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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가 되면 전국 대학 동아리들은 신입회원 확보를 위한 각양각색의 홍보전을 벌인다. 불교 개신교 등 종교 동아리들은 어떻게 홍보하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까. 숙명여대 불교학생회와 C.C.C.의 하루 모습과 그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1. 숙명여대 학생회관 402호
숙불회 화요 정기법회
3월 29일 저녁 6시
3월 29일 오후 6시, 숙명여대 불교학생회(회장 최정민, 이하 숙불회) 회원 8명이 법당으로 사용하는 학생회관 402호 동아리방으로 모여들었다. 최정민 회장(가족자원경영학2)은 월요일부터 이날 화요법회가 시작될 때까지 몇 명이나 참석할지 걱정이 많았다.
“이번에는 따로 연락을 하지 않아 더 가슴을 졸였는데 이렇게 많이 와서 한시름 놨어요.” 전체 회원 20명 중에 실제 활동을 하는 회원은 10명 안팎이다. 올 들어 세 번째 법회인데 이 정도 온 것만 해도 그저 감사할 뿐이다.
<반야심경>을 공부하기로 한 숙불회원들은 회장의 집전으로 서툰 예불을 끝내자마자 두런두런 모여앉아 지도법사인 홍지연 지도위원(대불련)과 대화를 나눈다.
“친구들에게 불교학생회 가입하자고 문자 보냈더니 13명이나 되는 친구들 모두 농담인줄 알고 응답이 없었다”며 씁쓸한 표정으로 유진하 양(정보과학부 05)이 말문을 열었다.
“기독교의 경우 C.C.C.나 I.V.F.(한국기독학생회) 등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정식 동아리 외에 각 학부마다 기독교 동아리가 또 있는데 교수님들이 직접 지도해주세요. 여기저기서 지원도 잘된다고 하던데…, 누가 우리 동아리에 오겠어요.” 홍보포스터에 교수님이 직접 모델이 돼 준 I.V.F.,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J.O.Y.(죠이선교회) 등 숙불회원들에게는 모두 부러움의 대상이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는 숙불회는 긴 역사에 비해 활동은 많이 위축되어 있다. 외부지원은 동아리연합회에서 지급하는 지원금 20만원과 대불련 중앙본부에서 나오는 지도법사 정도. 가장 어려운 점이 학생들 사이에 숙불회의 인지도가 없다는 것과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김경민 부회장(영문학부2)은 “올해는 신입회원 8명이 가입했다. 2003년에는 신입회원이 한명도 없었고, 지난해에는 4명이 가입했던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성과”라고 즐거워한다. 이런 획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기존 회원들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새벽부터 나와 포스터를 붙이고, 목이 터져라 거리홍보를 하는 등 고군분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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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불회는 매주 화요법회만은 꼭 봉행한다. 끊기지 않은 유일한 전통이다. 지난해에는 법회이외에는 아무런 활동이 없었다. 올해는 사찰순례 MT 일일찻집 등도 계획하고 있는데 섭외와 비용마련이 만만치 않다. 회원들이 인터넷을 뒤져가며 발로 뛴다. 선배들을 찾아보기도 한다. 참가비가 부담스러워 템플스테이 같은 것은 꿈도 못꾼다. 매달 걷는 1만원의 회비로는 운영비 쓰기에도 버겁다.
그래도 숙불회는 사정이 낫다고 자위하는 편이다. 4년째 신입생이 없어 동아리방이 없어진 서울시립대 불교학생회나 다른 동아리와 방을 같이 쓰는 명지대 불교학생회에 비하면 방도 있고 신입회원도 있고, 갖춘 조건이 대학의 불교학생회 가운데 상위에 든다.
“불교에 관심 있어서 동아리방을 찾아온 학생에게 김밥 한 줄이라도 사주고 싶은데 그럴 돈조차 없어서 안타깝다”는 최 회장은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들에게 불교를 알리기 위해 좀더 종단이나 사찰이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 숙명여대 학생회관 511호
C.C.C. ‘여우사이’ 준비 대표단 회의
3월 30일 저녁 7시
3월 30일 저녁 7시 숙명여대 학생회관 511호. 숙명여대C.C.C.(한국대학생선교회, Campus Crusade for Christ)를 이끌고 있는 김정래 대표(국문학과 3)를 비롯한 03학번으로 구성된 임원들이 들뜬 표정으로 하나 둘 동아리방에 도착했다.
“이번 행사에 05학번 몇 명이나 신청했지?”
“45명인가? 확인해 볼께.”
“반별 현황도 좀 확인해봐.”
이번 주 금요일 숭실대에서 열리는 1년에 한 번 뿐인 대학생 전도축제 ‘여우사이(여기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 준비사항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다. 미리 좌석을 확보해야 하기에 총무 회장 서기 등이 머리를 맞대고 참가회원 명단을 점검하는 등 분주하다.
서울지구의 큰 행사를 앞둔 숙대C.C.C.의 일주일은 예배 교육 전도 기도 등으로 빡빡하다. 매일 아침 8시 동아리방에 모여 아침기도로 하루를 준비한다. 하루 1시간 캠퍼스 전도, 매주 화요일 교육, 금요일 예배, 매달 1회 연합예배 등도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회원들은 순장(선배)과 순원(후배)으로 일대일 결연을 맺고, 순장은 순원을 자식처럼 사랑하고 이끌어주고 같이 기도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 준다”며 “순원이 하나님에게 닿게 하도록 하기 위해 순장이 그 통로로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선후배 간의 끈끈한 정과 관리 시스템을 자랑한다.
회원들은 “교육과 예배는 간사님이 도와주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 특별한 행사가 아니면 외부인사를 초청하거나 교회 등에서 예배를 보는 일은 없다”며 만족감을 드러낸다.
숙대C.C.C.에는 본부로부터 송은영 대표간사가 파견돼 동아리 활동을 보조 후원하고 있다. 어려운 점은 모두 간사와 상의한다. 간사들의 활동비와 생활비는 본부에 모금된 후원금으로 지급된다.
현재 숙대C.C.C.는 115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회비는 따로 없다. “운영비는 간사, 졸업생, 재학생 등의 비정기적인 후원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걱정없다”고 귀띔한다.
숙대C.C.C.의 활동은 조직적이고 여유롭다. 신입회원 홍보 시에도 포스터와 플래카드를 부착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신입생을 위한 캠퍼스 전도, 일대일 설득방식을 즐긴다. 충분한 인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전도 소책자도 준비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은 본부에서 지원된다. 최정민 서기(정보과학부3)는 “올해 신입회원 수가 늘어 56명이 새로 가입했고, 세미나실이나 강당에서 열리는 금요예배에는 30~60명이 꾸준히 참석한다”고 알린다.
“학년 초 전체 OT와 숙명기독교연합이 주최하는 크리스천 신입생을 위한 OT에서 일대일 전도 홍보를 많이 한다”는 조성옥 총무(인문학부 3)는 숙명기독교연합이 학기별로 크리스천 대상 장학금을 주는 등 학생지원활동 등으로 학생들의 기를 북돋운다고 말한다.
장수진 전임회장(불문과 02학번)은 “철야기도회나 수련회 등은 대강당 중강당 소강당 세미나룸 방송시설 숙박 및 여가 시설 등이 일괄 구비된 C.C.C.센터에서 모두 소화한다”며 행사 시 장소 섭외 등의 어려움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