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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하나하나에 원을 세우는 보현행원"
‘하고싶은 수행’, 전문가에게 묻다④ 보현행원(普賢行願) 수행법
이종린 원장(사진 왼쪽)이 박현수(가운데) 곽주현 씨에게 <화엄경 보현행원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철우 기자


‘출생으로서 천인 또는 바라문이 되는 것이 아니다. 행위에 의해 천인도 바라문도 된다<경집>.’ 행위가 일체를 결정한다는 부처님의 말이다. 출생신분과 관계없이 ‘오늘의 행동’이 핵심을 이룬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보현보살이 선재동자에게 설한 10가지 보현행원은 단연 ‘원왕(願王)’이다. 부처님의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는 결정적인 행원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 보현행원의 원리는 무엇일까. 또 어떻게 수행하는 것일까? ‘행동 하나하나에 원을 세운다’는 보현행원(普賢行願). 곽주현(42ㆍ경기도 남양주시), 박현수(41ㆍ경기도 일산) 씨가 6월 28일 10년 넘게 보현행원 수행법을 보급하고 있는 이종린(서울 홍익소아과) 원장을 찾아 ‘보현행원수행의 ㄱㄴㄷ’을 물었다.

보현행원 수행으로 마음이 밝아짐을 경험했다는 박현수 씨. 사진=김철우 기자




#행동마다 서원을 세우는 보현행원


평소 <천수경> 기도를 해오다 최근 보현행원을 시작한 박현수 씨. 첫 질문이 직접적이었다.

“보현행원이 무엇입니까?”
“모든 중생을 행복하게 해주고, 생명을 자라게 하는 수행이에요. 생명을 살려주는 것이 보현행원의 요체죠. 그럼 생명은 어디서 자랄까요? 밝은 곳에서 자라요. 밝은 곳은 어딜까요? 긍정, 찬탄, 공경, 회향이 있는 데가 밝은 곳이에요. 보현행원은 이처럼 밝은 수행이에요.”

“생명의 자리는 무엇입니까?”
“깨달음의 자리에요. 바로 생명에너지가 충만한 불성(佛性)의 자리죠. 보현행원은 생명을 살리고 부처님처럼 살아가게 하는 수행법이에요.”

박 씨의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왜 보현행원을 합니까?”
“부처님 행을 실천하기 위해서죠. 부처님은 중생을 깨닫게 하려 오신 분이 아니에요. 일체 중생이 이미 깨달아 있음을 알리려 오셨어요. 그러니 지금 우리가 짓고 있는 행동 하나하나에 원을 세워야 하겠죠? 그래서 보현행원을 해야 하는 겁니다.”

“그럼 보현 10대 행원에는 무엇이 있나요?”
“부처님을 공경하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며, 만나는 이마다 지성껏 공양드리고, 잘못된 일은 즉각 뉘우치며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죠. 또 남이 조금이라도 잘한 것이 있으면 같이 기뻐하고, 만나는 이마다 부처님 법문 듣기를 청하며, 이 세상 모든 부처님들이 더 오래 우리 주변에 머무시어 더 많은 중생을 제도하시기를 바라야 한다고 보현보살은 말씀하시죠. 부처님을 본받아 공부 열심히 하기를 맹세하며, 곳곳의 중생들을 부처님 대하듯 섬기고, 행여나 생긴 이익이 있으면 모든 이들에게 나눠 드리는 것도 강조하고 있어요.”

보현행원 수행법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이종린 홍익소아과원장. 사진=김철우 기자



#공덕이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수행법


이번에는 곽주현씨가 말문을 열었다.
“보현행원 수행법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온갖 장애가 극복되고 마음의 평화를 찾게 돼요. 행원은 하는 것만큼 즉각적으로 공덕이 와요. 우선 부정적이던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어가며, 자신이 기쁨과 환희 속에 잠기게 되죠. 또한 내 주위의 분들이 나로 인해 기쁨을 얻고 부처님 품에 들게 돼, 내가 바뀌고 다른 이도 바뀌며 더불어 이 사회가 바뀌게 돼요.”

