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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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는 다양하게 분위기는 경건하게
조금만 바꾸면 직장법회 고민 ‘훌훌’


‘불교는 좋지만 법회는 싫다?’
소수의 인원으로 운영되는 일반 신행단체와 직장·직능단체들에게 법회 만큼 큰 고민도 드물다. 신행의 근간을 이루는 법회도 요즘엔 특색이 있어야 큰 호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해진 식순에 따라 ‘그저 그런’ 법회에 참석해 본 이들은 다음번 법회 때는 없는 핑계까지 만들어 참석을 피하기 일쑤. 그러나 법회 형식을 조금만 바꾸면 ‘기다려지는 법회’를 만들 수 있다.

법회 형식과 프로그램을 조금만 바꾸어도 재밌고 활기찬 법회를 만들 수 있다. 사진은 집전을 배우고 있는 직장 불자들. 현대불교 자료사진.



◇매번 다른 테마 ‘즐겁게’


‘삼귀의례, 찬불가, 입정, 청법가, 법문, 사홍서원, 공지사항…’ 매번 똑같은 법회로 회원들의 다양한 욕구를 채우기는 역부족이다. 스스로 신심을 키울 것을 강조하기 보다는 법회 참석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킴으로써 신심을 증장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법회가 회원들간 어울림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무거운 분위기는 법회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적이다.
사경, 참선, 경전 스피치, 레크리에이션, 다도(다담), 집전 습의 등을 적절히 혼합해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거나 한가지 테마를 정해 법회를 개최하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법회가 자주 열릴수록 ‘테마법회’는 진가를 발휘한다.


◇직급 떠나 법우 ‘기 살리기’


회사내 상하 직급이 업무가 아닌 법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 인지상정. 이때 하급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하급직원들이 법회 참석을 꺼리는 결과로 나타난다. 따라서 법회에서는 모든 회원이 평등한 법우임을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원간 대화는 경어를 원칙으로 하고, 호칭을 ‘법우’로 통일한다면 직급의 벽을 어느 정도 허물 수 있다. 여기에 직급이 낮은 회원들의 발언을 권장하거나 집전을 할 수 기회를 제공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가미해 하급직원들의 기를 살려주면 밝은 분위기를 끌어낼 수 있다. 회원들의 발심을 위해 법회 참석률이 높거나 능동적으로 법회에 임하는 회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법사 초청 ‘법다운 법회’


법회는 부처님법을 배우고 신심을 쌓기 위한 자리다. 따라서 법사를 모시고 법문을 듣는 시간이 생략돼서는 안된다.
그러나 일반 신행단체와 직장·직능 단체 상당수가 지도법사 제도를 두고 있으면서도 이를 맡아줄 이들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그러나 신행단체들은 재가불자들의 모임이므로 신행을 도울 지도법사를 추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도법사는 반드시 스님이어야 한다는 것은 고정관념이다. 포교사나 재가법사도 지도법사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우리은행 불자회 지도법사 법현 스님(태고종 사회부장)은 “지도법사가 없거나 법사를 초빙할 수 없을 때는 108배 정진, 경전 독송 등과 같은 대체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관심은 특효약 ‘우리는 가족’


회원과 회원을 이어주는 끈은 서로에 대한 ‘관심’이다. 그런 측면에서 관심은 참석률이 낮은 회원들을 법회로 이끄는 특효약이다. 이 때 한두번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할만큼 했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관심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로 안부를 전하는 것. 그렇다고 한 사람이 전체 회원에게 연락하기 보다는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는 것이 부담되지 않는다. 또 우연히 마주칠 때에도 가벼운 인사 보다는 모임 소식을 공유한다면 큰 거부감 없이 참석을 유도할 수 있다.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 박현남 간사는 “요즘에는 경전문구와 모임 소식을 담은 이메일을 전체 회원에게 매일 발송하는 메일링 서비스가 보편화되는 추세”라고 소개한다.


◇‘나도 법회의 주인’


‘법회에 참석했다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돌아가는 회원이 있다?’
법회에 참석한 모든 회원이 주인공이 되어야 법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법회를 준비하는 몇몇 집행부를 제외하면 스스로를 법회의 주인공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법회 준비에서부터 진행, 참여에 이르기까지 회원들 스스로가 하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 탓이다.
회원들이 능동적으로 법회에 참석하고 프로그램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주인이라는 생각이 전제돼야 한다. 이를 위해 윤회인사와 같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회원들이 스스로 법회의 구성원임을 자각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왜냐하면 주인의식은 강요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주인임을 느끼게 해줘야 생기기 때문이다.
박봉영 기자 | bypark@buddhapia.com
2005-06-08 오후 3: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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