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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충사 템플스테이로 '폭포 참선' 뜬다
계곡 폭포에 앉아 속진 씻어 낸다
‘이 물소리를 듣는 놈이 누군가’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폭포 옆 바위 곳곳에 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8월 14일 표충사(주지 청운) 템플스테이에 참석한 44명은 재약산 계곡에 들어 속진을 털어내고 있었다.

표충사를 품은 재약산 계곡 폭포에 앉아 참선 삼매에 빠졌다.
표충사를 출발해 한 시간 남짓 산을 올랐다. 여느 사찰의 템플스테이에서는 맛볼 수 없는 폭포 참선을 체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빠오는 숨도 흘러내리는 땀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올라온 길이었다.

템플스테이 담당 혜원 스님의 참선에 대한 설명을 듣고 폭포수 소리만 가득한 계곡 바위에 자리를 잡았다. 헐떡이던 호흡이 가라앉고 땀도 식으니 안에서 올라오는 생각들이 바위에 부딪혀 생기는 포말보다 더 많이 일어난다. 그러나 ‘이 물소리를 듣는 놈이 누군가’ 오로지 한 생각을 이어가는 동안 어느새 폭포의 시원한 물소리를 따라 잡다한 생각들이 말끔히 씻겨져 버렸다.

표충사가 템플스테이를 상설하면서 시작한 재약산 계곡 폭포 참선과 1천m 고지 습지답사는 반응이 폭발적이다. 사찰 예절, 108배, 발우공양 등의 기본적인 사찰 체험을 마친 뒤 자연 속에서 이뤄지는 프로그램이 도심의 각박함에 지친 이들에게 신선한 활력소가 되는 까닭이다.

재약산을 오르는 사람들
이날 폭포 참선을 마친 이진오(34. 구미시) 씨는 “2주전 이 프로그램에 참석한 친구의 권유로 오게 됐다”며 “폭포수가 흘러가는 소리가 마음에 안정을 준다”며 다른 직장 동료에게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지영(27) 씨는 “회사일로 답답할 때도 많은데 오늘 들었던 시원한 물소리를 떠올리면서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표충사 템플스테이는 이 밖에도 영남알프스로 통하는 재약산 끝자락에 있는 고사리분교와 고산 습지 탐방, 암자순례 등 건강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얻으며 서울, 인천, 부산, 대구 등지에서 참가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서울에서 함께 참여한 한규만(54), 김금자(54) 부부는 “38년 전 고등학생불교학생회 수련회 다녀간 기억을 더듬으며 왔는데 역시 오길 잘했다”며 “마음도 다스리고 일상에 바빠 돌아보지 못했던 나를 한번 점검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표충사 주지 청운 스님과 차담을 나누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
연휴를 맞아 1박 2일과 2박 3일로 나눠 진행됐던 8월 13, 14, 15일 프로그램은 108배, 참선, 울력, 표충사 주지 청운 스님과의 차담, 다도, 암자순례 등으로 진행됐다. 매월 둘째, 넷째 주말에 템플스테이를 상설하고 있는 표충사는 앞으로 10명 이상의 신청자가 있을 경우 언제라도 템플스테이를 열 예정이다. 표충사와 재약산 정상을 연결하는 코스를 4단계로 나눠 참가자의 성격에 맞게 적절하게 조절하며 진행하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다.

표충사 주지 청운 스님은 “산사에 와서 각박한 세상사를 잊고 물, 바람, 자연과 하나 되어 나를 텅 비워버리면 자기 자신의 참다운 모습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템플스테이의 의의를 설명했다. http://www.pyochungsa.or.kr (055)352-1070
천미희 기자 | gongsil@korea.com
2005-08-19 오전 1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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