‘공경하면 자연히 하심이 된다’는 말에서 보현행원의 매력을 느꼈다는 곽씨. 질문은 보현행원 수행의 장점으로 이어졌다.
“보현행원 수행법이 좋은 이유가 뭘까요?”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삶 자체를 수행으로 만들죠. 그 자리에서 바로 저절로 수행을 할 수 있게 해요. 특히 보현행원은 배워서 하는 것이 수행법이 아니에요. 중생이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어요. 칭찬과 공경은 배워서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이어 박씨가 보현행원의 구체적인 행법에 대해 물었다.
“어떻게 수행해야 합니까?”
“우선 불교를 모르는 사람이 보현행원을 하려면, 소원을 세워야 해요. 소원은 배워서 세우는 것이 아니죠.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소원을 갖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무조건 ‘고맙다, 잘했다. 미안하다’는 말만 하세요. 보현행원을 몰라도 그대로 부처님 공덕의 바다에 들어가게 되죠. 불자들은 나를 기쁘게 하려는 욕심을 내지 말고, 부처님을 기쁘게 하겠다는 원을 가지면 돼요. 대상을 ‘나’에서 ‘부처님’으로, ‘욕심’을 ‘원’으로 바꾸면 되죠. 부처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 보현행원 수행의 핵심이에요. 사실 보현행원은 깨달음, 성불에는 관심 없어요. 오로지 공경, 찬탄, 예경, 참회 등 보현 10행으로 부처님을 기쁘게 하면 돼요.”

그간 기도하면서 순간순간 삶의 정체성에 빠졌다는 박씨. 이 원장의 설명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종린 원장의 설명을 듣고 있는 곽주현 씨. 사진=김철우 기자



#준비가 필요 없다, 믿으면 된다.


잠시 후, 박씨가 보현행원 수행을 하기 위한 마음자세에 대해 물었다.
“아무런 준비가 필요 없어요. 보현행원이 수행임을 믿으면 돼요. 그리고 자기 형편에 따라 지금 이 자리에서 부처님 생명으로, 살아가면 돼요. 사실 준비할 것이 없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황당해 하지요. 보현행원은 모든 것이 중생을 위한 삶으로 회향되고, 본래 불성이 이미 다 갖춰져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하기 때문이죠. 삶 자체가, 이 자리가 부처님의 참생명과 같다는 것을 알면 그대로 수행인 거죠.”

마지막으로 곽씨가 어렵게 한 마디를 던졌다.
“보현행원을 하다보면, 남들에게 뒤쳐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금강경> 독경하는 사람들은 ‘한 호흡지간에 일독이 끝난다’며 자신의 수행력을 확인하는데, 저는 ‘부처님을 기쁘게 하는 보현행원만 한다’고 생각하니, 늘 제자리에 맴도는 느낌을 받아요.”

“보현행원은 상호배타적일 수 있는 모든 수행법을 하나로 통합시켜요. 바로 법공양의 의미를 지닌 ‘여설수행공양(如說修行供養)’이 그것이죠. 여설수행공양은 참선, 염불, 관법 등 다양한 수행법들을 하나로 묶어 오로지 부처님으로 돌아가게 한다는 말이에요. 보현행원은 이처럼 우리 모두를 성불로 이끄는 수행법이에요. 일반적인 수행법은 우선 본인의 발전에는 기여하지만 타인에게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해요. 하지만 행원은 그 하나하나가 행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 주위의 행원을 하지 않는 사람조차도 같은 수행의 효과를 가져오게 하죠.”




▥보현행원수행 지도하는 이종린 원장은….


이종린 서울 강서구 홍익소아과원장(51ㆍ사진)은 1994년 불혹의 나이에 ‘널리 바치고 섬겨라’는 ‘광수공양(廣修供養)’란 <보현행원품>의 언구에 이르러 엄청난 감동과 충격을 받고, 보현행원 수행을 시작했다. 불문에 처음 발을 내딛은 것은 지난 1974년 서울대 의과대 재학 시절로, 이후 이 원장은 운허 탄허 월산 고암 구산 청화 혜암 스님 등 당대 선지식들을 찾아다니며 구도의 길을 걸었다.

한 때는 너무나도 다양한 수행법에 혼란과 좌절을 느껴 불교를 멀리 했던 적도 있었지만, 보현행원 수행을 본격적으로 한 이후, <님은 나를 사랑하시어> <세간 속에서 해탈 이루리> <실천 보현행원>(불광출판부) 등의 저서를 펴내며 보현행원 수행법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02)2659-1035 cafe.daum.net/bohhyun



▥보현행원 수행 포인트?


일상생활 자체가 수행임을 아는 것이 보현행원 수행의 핵심이다. 가령 화두를 들어도, 깨달아 부처 되려고 드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을 기쁘게 하고 내 깨달음을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들면 화두 드는 것이 그대로 보현행원이다. 지금까지 무의미하게 살던 일상생활, 삶의 현장 그대로가 생계의 수단이나 욕망의 달성 현장이 아니라 수행도량이 된다는 점이다.

