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막연히 알았던 불교가 전혀 다른 차원의 가르침으로 새롭게 다가옵니다.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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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13일, 순천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있는 태고총림 선암사와 조계총림 송광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한 문화관광부 불자들의 모임인 문불연(文佛緣·회장 최병구)과 종교업무를 주관하는 종무실(실장 이보경) 직원 20여명의 소감이다. 이들에게 남도땅 천년고찰에서의 1박 2일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할 인간의 가치와 소중한 도반애를 일깨워준 기회였다. 또한 창립 2년째를 맞아 문불연의 활성화를 다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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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온다던 예보와는 달리 화창한 하늘이 열린 12일, 20여명의 참가자들은 먼저 태고종 최대사찰인 선암사를 찾았다.
편안함이 좋아, 자연 속의 절이 좋아 문불연에 가입한 경우가 대부분인 탓에 “불자라 말하기 민망하다”는 참가자들의 표정에 걱정이 비친다. 그러나 선암사는 대찰임에도 불구하고 소박한 자연미를 머금고 긴장을 풀어준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구수한 남도사투리에서도 친숙함이 느껴진다.
참가자들의 사찰안내를 맡은 선암사 前 총무 승범 스님의 입담은 사찰구조를 설명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사찰건축을 주제로 불교를 어떻게 느끼고 배워야할 것인가를 일러준다. 대웅전 앞마당에서 지장전으로 이동한 승범 스님은 생과 사, 과거와 미래를 지장전과 함께 설명했다.
“지장전은 지장보살을 모신 집이거든요. 여기는 과거와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보여줌으로써 앞으로의 살아가야할 삶의 방향을 일깨워주려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쉽게 말하면 착하게 살라는 뜻이에요.”
설명을 듣고 있던 참가자들의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맨앞에서 설명을 듣고 있던 문불연의 막내 채선희(종무실)씨가 “불교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며 환희심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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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템플스테이는 태고종 총무원이 제안하고 문불연과 종무실이 이를 수락해 성사됐다. 지난해 3월 창립 이후 이렇다할 활동을 보이지 못했던 문불연은 ‘모임을 활성화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였을까. 이번 행사에 참가한 문불연 회원들은 각오는 남달랐다.
“개신교 신우회의 활동에 자극을 받아 지난해 불교모임을 창립하기는 했지만 부끄럽게도 법회 한번 제대로 열지 못했어요.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태고종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 모임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최병구 문불연 회장(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 기획조정팀장)은 반성과 각오로 이번 템플스테이에 임했다.
종교행정을 주관하는 종무실도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것은 마찬가지. 불교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참가를 주저하지 않았고,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개신교·가톨릭·민족종교 담당자들은 시종 진지함을 잃지 않았다. 개신교와 가톨릭, 외래종교 담당 양재완 서기관은 “사찰에 깃든 심오한 의미를 듣고 나니 불교가 새롭게 보인다”며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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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하는 과정에서 살이 붙었다.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있는 송광사도 방문하기로 한 것.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과 태고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고민의 결과였다.
선암사와 송광사에서 그들은 너무 많은 것을 받았다. 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은 결제철에는 일반인을 접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좋은 법문을 들려주었고, 태고종 총무원과 선암사, 송광사는 숙식은 물론 사찰안내 등으로 활동을 격려했다. 특히 조계종 총무부장 현고 스님은 결혼식 주례 약속을 늦추면서까지 문불연 회원들과 종무실 직원들을 배려했다.
그만큼 참가자들에게 1박 2일이 준 감회 또한 컸다. 천은선 총무(관광자원과)는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발심이 도반들의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진 것이 이번 템플스테이의 가장 큰 소득”이라며 “이제 어떻게 회향할 것인가라는 숙제가 남았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종무실에서 불교와 전통사찰을 담당하면서 문불연 회원이기도 한 송원석씨가 해답을 내놓는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 그것이 회향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