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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와 유교가 만났을 때
[도심수행도량을 찾아서6]광주 마하연 선원




광주 주월동 대동고등학교 앞에 자리한 마하연 선원(주지 목우)은 위빠사나(Vipassna) 전문 수행도량이다. 그렇다고 이곳에서는 꼭 위빠사나 수행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위빠사나와 간화선, 위빠사나와 요가, 위빠사나와 유교의 만남이 진행되는 열린 수행공간이다. 때로는 기도하는 목탁소리가 울리는가하면 초등학생들이 모여 한자공부를 하는 학습 공간이 되곤 한다.


마하연선원장 목우 스님이 신도들과 함께 경전공부를 하고 있다.


“수행에 있어 ‘이것이 제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근기와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위빠사나를 수행의 근간으로 삼은 것은 부처님과 제자들이 직접 실천했던 초기불교의 원형으로 재가자들이 생활 속에서 쉽고 간편하게 실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하연 선원 주지 목우 스님은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위빠사나 수행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위빠사나 수행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우 스님은 해인강원을 졸업하고 10여 년간 제방의 선원에서 간화선 안거수행을 하다 우연한 기회에 위빠사나 수행을 접했다. 수행과정이 체계적이고 생활 속에서 실증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재가자에게 훌륭한 수행법으로 확신하고 직접 미얀마에 건너가 수행했다.



고전읽기,요가,경전 강독 등과 위빠사나 결합

'강좌-명상-점검' 順, 생활 수행 자리잡아



국내에 들어온 스님은 본격적인 위빠사나 보급에 나섰고, 지역 사찰은 물론 불교 교양대학, 자비 신행회, 천안 호두마을 등에서 지도법사로 활동하다 지난해 위빠사나 전문수행도량인 마하연 선원을 개설했다.


마하연선원 신도들이 요가를 배우고 있다. 사진=이준엽 기자


도로변 상가 3층에 자리한 마하연 선원은 40여 평의 작은 공간이지만 필요에 따라 법당은 물론 강의실, 지대방이 되곤 한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위빠사나 수행은 요일마다 다르다. 고전읽기(월, 오후 4시), 요가(화, 오후 7시), 경전강독 기초(수, 오후3시 30분), 경전강독(금, 오전 10시 30분), 어린이 명상요가(토, 오후 2시) 등 수행자에 따라 다채로운 이론 강좌가 곁들여진다.

수행은 ‘경전강독-명상-점검’ 순으로 2~3시간 진행된다. 모든 수행은 경전을 통한 기초를 다진 후에 본격적인 위빠사나 명상에 들어가고, 차를 마시며 ‘공부 점검’을 받고 수행을 마무리 한다.

특히 월요일에 진행되는 고전 읽기반은 유교의 기본서인 <명심보감>을 교재로 강독 한 후 위빠사나 명상을 한다. 유교와 위빠사나의 결합이다. 실천을 강조하는 유교 사상 위에 명상을 곁들이기 때문에 위빠사나에 대한 이해도 쉽고 생활 속에 녹아드는 장점이 있다.

화요일에 진행되는 요가반도 ‘요가 수트라’를 강독한 후 명상과 요가 수행을 병행하고 ‘공부 점검’을 받는다.

요가 전문가로 요가원 개설을 준비 중인 이경희(46)씨는 “요가와 명상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명상을 통해 수행의 단계를 높여간다”며 “처음 6개월간 <아함경>을 보면서 접한 위빠사나 수행으로 요가의 진면목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요가전문가들이 대부분인 요가반 수행자들은 “요가를 하다보면 몸을 다스리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명상으로 뛰어넘을 수밖에 없다”며 위빠사나 수행을 강조한다.

마하연 선원에서 공부중인 수행자들은 비교적 젊은 편이다. 대부분 3~40대로 종교, 사상, 학식, 빈부와 관계없이 위빠사나 수행으로 지혜롭고 평화로운 삶을 찾아가고 있다.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위빠사나 수행의 장점은 “생활 속에 그대로 녹아드는 수행이다”는 것이다.

지도법사 목우 스님은 초보자들에게 호흡관찰을 강조한다. 호흡관찰로 마음을 집중하는 힘(사마타)을 키워 날뛰는 마음을 먼저 고요히 가라앉히는 것이다.

1개월가량 수식관을 하도록 한 후 또 한 달간 호흡의 처음, 중간, 끝을 바라보며 호흡사이에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하도록 한다. 그런 뒤에 지속적으로 감각, 느낌, 생각을 관찰하도록 해 실제 생활 속에서 마음챙김이 되도록 이끌고 있다.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고자 절에서 기도를 하던 중 마하연 선원을 찾은 문명희(32)씨는 “기도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나 위빠사나 수행을 하면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꼈다”며 “호흡이 몸을 주도하고, 호흡을 이끄는 것이 마음인 것을 체험하면서 불편했던 인간관계가 풀어지게 됐다”고 고백했다.


마하연선원 신도들이 요가을 배우고 있다. 사진=이준엽 기자


“평상시 나타나는 조급함도 ‘조급하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사라지고, 그 기운이 옆에 있는 이웃에게까지 전달되기에 하루하루 자신 있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마하연 선원에서 진행되는 ‘생활 속의 위빠사나’는 나이를 초월해 어린이에게도 시도되고 있다. 토요일에 펼쳐지는 어린이반은 집중력을 키우는 명상과 기초 한문이 어우러져 인기가 높다.

이처럼 위빠사나를 근간으로 일상생활을 회통해 수행으로 이끌고 있는 목우 스님은 “일상생활의 전반에 걸쳐 조금 씩 조금 씩 마음집중의 영역을 확대시켜 나간다면 언젠가는 보다 완전해진 수행에 이르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062)676-2840. cafe.daum.net/maha2841
광주=이준엽 기자 |
2005-06-02 오전 1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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