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가장 큰 가르침 두 가지가 무엇이라고 했죠?”
“지혜와 사랑이요!”
“자비와 사랑 아니냐?”
| ||||
효장 스님의 질문에 아이들이 나름대로 지난 시간의 기억을 더듬으며 답을 한다. 이때 “지혜와 자비요!”라고 정답을 말한 3학년 제식이가 스님에게 과자를 받았다.
6월 15일 수요일 오후 3시 은평구 홍은동에 위치한 금장사 은평법당(주지 효장)이 덕산중학교 불교반 ‘야단법석’(지도교사 유재숙)의 특별활동실로 변했다.
학기가 시작된 이후 격주마다 법당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활동 수업은 학생들이 즐기면서 불교를 배우는 기회. 벌써 일곱번째 수업이다.
| ||||
이날 특별활동 수업은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전 시간에 배웠던 것을 복습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지도법사는 올해 2월 운문사 승가대학을 졸업한 효장 스님. 스님은 매주 일요일 진행하는 어린이 청소년 법회와 야단법석 지도를 위해 밤을 지샌 날이 부지기수. 그래도 아이들만 보면 힘이 난다고 한다. 교리 복습에 이어 수화도 다시 해본다. 찬불가 ‘이 작은 등불 하나’에 맞춘 손짓 하나 하나에 정성과 즐거움이 묻어난다.
야단법석 부회장인 3학년 선민이는 “처음에는 지루할 줄 알았는데 연등을 만들고 수화도 배우면서 즐겁게 특별활동을 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 ||||
그리고 계속되는 교리 강좌. 99명을 살해하고 부처님의 제자가 된 앙굴리말라 이야기에 아이들이 귀를 쫑긋 세운다. 앙굴리말라가 사람을 죽이게 된 이유와 부처님을 만나는 과정, 그리고 부처님을 통해 참회하고 불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듣는 표정이 진지하기만 하다. 강의 중간 중간에 계속되는 퀴즈와 과자를 받기 위한 아이들의 고군분투(?)는 수업의 윤활유다.
올해 처음 생긴 불교반이지만 57명 지원자 가운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27명이기에 배우고자 하는 아이들의 의지는 대단하다.
유재숙 선생님은 “4년 전부터 은평법당과 인연을 맺은 것이 계기가 돼 아이들 수업을 이곳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청소년 포교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는 효장 스님 덕분에 이렇게 알찬 특별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신자인 3학년 재원이는 “야단법석이라는 명칭이 재미있어서 불교반에 지원했다”며 “불교에는 어려운 한문만 있고 재미도 없을 줄 알았는데 효장 스님께 배우는 것들은 다 신나는 것들 뿐”이라고 말한다. 이렇다보니 어느새 재원이는 집전을 담당하는 야단법석의 ‘목탁 지존’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
이렇게 아이들이 법당에서 마음껏 배우면서 놀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효장 스님은 “배우고자 하는 아이들의 특성을 반영해 수화, 한문, 악기 연주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니 재밌어 하는 것 같다”고 귀띔한다. 그러면서도 스님은 “종단이 보조 교재나 프로그램을 개발해 일선 학교나 사찰에 배포하면 스님들이 더 열심히 포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