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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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인연놀음, 팔정도대로 살게"
지상법석 - 암도 스님(백양사 청량원)


6월 21일 대전 지장사에서 열린 중창불사 성공발원 백고좌법회에 법문하기 위해 백양사에서 새벽길을 재촉해 온 암도(岩度) 스님을 만났다. 스님은 기자의 인사를 받으면서도 “고맙다” 신도의 인사를 받으면서도 “고맙다”라고 말하며 자신을 낮췄다.


대전 지장사에서 복짓고 행복하게 사는 법에 대해 법문하고 있는 암도 스님. 사진=박재완 기자


불자들의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법으로 유명했던 스님은 5년 전부터 홀연히 백양사 청량원에 칩거하면서 초발심으로 돌아가 치열하게 수행에 몰두해왔다. 다시 선방문을 열고 대중설법에 나선 스님의 감로수 설법은 목마른 불자들의 갈증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스님은 지장사에서 ‘복 짓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주제로 법문했다.


신수봉행(信受奉行)하면 무량대복(無量大福)이 있느니라.
나무아미타불


신수봉행하면 무량대복을 받는다는 말은 불법승 삼보를 믿고 받들어 행하면 한량없는 복을 받는다는 말씀입니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동물입니다. 어떻게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느냐. 우선 복이 무엇인가 알아야 합니다. 행복한 조건 가운데 인연이 좋아야 복이 있다고 합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초년에 부모를 잘 만나면 부모복이 있다 하고, 말년에 자식을 잘 두면 자식복, 중년에 처를 잘 만나면 처복, 남편을 잘 만나면 남편복 있다 합니다. 또 가는 곳 마다 먹을 것이 생기면 식복이 많다 하고 매일 일만 생기면 일복이, 돈이 자꾸 생기면 재복이 있다 합니다. 인연(因緣)이 없으면 이 세상을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암도 스님은 복을 받으려면 인과 업에 따라 선행을 하고 나누며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진=박재완 기자
우리는 인연 따라 태어나서 인연 따라 살다가 인연이 다하면 간다고 말합니다. 인생은 인연 놀음입니다. 전생의 업력을 따라서 인연이 생기는 겁니다. 인연은 인(因)과 연(緣)이 합쳐서 이루어진 말입니다. 인이라는 것은 자기 인자ㆍ업이고, 연은 환경의 조건 연분을 말하는 것입니다. <금강경>에서는 인연따라 근기따라 산다고 했습니다. 인연이 좋아야 하지만 본인이 근기가 훌륭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상이라고 하는 것은 전부 인연이 있어 생기는 것입니다. 이것을 연기법(緣起法)이라고 합니다. 요즘 세상은 연기법이라고 하는 화엄의 세계, 사사무애(事事無碍)의 시대입니다. 이무애(理無碍) 사무애(事無碍) 이사무애(理事無碍)를 다 뛰어넘은 굉장한 시대입니다.

여러분은 복이 많아요. 그러나 복만 가지고 사는 시대는 아닙니다. 부처님께서는 ‘인연을 아는 자 나를 본다’고 하셨어요.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부모 자식은 말할 것도 없고 친구 친척 이웃이 내 몸과 같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깨달음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면 깨닫게 되어 있어요.

행복하게 잘 살려고 하면 좋은 인연 지어서 좋은 복을 받으면 됩니다. 생활 속에서 어떻게 해야 우리가 복을 짓고 받고 누리느냐. 개인은 우선 자기완성이라고 하는 상구보리(上求菩提), 깨달음의 길과 같은 건데 우선 정견(正見)을 가져야 합니다. 바른 생활을 해야 해요. 바른생활이란 견해가 바르게 되어야 해요. 바른 견해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귀로도 듣고 입으로 먹어보고 등등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육근(六根)이 전체가 작용하는 것이 보는 거예요.

자기가 보는 것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면 안돼요. 일수사견(一水四見)이라는 말이 있어요. 물은 한 가지인데 업에 따라 중생이 달리 본다는 뜻이에요. 사람은 물을 볼 때 음료수 아니면 농수로 봅니다. 귀신들은 물이 불로 보이고, 신들은 유리로 보인답니다. 과학자는 H2O라고 수소 산소가 2대1로 모이면 물이라고 해요. 물고기에게 물은 그저 집이에요. 우리가 공기를 의식 못하듯이 물고기는 물을 의식 못해요.

