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마음이 열려야 보입니다. 닫으면 볼 수 없습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요? 그런데 왜 그 말이 낯설게만 느껴지는 걸까요? 그동안 바빴다고, 사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고만 말할 수 있을까요?
8월 5일, 공주 마곡사 연화당에서 ‘부부’만을 위한 자비명상 템플스테이가 열렸습니다. 마곡사와 저희 현대불교신문사가 큰맘 먹고 준비한 수련회이지요. 예상보다 많은 부부들이 참가했습니다. 전국의 15쌍의 부부가 이곳으로 왔지요. 은행원, 요가 강사, 회사원, 교사 등 다양한 일을 하는 부부들이 마곡사로 모여들어왔지요. 황금 같은 여름휴가를 부부명상 템플스테이에 맞춘 부부, 임신 중인 아내와 참가한 남편 등 동참 사연도 가지 가지였습니다.
7일까지 열리는 부부명상 템플스테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로 진행됩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남편이 아내에게 하는 108배’, 새벽숲길 걷기 명상, 부부가 함께 하는 체조, ‘화’ 다스림 명상 등 기대가 되는 프로그램들입니다.
첫 날은 자기소개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과 사찰 기본예절이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자기의 장점 50가지를 적어보는 시간도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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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확인하고 싶습니까? 그럼 눈으로 대화하세요.” 결혼 22년차 부부 김용기(52ㆍ서울 도봉구 창5동) 김계희(49)씨. TV에서 마곡사 자비명상 템플스테이를 본 아내 김계희씨가 먼저 남편 김용기씨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고 합니다. “여보! 떠납시다. 아들놈들 걱정 말고요” 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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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두 손을 말없이 포개 잡았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여보! 고생 많았지.” 공주 마곡사 연화당은 15쌍의 부부들의 살뜰한 고백들로 넘쳐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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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 더 열심히 사랑하겠습니다.” 요가 강사 이강언(38ㆍ서울 마포구 서교동) 송선정(35)씨가 손을 맞잡고 마곡사 포교국장 마가 스님의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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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부끄럽다고 했습니다. 아니 어색하다고 했습니다. 오랜만에 내 남편과 내 아내의 손을 잡아봤기 때문이었습니다. 참으로 바쁘게 살아왔지요. 이제는 손잡고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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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들이 아내들에게 3배를 올립니다. 결혼 21년 된 고진각(47ㆍ서울 관악구 봉천1동) 김옥분(45) 부부가 연신 겸연쩍은 미소를 내보입니다. 아내 김옥분씨의 말이 기찹니다. “남편 절을 처음 받아보네요. 감개가 무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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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합장으로 남편의 절을 받습니다. 서로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돌이켜봅니다. 서로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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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난 내 장점을 잘 찾지 못할까?” 늘 나의 부족함이 무엇인지만을 고민해왔다고 합니다. 시부모와 친정부모 그리고 남편과 자식들이 전부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지냈다고 하는군요. 초등학교 교사인 김계희(49)씨는 한동안 상념에 젖은 채 펜만 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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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강사 이강언씨가 자기 장점 50가지를 적은 종이입니다. “노래를 잘 한다. 글씨를 잘 쓴다” 등 장점들이 빼곡합니다. 묘운 스님이 참가한 부부들에게 물었습니다. “그간 살면서 얼마나 자신의 문제에 충실해왔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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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자기 장점 50가지를 다 쓴 이강언씨입니다. 대단하지요. 참가한 부부들 앞에서 50가지 장점들을 일일이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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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언씨의 아내 송선정씨가 미소 짓고 있습니다. 자기 장점 50가지를 자신있게 읽고 있는 남편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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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첫날 일정이 끝나갈 무렵 한 부부가 서로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하지만 들리지 않습니다. 마곡사 계곡을 스치는 물소리에 뭍혔기 때문입니다.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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