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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은 생명이다. 한번 들이마신 숨을 다시 내쉬지 않으면 생명은 끝이 난다.’
너무도 당연해 어쩌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이 말이, 과연 깨달음을 추구하는 절 염불 독경 참선 등의 불교수행과 어떤 상관이 있을까? 지금 이 순간, 잠시 숨을 멈춰보자. 금방 숨길이 끊기고, 숨통을 조이는 엄청난 괴로움이 닥쳐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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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숨을 어떻게 쉬어야 할까? 호흡법에는 무엇이 있고, 올바른 호흡법과 주의할 점은 없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 수행법의 기초가 되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호흡이 신체의 올바른 자세 유지와 마음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초심자의 경우, 호흡을 제대로 가다듬지 않고 곧바로 마음의 성찰로 들어가면 상기병(上氣病)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안반수의경>에서는 호흡이 수행의 기본이 되는 이유를 4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호흡이 고통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 △산란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것 △생사의 휩쓸림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점 △열반의 도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등을 밝히고 있다.
종호 스님(동국대 선학과 교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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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이 중요한 호흡법은 참선, 독경, 사불 등 수행법의 기본 원리로 작용한다. 참선 수행에서는 호흡법이 ‘몸의 자세를 바로 하는 것’(調身), ‘마음의 다룸’(調心)과 함께 핵심을 이룬다. 만약 호흡이 거칠거나 목으로만 얕고 짧게 쉬거나, 혹은 뭔가 막히고 걸린 것이 있는 듯 매끄럽지 않을 경우, 평정심이 깨지게 된다. 즉 정신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쉽게 피로해져 선정에 들어갈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사불 수행에서도 마찬가지다. 호흡의 길이, 크기, 깊이, 완급 등에 따라 사불수행의 진척도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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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불수행연구회장 법인 스님은 “붓으로 부처님의 상호를 직접 그려내는 사불수행이 그때 그때의 호흡상태에서 따라 수행결과에 현격히 차이를 초래한다”며 “‘들숨은 깊게, 날숨은 길게’로 요약되는 호흡법이 사불수행의 핵심이 된다”고 강조한다.
▥ 올바른 호흡과 그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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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숨 기차게 잘 쉬는 법>을 펴낸 청견 스님(법왕정사 주지)은 “좋은 호흡은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할 때든, 즉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 간에도 저절로 단전복식 호흡을 하는 것”이라며 “수행자는 절 염불 참선 독경 등 모든 수행에 올바른 호흡법이 저절로 대입될 수 있도록 기초단계에서 필히 호흡 수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집중력 향상을 통해 선정력을 키우는 호흡법은 보통 수식관(數息觀), 수식관(隨息觀), 지식법(止息法)이 있다. 우선, 수식관(數息觀)은 1부터 10, 다시 1까지 들이쉬는 숨에 홀수, 내쉬는 숨에 짝수로 숫자를 세는 방법이다.
또 수식관은 코끝에서 아랫배까지 숨이 들어가고 나오는 전 과정에 생각을 집중시켜 살펴보면서 마음과 호흡이 일치되게 하는 방법이고, 지식법은 숫자 세는 것이나 호흡을 따르는 것, 또는 코끝에 온 마음을 집중시켜 숨의 출입을 살피면서 인간의 욕망과 감정을 제거하고 마침내는 숨쉬는 것이나 마음으로 헤아리는 모든 것들까지 멈추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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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할 점은 없나
호흡을 마음과 함께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숨을 쉬면서 마음은 다른 것을 생각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결코 공교한 호흡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종호 스님은 이와 관련 “호흡은 산란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진력을 키워 마음의 조복을 올바로 하기 위함에 그 목적이 있다”며 “가장 바람직한 호흡법은 스스로 의식하지 않는 호흡을 하는데 있다”고 강조한다.
‘역호흡’도 주의할 점이다. 청견 스님은 가슴으로 숨을 들이마실 때 가슴과 어깨가 올라가고 배가 들어가며, 내쉴 때 가슴과 어깨가 내려가고 배가 나오거나 배가 움직이지 않는 역호흡을 경계할 것으로 당부했다.
스님은 또 “역호흡은 전신의 경직은 물론 피곤함, 졸림, 머리 통증, 가슴 답답함 등의 상기병을 유발시킨다”며 “호흡을 깊게, 가늘고 고르게, 부드럽고 천천히, 그리고 10분의 7 정도의 양으로 쉬는 호흡을 하면 몸과 마음이 안정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