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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치료, 아직도 낯선가요?"
가톨릭의대에 통합보건센터 여는 장현갑 교수


명상과 의학을 접목시키는 작업으로 2001~2005년 5년 연속 ‘후즈
장현갑 교수
후’(Who's Who in the World: 세계적으로 이름난 현존 인물에 관한 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 장현갑(영남대 심리학과)교수. 최근 ‘스트레스와 심신의학’ ‘몸의 병을 고치려면 마음을 먼저 다스려라’ ‘삶의 질을 높이는 이완명상법’ 등 3권의 명상서적을 잇따라 펴내기도 한 그가 국내 명상치료 시대를 본격 개막했다.

그는 지난 해 3월 가톨릭 의대에서 국내 최초로 통합의학교실을 개설하고 오는 6월 같은 곳에서 명상치료를 핵심으로 하는 ‘통합보건센터’ 개원을 준비 중이다. 명상치료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장 교수를 만나 명상치료의 현실과 전망에 대해 들었다.

△가톨릭의대 통합보건센터는 어떤 곳인가.

신체의 질병은 단순히 몸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에는 심리적 요인이 신체질병의 발병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관점의 ‘심신의학’이 주류의학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톨릭의대 통합보건센터에서는 보완대체의학의 핵심인 심신의학의 치료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명상과 치료를 접목한 의료명상을 선보인다. 중증의 환자를 포함해 만성적인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고 있는 일반인에게 심신을 다스리는 치유방안을 일러줄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최초라고 들었다.

국내에서도 정신과 전문의들이 개별적으로 정신질환자들에게 치료명상을 적용한 경우는 있었다. 그러나 종합병원에서 관련 메디컬 센터를 개설하고 또 환자가 아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명상치료 클리닉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경우는 관련 연구도, 실제적인 치료도 활발하다.

미국은 연방정부기관인 국립보건원 산하 대체의학연구소에서 명상 연구를 위해 연구비를 공식적으로 지원한다. 70년대 중반 허버트 벤슨(하버드 의대 교수)에 의해 명상의 임상적 적용에 대한 연구가 촉발된 이래, 최근에는 명상치료를 포함하고 있는 ‘보완대체의학’의 규모가 ‘전통의학’의 규모를 넘어섰다.

얼마 전 22개의 미국 내 주류 의과대학이 회합해서 치료의 핵심을 ‘심신의학’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그 심신의학의 핵심은 명상을 바탕으로 한 카밧진 박사(미국 메사추세츠 의과대학)의 치료 프로그램 MBSR(MBSR:Mindfullness-Based Stress Reduction)로 내세웠다. 지난해 미국 내 주류 의과대학에서 MBSR을 주제로 배출된 박사논문만 해도 103건에 이른다.

치료 현장의 활용도도 커졌다. 카밧진을 거쳐간 심리전문가들은 1만 6천명을 넘어섰고, 1년에 관련 클리닉이 270개씩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미국 병원의 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인가.

사진은 참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인들. 현대불교자료사진.
카밧진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했지만, 내용을 대폭 수정했다. 현재 대학원생 100여명을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명상치료 기법에 관한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피실험자의 혈액채취를 통해 명상 전후 호르몬 및 면역기제 변화, MRI를 이용한 뇌파 변화, 혈압 및 맥박 변화 등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치료의 명상지표를 제시할 계획이다.

치매, 불임, 피부병 등 각각의 병증에 맞는 명상프로그램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치료인력도 그에 맞게 양성중이다. 5~6월 건강심리학회ㆍ한국임상심리학회 등을 통해 전문가들에게 선보이고, 이후 6월 중에 심신건강연구소를 설립해 명상치료전문가 양성과 대중 보급의 길을 열려고 한다.

△명상치료와 관련해 개인적인 인연이 있나.

98년 카밧진 박사의 저서 ‘총체적 위기의 삶(Full Catastrophe Living)'을 번역하며 명상치료에 주목하게 됐다. 서울대 의대와 가톨릭 의대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하는 8년 동안 ‘마음과 뇌의 관계’를 연구하는 ’생리심리학‘을 국내에 도입하면서 각별한 관심을 갖기도 했다.

수행 덕에 죽을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체험’도 한몫했다. 20대부터 고혈압, 심장병으로 고생했고 40대에는 당뇨병으로 병원을 오갔다. 스스로를 치료하기 위해 그때부터 명상을 시작했다. 국선도, 태극권, 참선, 요가, 관법 등 시도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렇게 20년 넘게 살다보니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제는 그것을 사회에 회향하려 한다.

△앞으로 명상치료가 보편화될 수 있을까.

래리 도지(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대체의학연구소 심신개입위원회 책임자)는 심신의학 이후에 기(氣)신체의학이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를 통해 환자를 진단하고 치유하는 의학이 일반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기의 축적은 명상수련과 무관하지 않다. 명상치료가 주류의학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전통의학에 기대는 전통이 여전하다. 사실 가톨릭 의대 내에서 명상치료클리닉을 오픈하는 것에 대해 반대가 많았다. 불교 명상을 응용한 것에 대한 거부감과 명상 치유효과에 대한 불신임이 그 이유였다.

불교명상을 의학과 접목하려는 시도에 대해 불교계의 관심이 요구된다. 센터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10여명의 석ㆍ박사 가운데 개신교 목사가 2명이나 있다. 게다가 상당히 열성적으로 참여한다. 부처님 법을 따르는 실용적인 프로그램을 제대로 살려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강신재 기자

#존 카밧진 교수의 MBSR 프로그램은?

장현갑 교수가 명상치료의 모델로 삼은 MBSR(Mindfullness-Based Stress Reduction) 프로그램은 ‘명상을 통한 스트레스 감소-이완 프로그램’이다. 미국 메사츄세츠 의과대학 부속병원 존 카밧진 교수가 10년 이상 5000명이 넘는 환자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고안했다. 불교(정념명상ㆍmindfullness)에 바탕을 둔 이 명상치료법은 현재 전 세계 수백여 개 병원에서 널리 시행되고 있다.

바디스캔(bodyscanㆍ몸을 훑으며 느끼기), 호흡명상, 정좌명상, 요가, 걷기명상 등이 프로그램의 주를 이룬다. 먹기명상, 자비명상 등의 추가명상을 통해 일상에서 무슨 일을 할 때나 현재에 마음이 깨어 있기를 강조한다. 명상수행과 더불어 평소의 마음가짐과 행동, 태도 7가지를 지침으로 삼는다. 첫째 판단하지 말 것, 둘째 인내심을 가질 것, 셋째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을 가질 것, 넷째 믿음을 가질 것, 다섯째 지나치게 애쓰지 말 것, 여섯째 수용할 것, 일곱째 내려놓을 것 등이다.
강신재 기자 | thatiswhy@buddhapia.com
2005-05-01 오전 1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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