 있었다”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이 법사가 말하는 ‘모든 것’은 그야말로 마포포교당의 ‘모든’ 살림살이. 불상이나 탱화 같은 법당 장엄물 뿐만 아니라 밥솥, 정수기, 그릇 까지 이법사는 포교당의 ‘모든 것’을 꼼꼼하게 목록에 기재해 그대로 동산불교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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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재산이지요. 그러나 부처님 법을 따르는 사람으로 제가 가꿔온 전법 현장을 돈으로 사고파는 게 맞을까, 고민 했습니다. 동산불교대가 재가불자 신행활동을 열심히 하는 단체니 제 뜻을 이어가기에 적격인 셈이지요.”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이사장까지 지낸 이흥세 법사는 70년 처음 불교에 귀의, 그해부터 포교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어 82년 도심 재가불자 포교를 목표로 마포포교당의 문을 열어 23년 동안이나 같은 자리에서 마포포교당을 지켜왔다.
“마포포교당 개원 초창기에 청년이었던 사람들이 이제 모두 중년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지역 불자들이 마포포교당과 세월을 함께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