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4월 5일. 군산에 거주하는 여산(김윤봉 55), 보현심(표경희 53) 부부는 2남 2녀 자녀와 함께 3000일 기도를 입제했다. 그리고 지난 6월 25일, 무려 9년만에 임실 상이암(주지 동효)에서 인연있는 불자들과 함께 조촐한 회향법회를 봉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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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방세계에 가득하신 불보살님이시여! 이 기도로 법계 일체중생이 발 보리심하여 해탈, 행복해지고, 아울러 저희 또한 세세생생 지은 업장 소멸하여 위없는 깨달음 이루어지이다”
기도 입제당시 초등학생이던 막내 보근이가 이제는 대학 3학년. 처음엔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읊조리던 발원문이 자신을 올곧게 지켜준 힘이었음을 느낀다.
여산 거사 가족의 기도는 문근, 보근 형제의 기도로부터 시작됐다. 동효 스님은 평소 잘 따르는 형제에게 끈기와 인내심을 심어주기위해 1000일기도를 권유했다. 선뜻 스님의 제안을 받아들인 아이들은 곧장 기도를 시작했다.
기도가 생활화 된 여산 거사 부부는 기도의 어려움을 알기에 “처음엔 며칠하고 그만 두겠지” 생각했다. 서너 달이 지나도 아이들은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기도했다. 힘을 북돋아 주기위해 부부가 아이들의 기도에 동참했고, 딸들도 함께 하겠다기에 가족이 모여 3000일 기도를 입제했다.
여산 거사 가족의 기도는 ‘천수 다라니(108독)-관음정근(15분)-발원문’순으로 1시간가량 진행된다. 시간과 장소는 각자 여건에 따라 자유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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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모르고 할 때는 쉬웠는데 커가면서 입으로만 하는 경우가 많아 부끄럽다”는 큰아들 문근이는 “이제 기도가 생활이 되었고, 사는 동안 끊이지 않겠다”고 했다.
여산 거사 가족은 3000일 기도를 회향한 다음날 아침 또다시 1000일 기도를 입제하고 각자의 생활터전으로 흩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