이렇게 견해라는 것이 무서운 겁니다. 업견(業見)이라 해서 업에 따라 견해가 달라집니다.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하는 것처럼 자기가 보는 것만 주장하게 되면 소견이 좁아집니다. 문제가 되는 거지요. 오해할 때는 입장 바꿔놓고 생각하라고 말합니다. 부처님은 정견하라 바르게 보라 말씀하셨어요. 그래야 수도하든 생활하든 개인을 완성하는데 길이 열려요. 자연히 생각이 바르고 말이 바르고 행동이 바르게 되면 그 사람은 정직하고 바른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팔정도(八正道)는 개인완성이고 바르게 잘사는 행복한 길입니다. 아주 쉽죠? 정업과 정견을 하면 정념이라, 확고한 신념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정정진. 정성껏 밀어붙이면 수도도 생활도 성공해요. 특히나 수도하는 사람은 팔정도대로 살아야합니다. 마지막이 정정입니다.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정진하다보면 선정삼매에 들어가게 되어 있어요. 정진하면 니르바나라 하는 열반의 세계에 들어요. 개인완성이 되고 마음 편하게 되는 것입니다.

팔정도만 하고 끝낼 수가 없어요.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의 자비 정신으로 보시를 많이 해야 합니다. 요즘 말로 봉사라 할 수 있는데 보시를 많이 하게 되면 자연히 남도 나를 도울 수밖에 없어요.

복을 지으려면 팔정도를 따라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스님. 사진=박재완 기자
자비심을 갖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물질적으로 봉사를 해야 해요. 옛날 말로는 법시(法施) 재시(財布施) 무외시(無畏施)라고 해요. 진리를 가르쳐 주는 법시, 재물로 도와주는 재시, 놀라지 않게 하는 것을 무외시라고 합니다. 무외시는 다른 사람을 친철하게 안심시키는 것이라 설명할 수 있어요. 자비심으로 보시를 많이 하는 것이 복을 짓는 거예요.

그리고 계율을 잘 지켜야 합니다. 보시 다음에 지계(持戒)라고 하잖아요. 계율을 잘 지키면 자신이 건강해져요. 살생하지 말라면 안해야 해요. 살생 안하면 건강해요. 전생에 살생을 많이 한 사람은 금생에 아픈 치례를 많이 해요. 병만 나는 게 아니라 단명해요. 상대를 많이 단명하게 했기 때문에 그 과업으로 금생에 와서 단명하는 겁니다. 인연법이 그래요.

도둑질을 하지 말아야 해요. 전생에 도둑질 많이 하면 사업이 안돼요. 될만하면 사기 당하는데 그건 사기가 아니라 주인이 가져간 겁니다. 절대 주지 않는 물건은 도둑질 하면 안됩니다. 남의 남자 여자를 넘보는 것도 안돼요. 남편이나 마누라가 바람피우면 전생에 내가 많이 그래서 당하는 거예요. 술도 먹지 말아요. 함부로 먹다가 주먹 나가고 흥분하면 사고가 납니다. 그만큼 나쁜 거예요. 마지막으로 거짓말을 하면 안돼요. 거짓말을 하면 마음이 불안하고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제일 나쁜 게 거짓말이에요. 사람이 거짓말만 안하면 잘 살아요.

오계만 잘 지켜도 자기 자신이 건강해져요. 정신 육체가 다 건강해집니다. 그래서 보시지계는 육바라밀 가운데 복을 짓는 법이라 볼 수 있어요.

복을 지어놓으면 받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복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특히 무량대복은 받으려면 금방 안 생겨요. 큰 복은 잘 참는 사람이 받는 거예요. 참는 것이 인욕바라밀입니다. 보살행 중에서도 잘 참는 것이 최고에요. 그러나 참기만 하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참으면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정성을 들여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정진바라밀이 중요합니다. 일반 사회에서도 노력은 성공의 어머니라고 합니다. 노력 안하면 되는 일이 없어요. 성공의 아버지는 정진입니다. 그냥 노력이 아니고 정성껏 해야 합니다. 이게 복 받는 법입니다.

복을 받으면 누릴 줄 알아야 합니다. 누리기 위해서는 지혜로워야 합니다.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 복을 누릴 수 있어요. 지혜는 현실긍정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을 부정하면 회피 도피하게 돼서 복 지을 기회가 없어요. 헌신적으로 긍정적으로 그것이 지혜롭게 복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이에요. 육바라밀 가운데 최고가 지혜로서 피안으로 도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복을 누리는 방법은 정신 통일을 해서 선정삼매에 들어야합니다. 사람들도 나름대로 정신 통일되어 살고 있어요. 삼매 아닌 사람이 없는데 강도 순도의 문제에요. 독서하다 정신통일되면 독서삼매라 하고 검도 하다 들어가면 검도삼매, 일하다 들어가면 사사삼매, 화두 들고 들어가면 간화삼매, 염불 하다 들어가면 염불삼매, 기도 하다 들어가면 기도삼매 삼매 아닌 것이 없어요.

복을 누리는 방법은 마음이, 정신이 통일되어 정신 질서가 생겨야 합니다. 모든 질서는 정신 질서부터입니다. 정신 통일을 하면 정신ㆍ행동ㆍ사회ㆍ국가 질서가 확립됩니다. 정신 질서가 없으면 행동도 사회도 정신이 빠져버립니다.

