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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터넷뉴스 아나노바닷컴(http://www.ananova.com)의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가 최근 출연한 독일의 한 토크쇼에서 “지금껏 살아오면서 정말 견디기 힘든 순간은 바로 모기를 죽일 수 없었을 때”라고 밝혔다.
일반인들이 보면 ‘한낱 모기일 뿐인데 왜?’라는 황당함 섞인 질문을 하기 마련이지만 티베트라는 나라의 종교적 특성을 감안한다면 그의 말은 당연한 것. ‘살생을 금한다’는 라마교의 교리를 달라이 라마는 ‘한낱’ 모기 한 마리도 소중한 생명이라고 바라봤기에 함부로 죽일 수가 없었다. 설령 모기가 그의 살을 뚫고 피를 빨아가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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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두 번째로 물릴 때는 나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달아 침착성을 잃어버려 모기들을 쫓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모기라도 살생을 할 수 없다는 가르침이 나에게는 큰 시련으로 다가온다”고 덧붙였다.
서울 한빛 맹아학교장을 역임한 시각장애인 조재훈 작가의 <모기보시>라는 책이 있다. 어린 주인공 명수가 만난 한 스님은 여름 모기들이 실컷 피를 빨 수 있도록 아예 윗옷을 벗고 나무숲에 앉아 있는 특이한 분으로 어느 날 명수의 집을 찾은 그는 “언젠가는 부처님께서 모기도 귀하게 쓰실 때가 있을 거야”라는 말만 남기고 모기약을 모두 거둬간다. 모기들이 득실거려 고생하던 어느 날, 명수의 눈꺼풀을 쏜 모기 덕분에 명수는 어린 동생들을 화마(火魔)로부터 구해낸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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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고승 달라이 라마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 다만 그는 ‘살신성인’하는 아름다운 모기보시를 하고 있다는 것, 그 작은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올라갈지 모르는 손을 억제해야만 하는 위대한 ‘평정심’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되새겨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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