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 신행 > 수행
마곡사 여름명상 템플스테이 '어린이 명상'
문수ㆍ보현동자들 템플스테이 마곡사 여름 명상학교

개구쟁이 선재동자들이 마곡사 부처님 품안에 포옥 안겼습니다.
마곡사 제6차 여름템플스테이 ‘어린이 명상’은 7월 29~31일 전국에서 100여명의 어린이들이 동참했습니다. (제5차 소년소녀가장 청소년 템플스테이는 7월 27~29일 열렸습니다=편집자)

신나는 여름 어린이명상템플스테이가 열렸다
묘운 스님과 대천ㆍ충청지역 포교사 선생님들의 지도 아래, 아이들은 2박 3일간 불교를 보다 깊이 체험하고 자연과 하나가 됐습니다. 아이들의 신나는 여름 불교학교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7월 29일 입재식에서 마가 스님이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다리가 아프고 새벽 예불에서 졸려도 이 정도는 이겨내야 해요. 반찬도 풀밖에 없어요. 이번기회에 뱃살도 한번 빼보세요, 나물만 먹으면 날씬해집니다. 여기서 여러분은 사랑받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 갈 겁니다. 선생님들과 멋진 여행 시작합니다. 잘 할 수 있겠죠?”
아이들은 한 입으로 크게 "네~ㅅ”

어린이 명상 첫날입니다. 점심공양을 마친 아이들은 엄마 아빠를 떠나보내고 연화당 큰방에 모여 파란반 초록반 주황반 노란반 반도 나누고 담임선생님도 정했습니다. 아이들은 2박 3일 동안 펼쳐질 명상여행에 대한 기대로 누구하나 찡그리지 않고 즐거워합니다.

참가 어린이들은 친구들과 2박3일 산사의 일상을 체험한다
창경이가 큰소리로 “내가 웃으니 연꽃이 활짝, 아자!! 연꽃!!”이라고 목청을 높입니다. 선생님과 아이들은 주홍색 이름표를 단 친구들을 연꽃반이라고 이름 짓고, 연꽃반의 구호도 정했습니다.
이제 묘운 스님은 아이들에게 가족들의 자랑거리 장점을 적어내랍니다. 아이들은 연화당 마루에 배를 깔고 엎드렸습니다. 아이들은 곰곰이 자신이 누구인지를 생각하고 저마다 아빠 엄마의 장점, 나의 장점을 또박또박 적어 내려갑니다. 이 시간은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명상활동에 집중 할 수 있도록 자기긍정을 심는 과정입니다. 묘운 스님은 이런 방법으로 “아이들이 자신을 긍정하게 만들어 부정적인 사고를 없앨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바로보고 칭찬할 수 있는 아이가 남을 칭찬하고 받아들이는데도 능숙하기 때문이랍니다.

6학년 현제는 아빠가 자신을 친구처럼 대해줘서 좋답니다. 라면도 잘 끓여주시고 낚시를 좋아하셔서 회도 많이 만들어 주신답니다. 결정적으로 돈을 벌어 와서 좋답니다.

3학년 아정이는 누가 봐도 훌륭한 엄마 아빠를 가진 듯합니다. 이런 것도 자랑거리인가 싶습니다만, 자신은 시력이 좋답니다.

그런데 아이 하나가 슬며시 혼자 눈물을 흘리다 슬며시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무슨 사연인지 엄마 아빠와 가족들을 자랑해보라는데도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아파하는 모양입니다. 두 분 스님과 선생님들은 “2박 3일 동안 어린아이의 마음에 막혀있는 무언가를 어루만지기 위해 내내 마음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합니다.

“백련암 참배하고 개울가에선 물장구”

둘째 날 새벽 3시 예불을 알리는 도량석 소리에 아이들은 잠을 깼습니다. 아직 잠에 취해 정신도 차리지 못한 아이들이 이불을 개고 대광보전으로 향합니다. 도시에서만 자라온 아이들에게 새벽 3시는 아무래도 무리였나 봅니다. 곧 기도스님의 목탁소리에 예불이 시작됩니다. “아금청정수 변위감로다 봉헌삼보전(반배)~” 아이들은 대견하게도 서툴지만 정성을 다해 예불을 마쳤습니다.

