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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출발’ 위한 마곡사 템플스테이 둘째 날
감사 명상, 죽음 체험 명상 등 프로그램 진행

손을 잡고 서로 힘을 모은다면 함께 일어날 수 있다는 진리를 배우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
이혼 등 삶의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새 출발을 다짐하는 마곡사 여름템플스테이. 그 둘째 날 프로그램은 새벽 3시 기상과 예불, 108배로 시작됐다. 이를 마친 참석자들은 새벽숲길 걷기명상, 앉아서 하는 명상을 하며 산사에서의 새로운 하루가 시작됨을 느꼈다.

둘째 날의 주요 프로그램은 ‘감사 명상’과 ‘구름이 흩어지듯(죽음 체험 명상).’ 먼저 참석자들은 ‘감사 명상’을 통해 내가 존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감사 명상은 모든 존재의 연관성을 깨닫게 하고 그 속에서 내가 존재함을 감사히 느끼게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참석자들은 지도법사 마가 스님으로부터 쌀알 한 톨을 받고 이것이 내 앞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생각해보라는 주문을 받았다. 참석자들은 5명이 한조가 돼, 쌀알이 만들어지기까지 필요한 과정 88가지를 종이 위에 적어보았다.

쌀이 우리 손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과정을 함께 생각하고 있다.


이것이 끝나자 템플스테이 지도법사인 마가 스님은 “쌀이 나를 찾아온 과정을 생각해 보세요. 누구의 도움으로 이 자리에 왔을까요? 쌀보다 백만 배 더 큰 나는 어떤 존재인가?”를 곰곰이 생각해볼 것을 다시 요구했다.

참석자들은 각자 느낀 바를 종이 위에 적어 발표의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 지혜(별칭) 씨는 “이번 명상을 하며 내가 쌀보다 더 가치 있는 존재인지 묻게 됐다”며 “내 존재가 여러 사람에 의미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발원했다. 유심(별칭) 씨는 “여기까지 오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내가 과연 그들이 원하는 모습이 됐는지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누워서 죽음 체험 명상을 하고 있다.



이어 마가 스님은 참석자들을 바닥에 눕혀 눈을 감게 한 후, “자기 자신의 얼굴을 선명하게 떠올려 봅시다. 내 모습이 어떤지 느낌을 살펴 봅시다”며 “내가 남을 미워하고 내가 근심 많게 사는 것에서 벗어나 진정 행복해지자”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점심 공양을 마치고 지도법사 묘운 스님의 인도로 태화산을 등반을 했다. 비오는 길을 우산을 쓰지 않고 걸으며 자연 그대로를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죽어도 살아남을 사람들을 위한 유언장을 정성스럽게 쓰는 참석자들.


참석자들이 온천욕과 저녁공양, 예불을 마치자 죽음 체험 명상인 ‘구름이 흩어지듯’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이것은 30분 후 죽음을 가정하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남길 유서를 작성하는 프로그램.

마가 스님은 “이 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과연 나는 미래를 장담할 수 있을까요? 꿈도 많고 할 일이 많지만 언제 죽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내가 죽었을 때 내 친구와 가족은 무슨 말을 할까 상상해보라”며 “삶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나는 것과 같고 죽음은 한조각 구름이 흩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은 30분 후에 죽습니다. 자기의 삶을 정리해 보자”며 참석자를 죽음 체험 명상으로 이끌었다.

이혼 등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많은 이유 때문인지 많은 사람이 자식, 부모님, 배후자에 대한 미안함과 애정을 드러냈다.

"아들아 미안하다." 아들에게 줄 유언장을 읽는 참석자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지혜 씨는 “사랑한다. ○○아. 네가 성장하는 모습을 봐줄 수 없어서 미안하구나”며 아들 걱정 때문에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지혜 씨는 “이혼하고 혼자 살며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려 너무 너무 죄송하다”는 유언장을 작성했다.

진(별칭) 씨는 자신을 사랑해주고 이해해준 부모님 형제 가족들에게 너무 너무 감사한다는 유언장을 만들었다.

한울(별칭) 씨는 “여보 미안해. 좀 더 잘 대해주고 기대고 싶은 아내가 되려고 했었다”고 이혼한 남편에 대한 유언장을 쓰고 “다음 생에는 좋은 엄마와 아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유언장을 마곡사를 감돌아지나는 개천 위 다리에서 태우고 있다.


강물(별칭) 씨는 “사랑하는 아들과 딸을 얻은 것은 내 생에 가장 기쁜 일이었다”고 아들과 딸에게 줄 유언장을 쓰고, “못난 엄마 아빠 때문에 많은 관심이 필요한 너희들이 고생했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강물 씨는 아내에게도 “사랑했기에 그래서 더 더욱 마음 아파야 했던 여보. 2~3년간 받은 상처들은 다 잊고 행복하길 바라오. 고마웠소”라고 덧붙였다.

죽음 체험 명상을 마친 참석자들은 마곡사 종무소 앞 다리에 나와 촛불에 유언장을 태우며 자신이 죽은 후 남을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했다. 그 이후에는 촛불 앞에서 3가지 서원을 세웠다.

내일 아침 108배는 이날 세운 3가지 서원 실천을 다짐하기 위한 것이다. 마가 스님은 “죽기 전에 그것을 꼭 실천하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참석자들에게 말했다.

내 가족과 친구


묘운 스님은 “마곡사 템플스테이는 사람 마음속에서 불같이 끓어오르던 나쁜 기운을 밖으로 배출시키고 좋은 기운을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며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좋은 감정을 발전시키고 그것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곳을 클릭하시면: 마곡사 템플스테이 홈페이지 가기
마곡사=강유신 기자 | shanmok@buddhapia.com
2005-07-11 오전 12: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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