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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몸과 마음의 성품을 ‘아는’ 수행법
【수행기획】‘하고 싶은 수행’, 전문가에게 묻다⑥ 위빠사나 수행


행선 중인 보리수 선원의 신도들.
‘내가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위빠사나 수행이 던지는 핵심 질문이다. 시간적으로는 ‘지금’, 공간적으로는 ‘여기’가 위빠사나의 핵심을 이룬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몸과 마음의 자연적인 성품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린다는 위빠사나는 단연 ‘찰나의 수행’이다. 순간순간 대상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흐름을 집어내는 수행법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 위빠사나 수행의 원리는 무엇일까? 김맹산(73ㆍ충북 제천시 송학면), 김경란(44ㆍ경기도 양평군 용문면)씨가 8월 16일 20년 넘게 위빠사나 수행법을 지도하고 있는 붓다락키타 스님(서울 보리수선원장)을 찾아 물었다.


# 몸과 마음의 성품 알아차리기

늦깎이 수행자 김맹산씨의 첫 질문은 이랬다.

“용어가 상당히 낯설어요. 위빠사나, 사마타, 사띠, 마음챙김, 알아차림 등의 용어들이 무슨 말인지 궁금해요.”

보리수선원장 붓다락키타 스님으로부터 위빠사나 수행법을 배우고 있는 김맹산 씨(사진 왼편)와 김경란 씨(사진 오른편).
“위빠사나 수행원리를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서 그런 거예요. 우선 위빠사나는 위(Vi)와 빠사나(Passana)란 두 단어로 이뤄진 복합어입니다. ‘위’란 말은 3가지 특성을 일컫는데, 몸과 마음은 항상 됨이 없고 고통스러우며 그 어디에도 나란 것은 없다는 것을 뜻해요. 삼법인(三法印)을 의미하는 거죠. ‘빠사나’는 이런 삼법인을 ‘바르게 이해하고 꿰뚫어본다’는 뜻이죠. 또 사띠(Sati)란 말은 ‘알아차림’이라고 해요. 또 ‘마음챙김’이라고도 하죠. 사마티(Samati)는 마음집중의 의미지요.”

“위빠사나 수행은 무엇인가요?”

“고통을 받는 것은 집착 때문이죠. 고통을 없애려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의 자연적인 성품을 알아야 해요. 그 괴로움의 원인을 바르게 ‘아는’ 것이 바로 위빠사나 수행이에요.”



# ‘아는’ 것과 ‘잊는’ 것의 차이

김맹산씨의 질문은 위빠사나와 사마타의 차이점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위빠사나와 사마타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사마타(止)는 마음을 한곳에 모으는 거예요. 반면 위빠사나(觀)는 대상들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겁니다. 차이점은 번뇌의 뿌리를 뽑지 못한 채 마음집중하는 것이 사마타이고, 마음의 정화, 슬픔과 즐거움 등을 소멸시켜 열반을 얻게 하는 것이 위빠사나이지요. 즉 위빠사나는 몸과 마음을 ‘아는’ 수행이고, 사마타는 그것들을 ‘잊는’ 수행인거죠.”

“정신집중력을 향상시키는데 사마타 수행이 효과적이면, 처음부터 위빠사나 수행하는 것이 나을 턴데요. 왜 위빠사나 수행을 해야 하나요?”

“시간적 여유가 많은 분들은 사마타를 먼저 하고 다음에 위빠사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마타를 3개월 이상 하고, 위빠사나를 하면 매우 빠르게 대상 하나하나에 삼법인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지요. 하지만 사마타는 한 대상만을 계속 집중해야 하기에 매우 단조롭고 지루한 것이 단점이죠. 반면 위빠사나는 지금의 대상들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때문에 수행의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죠.”



# 현재의 삶을 정확하게 짚어줘

이번에는 위빠사나 수행 3년째인 김경란씨가 말을 받았다.

“위빠사나 수행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일상생활에서 대상을 관할 때 자주 놓치게 된다며 그 이유에 대해 묻고 있는 김경란 불자. 사진=김철우 기자
“우리는 삶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해요. 감각기관은 항상 밖을 향해 있지요. 그래서 바깥 현상만을 쫓아가게 됩니다. 위빠사나는 이처럼 밖으로 향한 마음을 안으로 바꿔, 현재의 삶을 있는 그대로 통째로 보게 해요. 자신의 잘못을 자각케 하지요. 달리 말하면, 지금의 삶을 정확하게 짚어줘, 이기적인 삶을 남을 위한 삶으로 바꿔주는 거지요. 때문에 위빠사나 수행은 자리이타의 실천법이에요.”