예불이 끝나자 마가 스님은 “이제 108배를 시작할겁니다.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따라하세요, 힘들다고 느끼는 내 몸이 무슨 생각을 하고 말하는지 느껴보라”고 말합니다.

아이들은 죽비소리에 맞춰 내 주변에 가장 가까운데 있는 고마운 분들을 위해 절을 합니다. 첫 번째 절은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이어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선생님 감사합니다”며 정성을 다해 엎드리고 일어납니다. 마지막으로 “할머니 감사합니다.”를 외치고 ‘고두례(叩頭禮)’후 힘겨운 108배를 마칩니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고마운 생각들을 고스란히 내 의식속에 담아내려 눈을 감고 앉았습니다. 차가운 새벽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씻어 줍니다.

아이들은 묘운스님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다스렸다
점심공양을 마치고 아이들은 은적암 백련암을 올랐습니다. 4학년 소현이는 막내 동생 효상이의 손을 꼭 잡고 가파른 언덕을 천천히 잘도 오릅니다. ‘일현교(一玄橋)’를 건너 개망초가 흐드러진 오솔길을 따라 오르니 금세 백련암이 보입니다. 선생님과 아이들은 가지고간 수박을 배가 터지도록 실컷 먹고, 귀가 따갑도록 매미소리를 들으며 산을 내려왔습니다. 아이들은 어느새 자연의 친구가 되고 일부가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아이들이 목 놓아 기다리던 물놀이 시간이 되었습니다. 박물관 건너 개울 징검다리를 100명이 되는 아이들이 진을 치고 물을 첨벙입니다. 개울을 하얗게 메운 아이들이 장관입니다. 아이들은 넉넉한 웃음의 묘운 스님을 타깃삼아 신나게 물장구를 칩니다. 지나가던 어른들도 걸음을 멈추고 부처님의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미소 지으며 쳐다봅니다. 그저 바라만 봐도 신나는 한여름 오후, 하루해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는 천진불들입니다.


‘어린이 5계’ 받고 불제자 다짐

마가 스님을 계사로 셋째 날 오전 9시 30분부터 대광보전에서 수계식이 열렸습니다. 100명이나 되는 어린아이들의 수계식은 그냥 보기 아까운 광경입니다.

“이유없이 목숨을 죽이지 않겠습니까?” “네, 죽이지 않겠습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겠습니까?” “네, 하지 않겠습니다!”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겠습니까?” “네, 훔치지 않겠습니다!”
“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겠습니까?” “네, 싸우지 않겠습니다!”
“부모님께 효도하겠습니까?” “네, 효도하겠습니다!”

아이들은 씩씩하게 어린이 5계를 모두 지키겠다며 다짐합니다.
수계식을 마친 아이들은 이날 수많은 친구들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훌륭하고 아름다우며 사랑받을 가치가 충분한 사람인가를 확인했습니다.

먼저 5명의 어린이가 상위에 올라가 묘운 스님, 여러 선생님들, 다른 아이들로부터 3배와 공경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처음 상 위에 올라 앉아 합장한 채로 절은 받는 아이들은 이 광경이 어색한지 머쓱한 표정입니다. 연우도 이러한 상황이 어색한 듯 헤헤거리며 웃기만 합니다. 지금껏 자기가 진정으로 절을 받을 만한 사람인지 한번도 인식하지 못했던 탓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제 자신을 사랑하고 남을 배려하며 자비심 넘치는 부처님의 제자로 자라날 것입니다. 오후가 되자 짧았던 마곡사의 여름 어린이 학교가 끝나고 아이들은 각자 자신의 집으로 향합니다. 아이들은 마음속으로 외칩니다. ‘범종루 옆 어슬렁거리던 백구야, 공양간 고양이야, 백련암 다람쥐야 내년에 다시보자!’라고.
조용수 기자 | pressphoto1@hanmail.net
2005-08-05 오후 2:16:00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4. 11.2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