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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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행은 의식주부터 탐욕ㆍ집착 벗는 수행
경성 스님에게 듣는 ‘두타행’ 수행법

두타행의 핵심은 소욕과 지족이라고 강조하는 경성 스님.
【전문】“두타행(頭陀行)은 의식주 생활를 누리고 살면서 생기는 욕심과 탐욕을 털어내는 생활수행법이다. 그래서 붙여진 애칭이 ‘먼지털이개’ 수행법이다. 소욕(少欲)과 지족(知足)이란 빗자루가 삼독심의 쓰레기를 말끔히 쓸어내기 때문이다.”
최근 <불교수행의 두타행 연구>를 펴낸 해인사 희랑대 경성 스님(사진)은 두타행을 이렇게 설명하며, 두타행이 ‘수행의 생활화’에 지침이 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스님은 두타행이 청정한 지계의 터전을 마련하는 한편, 정각(正覺) 성취의 발판이 된다고 역설했다.
그럼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가, 또 다른 수행법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탐욕을 소욕으로’, ‘지족을 희족(喜足)으로’ 전환시킨다는 두타행에 대한 궁금증을 경성 스님에게 물었다. (055)932-7301

▶스님께서 최근 펴낸 <불교수행의 두타행 연구>는 두타행에 대한 연구서로서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발간한 이유를 말씀해주십시오.
-순종적인 자세로 계율을 받아들이기보다 체계적이고 학문적인 의미로 계율을 연구하고 싶었죠. 즉 계율이 수행의 지침임을 확인하려고 했던 거죠. 그러다보니 계율에 앞서 선행돼야 하는 기본적인 의식주의 지침인 두타행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지요.

▶두타행 수행이 무엇입니까?
-두타행은 의식주 실생활에서 탐욕을 떨어내고 소욕(少欲)과 지족(知足)을 실천하는 생활수행법이에요. ‘두타’란 먼지털이개로 옷에 묻은 먼지와 때를 흔들어 떨어낸다는 의미에요. 그래서 우리 마음속의 탐욕을 떨어내고 제거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이 두타행 수행의 특징이죠.

▶설명이 관념적인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두타행 수행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요?
-중국불교 두타행자 혜만(慧滿)과 도선(道宣) 선사를 예로 들어 구체적인 두타행 수행법에 대해 말해보죠. 우선 혜만선사는 일생동안 한 벌의 분소의와 일식을 수행하며 검약을 실천해서 집착과 탐욕을 떨어냈지요. 이런 공덕으로 혜만은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고 무욕의 청정한 마음으로 신체와 의복까지도 청정해졌다고 해요. 도선선사는 <청심계관법(淨心戒觀法)>에서 발우에 담긴 음식을 먹을 때에는 동일한 분량의 농부의 피와 땀을 상기해 몸을 지탱하기 위한 방편으로 밥을 먹어야 했고, 옷을 입을 때에는 한 벌의 옷에 담겨있는 모든 공력(功力)과 상해(傷害)를 기억해 좋은 옷을 입거나 많은 옷을 갖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죠. 또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시주의 허물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서 총간(塚間:무덤)이나 수하(樹下)에 머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고 자신의 두타관을 펼쳤지요.

사진은 지난 1998년 부산 태종사에서 7일동안 열린 두타행 정진 모습. 9명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1일 1식하며 좌선과 경행을 겸해 24시간 용맹정진했다.
▶유래와 배경이 궁금합니다.
-기원은 인도의 사문수행에서 시작하지요. 신분계급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든 누구나 원하는 시기에 수행했던 사문 수행자들은 수하석상(樹下石上:나무 아래 돌 위)의 생활을 출가의 시발점으로 삼았지요. 석가모니부처님께서도 출가 당시부터 이들의 전통을 계승, 분소의(糞掃衣)를 입으면서 수행을 시작했지요. 이후 교단이 구성됨에 따라 두타행의 이념과 취지가 수행생활에 자리 잡게 되죠. 이것은 고행을 견디는 행위보다 수행자의 자각적인 몸가짐을 더 중시하는 생활방법을 취했음을 의미해요.