“특히 재가불자들에게 좋은 수행법이 되겠네요?”

“맞아요. 위빠사나는 지금 자신이 움직이는 것, 이 순간 느끼는 상태 등을 그대로 알게 하죠. 즉 삶을 더 분명하게 볼 수 있게 한다는 거죠. 그 움직임을 움직임으로 알고, 또 그런 앎을 통해 지혜를 얻게 되면, 현실을 살면서도 늘 자신을 알게 되죠.”



# 밥먹을 땐 밥먹는 것에, 걸을 땐 걷는 것에 마음 두기

곧이어 김경란씨가 위빠사나 수행에서 겪은 경계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대상에 빠져 헤매다 겨우 돌아올 때가 많아요. 알지 못하는 영상들이 갑자기 튀어나와 무엇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신기한 나머지 계속 들여다보고 하죠. 그러다 결국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정신은 이내 혼미해지곤 해요. 왜 그런가요?”

“정신적인 것은 매우 미묘하고 복잡해요. 수행자가 그 마음과 마음의 요소를 알지 못하면, 그것이 빠지게 돼요. 영상이 나타나는 것은 이미 영상이 일어날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이에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다스리는가’에요. 사띠(알아차림)로써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면 돼요.”

위빠사나와 사마타 수행의 차이점을 묻고 있는 김맹산 불자. 사진=김철우 기자
이번에는 김맹산씨가 위빠사나 수행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밥을 먹을 때는 밥을 먹는 것에, 걸을 때는 걷는 것에 마음을 두세요. 몸과 느낌, 마음, 법(대상)에서 일어나는 것을 그대로 알아차리세요. 그러면 혼자 위빠사나 수행을 하더라도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어요.”

“일상생활 속에서 수행할 때, 어떤 마음으로 점검해야 할까요?”

“사실 점검은 1:1로 해야 해요. 사람마다 업이 다르기 때문이죠. 즉 수행자의 근기에 따라 가르침을 줘야 한다는 의미죠. 스승이 필요한 이 때문이에요. 만약에 수행자가 스승의 점검을 받지 못할 때는 경전에 근거해 자기 점검을 하세요. 경전으로는 <청정도론> <아비달마논장> 등을 근거로 삼으면, 수행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거예요.”


■ 위빠사나 수행 지도하는 붓다락키타 스님은…

스님(사진)은 1990년 미얀마에서 출가 이후, 태국 라오스 등지에서 13두타행을 해오고 있다.
보리수선원장 붓다락키타 스님.
지난 1999년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보리수선원을 개원한 스님은 2003년 원광대 불교대학원 강의, 신림종합복지관에서 1년간 알코올 중독자를 위한 수행지도 등을 했으며, 최근에는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여름 위빠사나 수행 교원 직무연수’ 프로그램도 위탁받는 등 위빠사나 수행법의 대중화에 진력을 다하고 있다. (02)517-2841. www.borisu.or.kr



■ 위빠사나 수행의 포인트는?

위빠싸나 수행의 핵심 포인트는 ‘마음챙김’에 있다. 호흡과 마음을 지켜봄으로써 신체 각 부분과 감각 대상, 마음과 마음의 대상에 대해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챙김의 네 가지 대상(四念處)으로 경전에서는 몸, 느낌, 마음, 법(法 생각의 대상)의 네 가지가 설해져 있다. 네 가지 대상은 간단하게 육체적인 현상(色 ruupa)과 정신적인 현상(名 naama)으로 분류된다.

마음챙김은 마음과 육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든지 간에, 현재 이 순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릴 것을 요구한다. 결국 두 가지 중요한 수행법인 사마타(Samatha: 정적, 고요, 집중)와 위빠싸나(Vipassana: 지혜, 통찰력)를 통한 마음챙김으로 무상, 고, 무아를 깨달아 열반에 이르는 수행과정이 바로 위빠사나 수행법이다.

관련 링크 : 부다피아 수행법 메뉴 가기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2005-08-18 오전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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