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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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절에서는]서울 인왕사 대웅전


인왕산 중턱에 오르면 절집촌을 만날 수 있다. 석불각, 관음전, 기원정사, 천안사 등 15개의 절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그 절들을 지나 조금만 더 오르면 스님이 장삼을 걸치고 참선하는 모습처럼 보인다는 선바위 바로 아래 인왕사 대웅전을 만날 수 있다.

인왕사 대웅전 신도들은 1년에 네 차례 성지순례를 하면서 신심을 다진다. 사진은 지난 4월 영월 보덕사 대웅전 앞에서 기념촬영한 모습. 뒷줄 오른쪽이 혜원 스님.
이곳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석불각이나 대웅전이나 관음전을 인왕사의 전각들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은 모두가 개개의 사찰이다. 대웅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절 이름이 ‘인왕사 대웅전’이다. 인왕사라는 명칭을 쓰는 것은 이곳 인왕산에 인왕사(仁王寺)라는 절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독특한 절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인왕사 대웅전’은 이곳의 절 모두가 그렇듯이 기도도량이다. 규모는 100평 남짓하지만 기도객은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다. 그런 만큼 잘못하면 무조건적인 기복신앙으로 흐를 위험도 없지 않다.

인왕사 대웅전이 지금 ‘공부와 신행’을 강조하면서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인왕사 대웅전의 법회는 다른 절의 법회와는 다르다. 1시간40여분 정도 진행되는 법회 내내 스님과 신도들이 함께 염불을 한다. 불교의식을 한글로 자세히 풀어놓은 의식집을 신도들이 함께 읽으면서 법회의 의미를 새기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주지 혜원 스님은 의식집을 자체적으로 제작했다.

또 하나 다른 점은 법회가 끝날 때마다 합동천도재를 지낸다는 것이다. 물론 이 역시 자체 제작한 의식집을 활용해 한글의식으로 진행된다. 합동천도재를 지내는 이유는 효사상이 신행의 근본이 돼야 한다는 혜원 스님의 소신 때문이다.

이렇게 한글의식으로 법회를 보고 천도재를 지내면서 신도들의 태도도 많이 달라졌다. 그저 기도만 했던 신도들이 이제는 ‘관음회’라는 신행단체를 구성해 양로원을 찾아다니는 등 봉사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혜원 스님이 주지를 맡은 이후 4년 동안 인왕사 대웅전은 이렇게 달라졌다. 하지만 혜원 스님은 아직도 원력이 많다. 초하루·지장 법회 등 정기법회 외에 일요법회도 꾸려볼 생각이고, 불우이웃돕기나 장학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신도들에게 회향의 의미를 가르치고 부처님 법을 많은 이들이 알도록 해주고 싶다는 발원에서다.

기도하며 회향하고, 회향하며 부처님의 뜻을 배워가는 절. 인왕사 신도들은 저마다 가슴 속에 이런 현판을 걸고 오늘도 기도하고 있다. (02)737-4434
한명우 기자 |
2005-06-07 오후 2: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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