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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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볼 때마다 힘들어서 남모르게 눈물을 많이 흘렸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되고 고맙게 느껴지더라구요. 지금은 살아있는 부처님 모시고 산다고 여깁니다.”
윤애경 부회장은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지 때문에 사춘기때 많이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고비를 잘 넘기고 이제는 대학생이 된 두 아이가 대견스럽다.
불자였던 윤부회장은 결혼후 남편을 따라 교회를 나니기도 했지만, 1987년 남편이 자리에 누운 후 다시 불교로 돌아왔다. 불교가 오랜 고향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윤부회장은 힘겨운 상황을 이겨낼 힘을 불교에서 찾았다.
“부처님전에 엎드려 ‘이게 내 업이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받아들인 순간 더 치열하게 살 수 있는 힘이 솟았어요. 부처님법을 따르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처럼 밝게 웃는 모습은 아닐 것 같아요.”
윤부회장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경찰병원 불자회장직을 대행하는데다가 평소 인연을 맺었던 사찰의 부처님오신날 봉축 준비를 도우러 다녀야하기 때문이다. 근무가 없는 시간에는 어김없이 사찰을 찾아 기도하고 연잎을 만다.
누구보다 불은을 많이 입었다고 생각하는 윤애경 부회장. 서울 불광불교대학 2학년인 그는 요즘 병원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불교를 이야기하느라 여념이 없다.
“많은 가피를 받아놓고 혼자 절에 가는 것이 죄스럽게 느껴지네요. 제가 받은 불은과 도움을 이제 남들에게 회향하면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