이런 보현행원 수행은 입정→삼귀의→<반야심경> <천수경> 독송→총원(總願)→<금강경> <보현행원품> 독송→별원(別願)→회향 발원 순으로 대략 1시간 정도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반야심경> <천수경>을 독송하는 이유는 ‘마음의 텃밭’을 새삼 다지기 위한 것이다. 또 총원은 공부의 기본방향을 정한 후, 극진한 공경과 공양의 마음을 독경으로 닦아 나가기 위한 것이며, <금강경> <보현행원품>의 합송은 총원을 굳건히 해주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별원은 현재 자신의 고뇌를 부처님께 바치고 상의 드린 후, 지극한 마음을 부처님 명호, 또는 절, 참선을 함으로써 공양을 올리는 것이다. 현재 보현행원 수행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서울 불광사, 안성 도피안사 등 전국에 10여 곳이 있다.



▤ 보현행원 수행 10대 수칙


1. 매일 한번은 꼭 예불시간을 갖는다.
2. 일체 중생을 행복과 해탈로 이끌겠다는 서원을 세운다.
3. 염불이나 간경 등으로 부처님에 대한 그리움과 간절함을 키워간다.
4. 부처님과 대화하는 습관을 갖는다.
5. 모든 번뇌 망상이나 고통 등을 부처님께 있는 그대로 공양한다.
6. 행동 하나하나를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부처님을 위한 것이라고 다짐한다.
7. 모든 이들을 부처님처럼 대하려 하지 말고 부처님으로 대한다.
8. 주변 사람에게 먼저 고맙다 잘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늘 한다.
9. 익숙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하면 모든 것이 이뤄진다는 생각으로 계속한다.
10. 수행의 모든 공덕을 중생에게 돌린다.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2005-06-29 오후 4:49:00
 
한마디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수행이란 부처가 되기 위한 일체의 행위이지만 이 보현행원은 부처의 길을 가기 위한 행입니다. 나를 비롯한 삼라만상 그 어느 것 하나 부처 아닌 것이 없듯이, 나의 행원도 부처의 가르침에 따라 가면 곧 부처가 되는 길입니다. '고맙다, 잘했다, 미안하다'란 소박한 말에 모든 업장이 소멸되고 부처님 공덕세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
(2005-06-30 오후 6:37:54)
47
섬기고 공양하는 보현행원은, 우리 스스로를 못난 중생이 아니라 찬란한 부처님으로 다시 태어나게 합니다.그리고 그러한 보현행은 우리 뿐만 아니라, 본래불인 줄 모르고 아직도 미망을 헤메는 저 이웃들을 찬란한 부처님으로 역시 다시 태어나게 합니다. 일체 중생을 섬기고 공양하는 보현행! 그곳에서 우리는 깨달음을 못 이루어 한숨짓는 중생이 아니라, 이미 깨달음을 이룬 부처! 일체중생을 지혜와 자비로 제도하는 부처! 그 너그럽고 그 지혜로운 부처의 삶을 번뇌 가득한 지금 이 모습 이 곳에서 살아가게 하지요. 내 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나는 이제 중생의 삶이 아니라,저 찬란한 부처로 살아가리라.........普賢合掌
(2005-06-29 오후 7:38:25)
37
보현행원은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부처님 생명으로 살아가게 하는 수행입니다.부처란 삼아승지겁 뒤의 소식이 아니고, 지금 바로 이 자리,이 곳의 소식이지요.그러니 구래성불인것입니다.이미 부처를 이룬 우리들!따라서 우리는 못난 중생의 행을 하며 살아갈것이 아니라,모든것을 이루신 부처님,지혜와 자비가 넘치는 부처님으로 살아가야할것입니다.그리고 그 방법이 바로 '보현행원'입니다.
(2005-06-29 오후 7:33:31)
42
김철우기자님, 수고 많으셨습니다.더구나 기사 작성을 위해 어제 새벽 3시반까지 못 주무셨다니,미안한 마음이 드는군요...*^*^*보현행원은 [부처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부처로 살아가는 수행]이지요.우리가 중생으로 살가는것은 업보중생이라거나 수행이 모자라고 깨달음이 모자라서가 아니라,내 생명이 지금 못난 이대로 찬란한 부처님임을 몰라서 그런것이지요.그러기에 스스로를 자꾸 못낫다,부족하다하며 부정하며 열등감 속에 살아가기에,찬란한 부처님 생명을 살지 못하는것이지요.
(2005-06-29 오후 7: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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