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 신행 > 수행
고려사경 재현 법회에 참여 '환희'
나의수행법 이미화 씨의 사경수행기(하)



사경으로 많은 변화...늘 사물과 대화

사경수행자들의 뒷바라지를 하기 시작한 이후로 영광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대구 동화사 대웅전 보수 작업 중에 고려 사경들과 복장물들이 나왔다. 이 기회에 고려사경을 재현하는 의식을 거행한다는 사경연구회장 김경호 선생님의 말에 가슴이 뛰었다.

이미화 가정주부
곧장 난 의식 제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시간적 여유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이 됐다. 사경복, 도구, 체본 등이 일사불란하게 갖춰졌다. 서울에서도 사경수행자들이 내려오고 하여 여법하게 진행이 됐다. 부처님의 가피력과 사경 수행의 힘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연등을 든 청의동자와 홍의동자가 앞장을 서고 번(幡)이 뒤를 따르며 악단이 그 뒤를 따랐다. 사경지를 연(輦)으로 이운이 되고 스님들과 사경수행자들이 그 뒤를 따라 행진을 하고 향수와 꽃을 뿌릴 때, 마치 고려 시대로 온 듯 했다. 여법한 사경의 재현이 이뤄졌다.

그 순간, 난 생각했다. ‘이곳에 모인 사경수행자들은 아무래도 고려 때 인연인 것 같다’고. 사경수행자 모두는 환희심 속에서 “부처님 감사합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를 계속 연발했다.
108명의 사경수행자들이 모두 법복을 갖춰 입고 법당에 단정히 앉아 고려 사경 법회를 재현하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뿐만 아니라 난 사경하는 동안 법당에 부처님의 법력이 가득 차 있음을 느꼈다.

그 후로 난 욕심껏 사경을 했다. 너무도 열심히 하다 보니 허리와 어깨가 아파왔다. 그럼에도 난 ‘아픔도 친구 삼아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하며 합천 해인사로 찾아가 3보 1배도 했다. 이렇게 끊임없는 수행을 하다보니, 난 부처님의 크신 은혜를 아무런 거부감 없이 느끼게 됐다. 사경을 할 때는 항상 부처님께서 옹호 해주신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이렇게 해온 사경수행은 내게 많은 변화를 이끌었다. 마음이 움직이는 데에는 뜻이 늘 함께 했다. 모든 사물과 대화를 하게 됐고, 그 대화를 통해 그들의 마음을 알게 되었으며 도움을 받기도 했다. 산행 중 길을 잃을 때에는 날짐승이 인도하고 들짐승이 인도해 주기도 했다. 내 마음이 다른 사물의 마음과 일치됨을 경험했다.

사실 사경수행을 할 때, 처음에는 눈이 아프고 힘들었지만, 3개월이 지나고서 부터는 아주 맑고 깨끗한 눈으로 바뀌었다. 또 묵은 병이 재발해 치료를 하였는데, 사경수행으로 말끔히 나았다. 특히 많은 일들이 마음 먹은 대로 이뤄져 환희심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난 사경수행을 통해 증득한 것이 있다. 부처님의 말씀을 읽고 외우고 정성을 다해 사경을 한다면, 누구든지 본묘각(本妙覺)을 덮고 있는 억겁 생사의 망령을 떨치고 청정 법신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또 <중변불변론 무상승품>의 십종수지(十種受持), 또는 십종전통(十種傳通)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사경은 부처님 이치대로 글귀와 뜻을 취할 수 있게 했고, 바른 마음으로 듣고 외워 조용한 데에서도 이치대로 헤아릴 수 있게 했다.

난 늘 ‘부처님, 사경수행을 통해 얻게 된 이 모든 환희심과 감사의 마음을 당신께 정중히 바치옵니다’라고 발원한다. 그리고 ‘더욱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라고 서원한다. 이것이 바로 사경수행의 처음이자 끝이기 때문이다. <끝>
이미화 주부 |
2005-07-14 오전 10:11:00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4. 11.2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