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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따라 절에 가기>를 쓴 김광호(현묵) 거사를 따라 ‘엄마’들이 범어사를 찾았다. 화창한 햇살이 내리쬐던 5월 26일 범어사 일주문 앞에서 20여 명의 엄마들은 김 거사의 설명을 받아 적느라 분주하다. 손에는 김 거사의 책 <엄마 따라 절에 가기>와 필기도구를 챙겨 들고 때론 책을 뒤적여보기도 하며 설명을 듣는 엄마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김 거사를 따라 범어사를 찾은 이들은 도서관에서 만나 결성된 독서 공부 모임 ‘징검다리’의 회원들. 아이들의 독서지도를 하다가 ‘우리 전통문화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공감에서 올 초부터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한 엄마들이다. 아이들에게 바른 전통 문화를 알려 주기 위해 시작된 엄마들의 공부는 전통문화의 90% 이상이 불교문화라는 점에 착안, 자연스럽게 통도사 범어사 등 부산 인근의 전통 사찰로 향하게 됐다. 21일 김 거사와 함께 범어사를 찾게 된 것도 불교에 대한 개괄적인 공부를 위한 책을 찾던 중 <엄마 따라 절에 가기>를 선정하고 읽은 것이 인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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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에 한번씩 모임을 갖고 이미 <한국 사찰의 이해>라는 책을 읽고 통도사, 범어사 등을 현장 답사한 후였던 엄마들에게 김 거사가 쓴 <엄마 따라 절에 가기>를 읽으면서 의문이 생긴 것이다. 책 내용 중에 평소 알고 있던 것과 차이가 나는 내용이 나오자 ‘징검다리’ 회원들은 출판사로 전화를 걸었고 그 소식을 접한 김 거사가 흔쾌히 범어사의 안내와 설명을 제안하고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저자와의 만남이 이뤄졌다.
김 거사의 설명은 매표소 앞에서 ‘합장’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됐다. 이미 금화사 초등불교학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강의로 이름 높은 김 거사는 때론 우스개 소리를 섞어 가며, 때론 흥미진진한 예화를 들어가며 불교의 근본 가르침, 불교 용어, 건축 양식 까지 거칠 줄 모르는 설명을 쏟아내고 있었다. 하마비, 일주문, 천황문, 불이문, 종각, 대웅전, 삼층석탑으로 이어지는 동안 톡톡 튀는 김 거사의 설명과 엄마들의 공부 자세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고 범어사 문화유산 안내를 맡고 있던 금정시니어클럽 소속 자원봉사자들까지 김 거사와 엄마들의 범어사 공부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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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문화의 중심인 불교문화를 제대로 알고자 하는 엄마들의 진지함은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각자가 가진 종교의 울타리를 이미 뛰어넘고 있었다. 3시간을 훌쩍 넘기며 이어진 이날 범어사 공부는 질문과 대답, 책 내용에 대한 진지한 대화와 토론으로 마무리됐다.
“전통문화의 이해는 곧 불교문화의 이해와 직결돼 있어 불교 공부를 하고 있는데 오늘 귀에 쏙 쏙 들어오는 설명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이경애(36.기독교)
“딱딱하게, 혹은 어렵게 생각했던 불교가 너무 무겁지 않게, 재미있고 쉽게 다가와서 좋네요.” 정혜선(41.천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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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특강 봉사를 한 김광호 거사 또한 “종교를 떠나 불교에 대한 바른 이해를 위해 공부하는 엄마들이 너무 반갑다”며 “엄마들의 바른 불교 이해가 엄마를 따라 절에 오는 아이들과 가족들의 바른 이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