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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알차게 가려면 이렇게"

성지순례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다. 구도의 각오를 다지는 신행의 연장이라 할 수 있으며 자기반성을 통해 탐진치 삼독을 걸러내는 또다른 만행이다.


화사한 꽃망울을 활짝 터뜨린 봄, 성지순례를 계획하고 있는 직장·직능 단체를 비롯한 신행단체들이 많다. 4월 중반부터 5월말까지는 성지순례철이라 할 만큼 피크를 이룬다. 그러나 성지순례를 직장과 집안을 떠나는 봄나들이쯤으로 여기는 불자들이 많다. 때로는 본래 취지와는 달리 ‘먹고 마시는’ 의미 없는 시간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신행활동의 활력이 될 성지순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사전 ‘협조요청’

얼마나 알찬 성지순례를 보내는가는 사전준비에 달려있다. 그만큼 준비가 중요하다. 신행단체들이 가장 곤란을 겪는 점은 순례할 성지를 결정하는 문제다.

사찰협조는 의외로 간단하다. 영월 법흥사 주지 도완 스님은 “사전에 전화나 공문으로 법당 참배나 안내, 공양 등 구체적인 협조사항을 요청하면 대부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법당에서의 간단한 법회를 여는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반드시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사찰의 협조 없이 무작정 성지를 찾아가는 것은 해서는 안될 금기사항. 사찰의 협조를 받지 않으면 성지순례라는 이름을 내건 봄나들이로 전락할 수 있다.


# 차안에서 ‘발원’

성지순례를 가거나 다녀오는 차량에서의 시간은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특별히 신경을 써야할 시간. 성지순례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순례의 효과가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순례를 갈 때는 발원문을 낭독해 순례에 대한 각오를 다지고, 순례지에 대한 안내를 통해 사전지식을 제공하는 것은 흐트러질 수 있는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또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에서는 순례에 대한 소감과 다짐을 듣는 시간을 마련해 참가자들이 생활 속에 회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러 곳의 성지를 순례한다면 차량으로 이동할 때 무료하지 않도록 별도의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 ‘구도’ 본 뜻 새겨라

성지순례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다. 구도의 각오를 다지는 신행의 연장이라 할 수 있으며, 자기반성을 통해 탐진치 삼독을 걸러내는 또다른 ‘만행’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지순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낼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된다. 순례자는 스스로를 점검하고 참회와 발심을 일으키려는 마음가짐을 지녀야 한다.

서울 봉은사 포교국장 선업 스님은 “일반적으로 성지순례를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알찬 성지순례가 되기 위해서는 기획에서부터 준비, 진행, 회향에 이르기까지 본래 의미를 가슴에 새겨야한다”고 강조한다.



# 프로그램 준비 철저히

성지순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성지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꼽힌다. 참가자들의 성지순례에 대한 만족도가 여기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지에서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순례의 의미가 약해지기 마련.

일단 성지에 도착하면 법당에서 약식으로라도 법회를 열어 순례의미를 환기시키는 것은 필수다. 성지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맨발로 숲길걷기, 명상, 좌선, 기도, 108참회 등 다양하다. 1박을 하는 성지순례라면 철야정진과 새벽예불을 체험하면 특별한 감흥을 얻을 수 있다. 스님과 차담을 나누는 기회를 갖는 것도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 주위에 공덕 ‘회향’

성지순례를 다녀왔지만 효력이 그 때 뿐인 기억을 갖고 있다면 이유는 ‘회향’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지순례의 공덕이 가정과 직장, 이웃에게까지 전해져야 알찬 성지순례로 남는다.

태고종 교무부장 법현 스님은 “회향을 특별하고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향싼 종이에서 향내가 나듯 자연스럽게 회향되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의 감흥과 체험을 여러 사람과 대화로써 교감하는 것으로도 회향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박봉영 기자 | bypark@buddhapia.com
2005-04-18 오후 4: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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