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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ㆍ사랑ㆍ보은의 가족템플스테이 셋째 날

길고도 짧았던 가족명상 템플스테이 셋째 날이 밝았다.

먼저 새벽예불로 하루를 시작한 참가자들은 마지막 날 회향에 앞서 삼 일간 머물렀던 도량을 깨끗이 치우는 울력을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아버지와 아들이 사이좋게 마당을 싸리비로 비질하며 땀을 흘렸다.
서로 껴안아보는 시간.
‘바람과 물’팀의 아버지 송기주 씨는 “이런 일 너무 귀찮고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아들에게 비질하는 요령을 가르치며 “매사에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야 네게 복이 되어 돌아간단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날은 ‘화 다스림 명상’ ‘천상천하유아독존’ 등 가족들이 집으로 돌아가서 한 가지씩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일정이 진행됐다. 묘운 스님은 “여러분이 화가 났을 때, 그 화를 다스리는 법만 알면 화목한 가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화 다스리는 법’에 대한 특강 서두를 열었다. “한의학에서도 억눌린 화가 병을 만들어 낸다고 하죠? 화 푸는 방법을 제대로 알면 갈등이 줄어들고, 보약 한재 먹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답니다.”

이어 스님은 “‘돌이 딱딱하다’는 객관적인 사실이고, ‘꽃이 아름답다’는 주관적인 감상이죠. 여러분은 화가 나는 상황을 ‘~구나’ ‘~겠지’ ‘~그래도 감사합니다’로 대입해 도식화함으로써, 화를 나게 만든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라고 요령을 설명했다. 오랜 세월 화나는 일이 있어도 상대방에 대해 체념하고, 자신이 참는 것으로 일관해왔던 참가자들은 서투르지만 힘겹게 화 다스림 명상을 배워나갔다. 참가자들이 스님의 지도 아래 상황을 ‘~구나’ ‘~겠지’ ‘~그래도 감사합니다’로 정리해 발표하자, 여기저기서 공감의 웃음이 터져나왔다.

“오늘도 남편이 집에 안들어왔구나. 친구들과 술 마시느라 늦어지는 것이겠지. 그래도 밖에서 교통사고 안내고 무사히 있어줘서 감사합니다.”

“냉장고 안의 토마토가 상했구나. 아내가 집안일, 아이들 공부 신경 쓰느라 냉장고 안까지 살피지 못한 거겠지. 그래도 아이들이 상한 토마토 먹기 전에 발견하게 되서 감사합니다.”

최악의 상황까지 이르지 않은 사실에 감사해하고, 걱정거리에서 한 발짝 떨어진 시선으로 살피는 방법을 배운 참가자들은 “배우자 역시 나와 똑같은 사실을 걱정하고 있다는 점을 새삼 알게 됐다”며 “앞으로는 부부가 일심동체임을 잊지 않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화 다스림 명상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참선하는 참가자들.
무엇보다도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 표현을 많이 해야 한다. 마가 스님은 2박 3일 동안 바로 이 점을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바로 내 가족인데, 우리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표현을 너무 아낀다”며 “내일이면 늦는다”고 거듭 강조한 것이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사랑받고 싶은 사람은 바로 오늘 말하는 법을 배우세요. 지금 이 순간, 비록 화가 난다 하더라도 가장 소중한 상대에게 화를 낼지, 성 안내는 얼굴로 미소지을지 결정하는 것은 여러분 자신입니다.”

스님은 또, ‘칭찬은 구체적으로 할 것’ ‘상대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 뒤 3초 이상 포옹해 줄 것’ 등 구체적인 칭찬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마지막 일정이자 마곡사 템플스테이의 하이라이트인 ‘천상천하유아독존’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사람”이라는 호명과 함께 한 가족씩 법상에 올라 스님과 사부대중의 삼배를 받는다. 참가자들은 “이토록 큰 선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전해주신 가르침을 잊지 않고 돌아가서 꼭 화목한 가정이 되도록 이끌겠습니다”라고 서원했다.

2박 3일 동안 정이 듬뿍 든 참가자들은 서로서로 끌어안으며 10월에 다시 마곡사에서 만날 것을 약속했다.
마곡사=이은비 기자 |
2005-07-25 오전 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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