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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회는 1985년 금융권 최초로 불자모임을 결성한 이래 20년 동안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법회를 열어오는 등 모범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여기에는 법사 초빙을 비롯해 회원 참여 독력, 법회 운영 등을 담당해 온 하회장의 노고가 숨어 있었다.
“회원들은 2003년 3월 열린 해인사에서 용맹정진 수계법회에서 창립 20주년을 맞아 각자의 발원을 담아 1000일기도를 입제했어요. 창립 20주년 기념일인 12월 6일 기도를 회향하고 또다시 우리는 초발심의 마음가짐으로 정진해 나갈 것입니다.”
불이회는 김포 선경암 한주 원광 스님, 동국대 교수 해주 스님과 김호성 교수 등으로부터 <법화경> <금강경> <계초심학인문> 등 경전공부를 지속하는 한편, 성남 자광원과 안산 둥지청소년의집, 의정부 선재동자원을 후원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암도 스님, 무진장 스님, 법정 스님, 대행 스님 등 그동안 법회에 모신 법사들의 면면에서도 불이회의 노력이 엿보인다.
“한국은행에서 불이회가 창립된 이후 한일은행을 비롯한 각 은행과 금융결제원, 증권거래소 등 24개의 금융권 불자회가 만들어졌어요. 1992년에는 전국금융단불자연합회(이하 금불련)가 결성되는 성과로 이어졌지요. 그런데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10개 불자회가 사라지고, 남은 불자모임 절반 가량이 활동이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금불련 활성화에 힘을 보태는 일도 하회장의 올해 목표 가운데 하나가 됐다. 무엇보다 외환위기 이전 분위기를 살려내는 일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불자모임이 없었던 국민은행에 불자회가 만들기 위한 준비가 착실히 진행되고, 활동중단 상태인 금융결제원, 하나은행 등이 활동을 재개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은 금불련에 큰 힘이 되고 있다.
1968년 고교시절 룸비니에 몸을 담으며 불교에 입문한 하회장은 1969년 조계종 종정을 지낸 청담 스님으로부터 자운(慈雲)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룸비니에서 출발한 신행은 대학부, 법도회 등을 거쳐 한국은행 불이회, 서울 봉은사 봉은불교대학, 봉은사 신도회 부회장, 조계종 포교사 등 점차 그 영역을 넓혀왔다.
“부끄럽게도 너무나 많은 직책을 맡게 되었습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봉사라 생각하면서 열심히 정진해야지요.”
직급을 떠나 밝은 웃음을 머금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하용이 회장. 그는 매일 업무를 시작하기 전 10분의 명상과 하심으로 자신을 가다듬을 것을 조언한다. 하루하루 이어지는 고된 업무를 이겨내는 직장생활의 지혜가 들어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