우리 마음은 본래가 우주심이에요. 그것도 대우주와 같이 넓고 크고 깨끗합니다. 정신통일을 해서 수다원(須陀洹) 사다함(斯陀含) 아나함(阿那含)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해 부처님같이 대아라한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정신문화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생활을 열심히 잘하고 수도를 잘하면 수다원이라고 하는 정신세계에 올라가요. 지성인이 되는 겁니다. 지성이 개발되면 미신도 불신도 없어집니다. 사다함은 일심으로 정신 통일해 의지의 인간이 되는 겁니다. 또 수도를 열심히 하면 아나함에 올라가요. 이건 현인이에요. 현인이 되면 율곡 선생 정도 되는 겁니다. 더 수행을 많이 하면 아라한이 됩니다. 아라한이 되면 성인이라, 부처님은 대아라한 대성인이라고 합니다. 심리적으로도 차원이 높아지면 해탈을 해요. 인간으로서는 완전한 사람이 되는 거예요. 아라한이라는 말은 전지전능하다는 뜻입니다.

아라한이 되려면 의식구조를 바꿔야 해요. 의식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정신세계가 열리지를 않아요. 우리가 중생의 의식구조를 가지게 되면 아무리 수도해도 중생계를 떠날 수 없어요. 스스로 부처라고 생각해서 노력하면 되는데 나는 처음부터 중생이라고 생각하면 백날 가봐야 중생일 뿐입니다. 여러분 보고 중생이라고 안하고 불자라고 하잖아요.

지혜로운 사람들이 복을 누릴 수 있다 는 것이 암도 스님의 생각이다. 사진=박재완 기자
정신은 의식구조에 따라 나와요. 사고의 틀 생각의 틀이 의식구조인데 밀가루가 빵틀에 들어가면 빵이 나오고 국수틀에 들어가면 국수가 나오는 것과 같아요. 우리 생각 생각이 모두 다 의식구조에서 나와요. 제일 중요한 사고방식이라는 것이 의식 구조에요. 사고는 생각인데 방식이 의식구조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피조물 사고방식 가지고 있으면 노예근성이 생겨요. 주인의식은 책임의식과 동시에 보시하는 생활로 이어지게 됩니다.

내 몸을 똥덩어리로 취급할 수 있지만 정신문화를 창조하려면 잘 관리해야 합니다. 몸 관리 잘하는 것이 행복의 기본입니다. 적당히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움직이면서 중도로 살아야 합니다. 이론만 중도가 아니라 생활도 중도여야 합니다.

열심히 정신수련을 하는 것은 대단히 훌륭한 정신문화를 창조하는 것이에요. 언제나 어디에 가든지 절을 잘하세요. 절을 많이 하시고 염불도 좀 하시고 참선도 시간나면 하시고 신구의 삼업을 청정하게 함으로써 건강하고 정신이 건전해져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습니다.




암도(岩度) 스님은

신도들의 인사를 받으면서 연실 고맙닫고 말씀 하시는 암도 스님. 사진=박재완 기자
지난 30년간 6000여회에 달하는 설법을 해온, 설법의 대가로 불리우는 스님이 바로 암도 스님이다. 허를 찌르는 유머와 맛깔스러운 말솜씨, 현실에 뿌리 내린 근기설법으로 버무려진 ‘암도식 인생강좌’로도 유명한 암도 스님은 1955년 17세의 나이로 백양사에서 출가했다. 서옹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스님은 1972년 서른을 넘긴 나이에 동국대 불교학과에 진학해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1980년 백양사 주지, 1990년 중앙승가대 불교학과 교수, 1997년 조계종 교육원장을 역임했다.

평생 전국을 돌며 불자들의 근기에 맞는 설법을 해온 암도 스님이 백양사 청량원에서 초발심으로 돌아가 수행을 한지 5년 남짓 됐다. 인연 닿는 불자들에게 복 짓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법문하는 할아버지처럼 인자한 모습으로 변해서 말이다.





암도 스님의 보너스 법문

부처님은 어째서 부처님이라 하는 줄 알아요?
부처님은 중생이 하도 부탁을 많이해서 '부'자, 처리를 잘해줘서 '처'자, 그래서 부처에요.
보살은 왜 보살일까요?
집안도 남편도 자식도 절도 보살펴주니까 보살이라 하는 겁니다.
안보살피면 전부 안씨로 개명해야 해요.
절에 처사가 있지요? 남자보고는 처사라 하는데 처사는 두가지 뜻이 있어요.
하나는 일 '사'자를 써서 일 처리를 잘하는 사람을 말하고 또 하나는 처죽일 놈이 처사에요. 그땐 죽을 '사'자 써요.
아주 쉽잖아요.
불교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쉽게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잘 살아야 불교가 커집니다.
정리=강지연 기자 | jygang@buddhapia.com
2005-06-22 오전 1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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