▶왜 두타행이 중요할까요, 또 오늘날 두타행 수행이 제대로 계승되고 있는지요?
-오늘날은 모든 것이 구비된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어요. 그러나 이런 풍요와 진보의 시대에도 불화와 반목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치지 않는 욕망과 만족할 줄 모르는 소유욕에서 비롯돼요. 풍요와 소유욕은 비례하잖아요. 그래서 탐욕과 집착에서 벗어나 위해서 두타행 수행이 필요해요. 수행 이전의 의식주 생활에서부터 탐욕과 집착을 벗어나야만 이상적인 수행도 되고, 지혜를 실천하는 지름길이 마련돼요. 두타행 가운데 장좌불와(長坐不臥)와 일식(一食)은 근현대의 조사스님들에 의해 면밀히 전승되고 있는 수행법이에요. 성철 자운 취봉 혜암 일타 스님 등 많은 스님들은 장좌불와와 일종식의 전통을 계승한 두타행자라고 할 수 있어요.

▶다른 수행법과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스님은 “두타행을 지계수행의 기초가 된다”고 하셨는데요. 두타행과 계율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대지도론>에서 “두타가 계율은 아니지만 능히 실천한다면 계율을 장엄한다”고 했으며, <화엄경>에서는 “두타법이 계행은 아니지만 곧 계를 장엄하는 기운이며 힘이라고 한 것”은 계율을 수지하기에 앞서 두타행을 실천하면 지계 수행에서 장애를 없애는 이익이 있다고 강조한 거지요. 또 계율이 수행공동체의 화합과 발전을 도모하는 자발적인 실천덕목이라면, 두타행은 의식주에서 탐욕을 떨어내는 권장덕목이에요. 의식주 생활이나 수행공동체의 집단을 떠나서 수행할 수는 없어요. 그러므로 두타행과 계율은 모든 수행자의 기본적인 조건이자 수행법인 거지요.

▶재가불자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두타행 수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은?
-12두타행의 현대적 응용이 요구돼요. 즉 미식이나 탐식을 추구하지 않고, 값비싸고 귀한 옷이나 좋은 촉감의 옷이나 많은 옷을 소유하지 않으며, 사람들과 어울려 놀아대거나 웅장한 집에서 좋은 침구에 대해 욕심을 내지 않는 것 등으로 두타행을 실천할 수 있지요. 이렇게 보면 소박하고 자연적인 삶을 추구하는 점에서 요즘의 웰빙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웰빙은 그저 잘 먹고 잘 살기만을 추구한 반면, 두타행은 소박하고 자연적인 생활 자체에서 소욕과 지족을 추구한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 진정한 두타행의 실천은 이렇게 아껴진 비용이나 시간 등을 어려운 이웃을 위한 보살행으로 나타나야 해요. 그것이 바로 두타행의 이념인 소욕과 지족을 구현하는 것이며, 한 단계 뛰어올라 희족(喜足)할 줄 아는 두타행자의 참모습이에요.


경성 스님은 누구?

경성 스님은 혜총 스님을 은사로 해인사에서 출가했으며,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해인사 강원과 율원을 졸업했고, 해인사와 범어사 선원 등에서 정진했다. 학부는 중앙승가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파계사에서 무봉성우 율사스님으로부터 율맥을 전계 받았다. 현재 해인사 희랑대에 머물며 조계종 단일계단 교수사와 중앙승가대학교 강사를 맡고 있다.


12두타행이란?

<유가사지론>에 의하면, 음식에 대한 탐욕에는 맛있는 음식을 탐내는 미식탐(美食貪)과 많은 음식을 탐내는 다식탐(多食貪)의 두 종류가 있으며, 미식에 대한 탐욕을 제거하기 위해서 걸식(乞食)과 차제걸식(次第乞食)을 수행하고, 다식에 대한 탐욕을 다스리기 위해서 일식(一食)과 절양식(節量食)을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의복에 관한 탐욕에는 많은 옷을 소유하려는 다의탐(多衣貪)과 부드러운 촉감의 옷을 입으려는 연촉탐(軟觸貪)과 비싸고 귀한 옷을 입으려는 상묘탐(上妙貪)의 세 종류가 있으며 이것을 치유하기 위해서 분소의(糞掃衣) 등을 입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놀고 싶어 하는 훤잡탐(諠雜貪)을 제거하기 위해서 아란야(阿蘭若)에 머물고, 좋은 집에 대한 욕심인 옥우탐(屋宇貪)을 제거하기 위해서 수하주(樹下住:나무 아래 머물다)와 노지주(露地住:길에서 머물다)와 총간주(塚間住:무덤에서 머물다) 등을 수행하며, 항상 기대거나 눕고 싶어지는 의락와락(倚樂臥樂)을 다스리기 위해서 장좌불와(長坐不臥)를 수행하며, 푹신한 방석과 침구을 바라는 부구탐(敷具貪)을 제거하기 위해서 수좌(隨坐)를 수행한다고 설명한다.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2005-08-02 오후 2: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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